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은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잘못된 자세와 생활 습관, 오랜 앉은 자세 등으로 인해 20~30대에서도 허리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흔히들 이런 통증을 ‘허리디스크’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척추관협착증이라는 또 다른 질환일 가능성도 크다. 두 질환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원인과 치료법은 분명히 다르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무엇이 다를까?

먼저 허리디스크, 정확히는 ‘추간판탈출증’은 척추 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추간판)가 터지면서 내부의 수핵이 빠져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쉽게 말해, 허리뼈 사이의 쿠션이 손상되며 발생하는 문제다. 디스크가 신경을 자극하면 갑작스럽고 날카로운 통증이 허리 또는 한쪽 다리로 퍼질 수 있으며, 움직임에 제약을 줄 정도로 고통스럽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디스크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척추관)가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리는 것이 원인이다. 주로 노화에 따라 척추 주변 조직이 두꺼워지고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며 발생한다. 따라서 허리디스크가 비교적 급성으로 통증이 시작되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서서히 진행되며 허리에서 엉덩이, 다리까지 당기듯 이어지는 통증이 특징이다.

두 질환, 이렇게 구별할 수 있다.

양주시 에스엘서울병원 한호성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발병 기전이 다르지만, 모두 신경이 눌려 다리 저림이나 통증이 생긴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때로는 두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하기에, 정확한 진단 없이는 자가 판단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이 시작된 초기에 병원을 찾아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면, 수술 없이도 충분히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며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통증은 ‘나아지겠지’가 아니라 ‘확인해보자’가 정답

허리 통증은 더 이상 나이 들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젊은 층에서도 흔히 발생할 수 있는 현대인의 질환이다. 간혹 통증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악화되기도 쉽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병을 키우기 전에 초기에 진료를 받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 허리 통증이 반복되거나 지속된다면, 정형외과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건강한 척추를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