국민일보가 4월 2일 “덜 해로운 담배는 없다…전자담배도 유해물질 덩어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기사에서 “담배 회사들은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워서 금연 보조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하면서 “덜 해로운 담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담배는 백해무익하고 이로운 담배는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국민일보의 기사는 수많은 연구 결과 중에서 기사의 방향성에 부합하는 데이터만을 취사선택했을 뿐만 아니라, 전자담배 문제의 본질을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 

21대 국회가 곧 막을 내린다. 담배의 정의를 확대해 합성 니코틴을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논의됐지만,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22대 국회에서는 건설적인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이때 다뤄져야 할 전자담배 문제의 본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 성분에 대한 ISO 국제 표준은 2022년 하반기에서야 제정되었고, 현재 그 표준에 따라 분석해 일반 담배와 유해 성분을 비교한 자료는 없는 상황이다.

둘째, 전자담배 액상 용액 중에서 합성 니코틴 용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2년 기준 92.2%에 달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합성 니코틴 용액의 수입은 2020년 56톤에서 2022년 119톤으로 늘었다. 그런데 현행 담배사업법상 합성 니코틴은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무분별한 온라인 판매, 무인 자판기 판매로 인해 청소년 흡연의 관문으로 지적된다. 담배사업법을 개정해 합성 니코틴을 담배로 분류해야 유해성 관리부터 청소년 보호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셋째, 일회용 전자담배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일회용 전자담배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제품이라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킨다. 전자담배 시장은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ESG 정책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 더 해롭다 같은 해묵은 논쟁은 현재로서는 무의미하다. 금연 단체와 흡연권 단체가 각자 자기주장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들고 맞서고 있다. 정부는 대한금연학회를 비롯한 금연 단체, 전자담배총연합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합리적인 전자담배 유해성 기준과 분석 방법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 한쪽 입장만을 대변하는 연구와 비과학적인 선입견, 구호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데이터를 산출하고 유해 수준에 따라 합리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