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회사인 ‘존슨&존슨’은 자회사 ‘드퓨이’의 ASR 인공고관절 제품(이하, 리콜 대상 존슨&존슨 인공고관절 제품)으로 수술 받은 환자의 재수술률이 높아 미국 등 전 세계에 판매한 제품을 2010년 8월 24일 자발적으로 리콜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당시 8월부터 10월까지 이 제품에 대한 리콜이 진행되었다.

​당시 허가 수입된 1,338개 해당 제품 중 379개가 회수되어 해외로 반송되었고, 909개는 이미 28개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에게 시술된 상태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표 명령을 하지 않고 자발적 리콜 절차를 종료하였다. ​

① 2010년 당시 존슨&존슨이 보건당국으로부터 적발되어 강제 리콜을 당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 리콜을 결정하였고, ② 해당 의료기관들을 통해 해당 환자들에게 리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재시술시 비용도 부담하겠다는 등 구체적인 회수계획을 제시하였으며, ③ 실제 해당 의료기관들에게 해당 제품을 사용해 수술한 환자들에게 연락할 것을 요청하면서 리콜된 인공고관절 제품에 대한 정보와 환자들에게 전달할 안내문(사후 환자가 재 시술할 경우 수술비 등을 지불하겠다는 내용 포함)을 제공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이유였다.

식약처의 공표 명령이 없었기 때문에 언론·방송을 통한 존슨&존슨의 인공고관절 제품 리콜 사실은 보도되지 않았다.

​따라서 리콜된 제품으로 수술 받은 약 320여명의 환자 대부분도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후 2013년 9월 28일 KBS 추적60분에서 ‘환자만 몰랐다. 인공고관절 리콜 사건의 진실’ 편이 방영되어 사회적 이슈가 되고 나서야 해당 환자들이 존슨&존슨의 인공고관절 제품이 리콜된 사실과 등록을 조건으로 진료비, 수술비 등 의료비와 교통비, 일실 임금 등을 지불하는 공식 보상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이 2010년 8월 24일부터 진행된 ‘존슨&존슨’의 인공고관절 제품 리콜 과정에서의 식약처의 안일한 대처와 사후 모니터링 부재 문제가 2013년 국정감사에서 중요 이슈로 부각되었고, 인체 삽입 의료기기로 수술 받은 환자들의 알권리와 안전을 위해 신속한 제도개선이 요구되었다.

이후 국회는 의료기기법 제31조제4항과5항을 신설하여 인체에 중대한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사망에 이르게 할 우려가 있는 의료기기의 경우 식약처장이 해당 의료기기를 사용한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하고, 통보를 받은 의료기관 개설자는 해당 의료기기를 사용하여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방문, 우편, 전화, 전자우편 또는 팩스 등의 방법으로 알려야 하며, 이 경우 의료기관 개설자는 환자에게 통보한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식약처장에게 제출하도록 하였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의료기기법 개정을 통해 인체 삽입 의료기기 리콜이 있는 경우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의무적으로 해당 환자들에게 고지하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인체 삽입 의료기기 추적관리시스템을 확대해 운영하였다.

문제는 존슨&존슨의 인공고관절 제품 리콜사건이 발생한 2010년 8월 24일 이후부터 6년이 경과한 현재까지 약 320여명으로 추정되는 리콜 대상 존슨&존슨 인공고관절 제품 수술 환자 중에서 공식 보상 프로그램에 등록한 환자는 절반 수준인 166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나머지 절반의 환자들은 의료기관으로부터 리콜 사실과 보상 프로그램 관련 내용을 고지 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이 공식 보상 프로그램이 내년 2017년 8월 24일자로 종료된다는 점이다.

존슨&존슨은 리콜 대상 인공고관절 제품으로 수술 받은 환자들에게서 수술 부위 조직이 괴사하거나 뼈가 녹는 부작용이 발생해 재수술률(12∼13%)이 예상치(8∼9%)보다 높게 나와 2010년 8월 24일 자발적 리콜을 하였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재수술률 관련해서는 2012년 호주정형학회 연례보고서에서 전치환술의 경우 7년 내 재수술률이 44%, 표면치환술은 7년 내 재수술률이 23.4%에 달한다고 밝히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리콜 대상 존슨&존슨 인공고관절 제품으로 수술 받은 환자들의 혈액에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코발트와 크롬 성분이 검출되어 장기간의 추적관찰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에서는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해 환자 1인당 2억6천4백만 원씩 배상받게 되었다.

이처럼 리콜 대상 존슨&존슨 인공고관절 제품으로 수술 받은 환자들의 재수술률이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높아지고 있고, 제품에서 계속적으로 나와 혈액으로 흘러 들어가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코발트와 크롬 성분의 장기 추적관찰이 필요한 상황에서 2017년 8월 24일 보상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것은 비상식적이고 비윤리적인 조치이다.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지급되는 보상금 수준도 미국 등과 달리 한국에서는 진료비, 수술비 등의 의료비와 일실 임금·교통비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래서 일부 피해자들은 작년 2015년 10월 28일 미국 뉴저지주 법원에 존슨&존슨을 상대로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다국적 회사가 한국 진출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고액의 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없고, 피해 배상액 또한 외국에 비해 소액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제2의 ‘존슨&존슨’ 인공고관절 제품 리콜 사건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이에 환자단체들은 ‘존슨&존슨’ 인공고관절 제품의 리콜 관련 보상 프로그램 기간을 연장할 것과, 아직 ‘존슨&존슨’ 인공고관절 제품에 대한 리콜 사실과 보상 프로그램 관련 내용을 해당 환자들에게 고지하지 않은 의료기관은 신속히 고지할 것과, 식약처 또한 해당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고지의무 이행 여부를 철저히 관리 감독할 것을 촉구한다.

2016년 10월 5일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