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대학 총장의 휴학승인 권한 존중은 당연한 귀결이며, 향후 보건의료의 복구 과정 논의는 젊은 의학도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원칙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은 지난 2월 이후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정책이 문제의 원인이나 본질을 해결함으로써 국민보건을 향상하기는 커녕 의료의 구조를 빠른 속도로 붕괴시킬 것을 통찰하고 그 해결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무시당했고 학생들은 모든 발언권을 묵살당했을 뿐이다. 이에 학생들은 현 상황에서 의학 교육을 지속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판단하고 휴학계를 제출하였다.

1. 이번 휴학승인은 현 상황의 불가피한 귀결이다.

의과대학생들은 성인으로서, 의료계의 일원으로서 의학의 가치와 책임에 부합하는 행동을 선택하였다. 이들의 결정에 관하여 대학의 책임과 권한은 이 권리 행사가 적절히 이루어지도록 돕는데 한정된다. 우리 연세의대는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휴학계를 제출한 후 내규에 의거하여 개별면담을 시행하였으며 그 과정의 결과가 이번 휴학계 승인이다. 휴학 신청과 그 승인은 학생들의 성숙한 판단과 대학의 책임있는 평가와 절차 이행의 결과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아울러 우리 연세의대 교수들은 총장께서 의과대학생의 휴학을 승인하여 우리 학생의 개별 의사를 존중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 

2. 문제의 본질은 교육의 전문성과 대학의 자율성에 대한 정부의 왜곡된 시각에 있다. 

대학은 자유로워야 연구와 교육에서 수월성과 전문성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의 연구, 학사행정을 비교육적, 정치적 목적으로 좌우할 수 있다는 현 정부의 고정 관점은 비단 의학이 아니라 자연과학, 공학, 더 넘어 학문분야 전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정부는 대학 교육이 사회적 필요에 대응해야 한다고 하지만 의과대학의 졸속 증원은 그 방법이 아니며, 교육의 전문성과 대학의 자율성을 무시하고 학생들과 교수들의 인격권과 기본권을 무시하는 방식은 더더욱 아니다. 

3. 학생들을 휴학으로 내몬 상황의 책임자는 대오각성하라. 

휴학승인에는 전제조건도 복학 후 차별적 대우의 위협도 붙어서는 안된다. 우리 교수들은 이러한 원칙 위에 휴학승인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한다. 또한 우리 교수들은 학생들이 휴학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고, 아직 상황의 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게 된 사정에 깊이 우려한다. 이 상황을 야기하고도 해결을 모색하지 않고 그저 책임을 회피하고 남 탓만 할 뿐인 정부의, 특히 교육부의 무능과 무책임한 태도에 환멸을 느낀다. 정부는 젊고 건강한 학생들과 그들을 의료계의 일원으로 존중하는 대학을 재정지원과 같은 졸렬한 수단으로 위협하여 교육의 원칙을 무시하도록 몰아가고 있다. 이는 지금과 미래 의료계가 직면한 위협의 해결 행동이 될 수 없다. 이제라도 교육부가 현실의 일부를 직면하여 대학의 자율적인 조건없는 휴학 승인을 존중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현 상황의 원인이 정부의 고정관념, 무능과 무책임한 태도 그리고 무도한 행동에 있음에 확실히 공감하고 있다. 지금의 위기는 의과대학생, 의과대학, 그리고 대학병원만의 위기가 아니다. 지금의 젊은이들과 함께 건강한 대한민국을 이룩해야 할 국민 모두가 직면하게 될 위기다. 다시 한 번 정부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현재 혼란의 원인이 된 2025년도 부터의 의대정원 졸속 증원과 소위 필수의료패키지를 즉시 폐기하고 이에 합당한 가능한 수선조치를 취하고, 2026년 정원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 잘못된 결정으로 시작된 이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정치적 협상 보다는 젊은 의학도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원칙으로 제대로된 의료개혁 정책의 수립과 시행을 위한 공정한 절차 수립만이 현재와 미래 상황의 개선을 위한 출발점이다. 

우리 연세의대 교수들은 이미 수차례 밝힌 바와 같이 의과대학생의 곁에 그리고 전공의 곁에 굳건히 서서, 의료계 및 국민과 함께 정부의 불공정한 정책의 수립과 시행 시도를 저지하고 국민 건강에 제대로 기여하는 의료체계 구축에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