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약사회와 서울분회장협의회는 24일 긴급분회장회의를 열고 복지부의 편의점 판매약 품목조정 회의와 원격의료 발언과 관련해 아래와 같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과거 정부 적폐 세습하는 보건복지부는 각성하라!

새 정부가 국민의 기대 속에 출범한 이래 오랫동안 쌓여온 적폐를 청산하고 있음에도 보건복지부는 과거 정부의 적폐인 편의점 판매약의 품목 확대를 시도하는 역주행을 저지르고 있다.

복지부가 의뢰한 실태조사에서 국민의 절반 이상이 현재의 편의점 판매약 품목수가 적정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훼손하는 편의점 판매약 품목수를 조정하려는 복지부의 행태에 심각한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전문가인 약사의 관리에서 벗어난 의약품 사용은 부작용과 오남용을 초래해 국민의 생명, 건강, 안전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약국에서 의약품은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이 목적이지만 편의점 판매약은 이윤이 목적이다.

새 정부는 비급여를 건강보험으로 끌어들여 보장성 강화와 국민건강권 확대 등 공적인 영역을 확장하고 있음에도 편의점을 통해 심야·휴일시간대 의료공백을 국민 스스로에게 책임지우는 정책은 자기모순이다.

심야·휴일시간대 국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것은 아파도 찾아갈 병·의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의료공백은 의원·약국 당번제, 공공약국 등 공공보건의료영역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

최근 복지부는 편의점 판매약 품목 확대도 성에 차지 않아 과거 정부의 대표적인 의료영리화 정책인 의사-환자간 원격의료까지 들고 나왔다.

이처럼 복지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외면한 채 자본의 배를 불려주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행위는 자신의 존재 가치와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며, 과거 정부의 적폐를 계승하는 것과 다른 바가 없다. 과거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으로 회귀하려는 복지부의 정책 철학마저 의심스럽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공공의료 비중과 의료보장률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지금은 편의점 판매약 품목 확대나 원격의료로 보건의료의 취약한 부분을 사적으로 메울 것이 아니라 공공의료영역의 확충에 우선 나서야 할 것이다.

서울시약사회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아랑곳없이 자본의 돈벌이만을 위해 편의점 판매약 확대를 단호히 반대하며, 국민의 건강권이 보장되는 약사·약국 정책, 나아가 보건의료정책 마련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