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가 암 생존자 주간 지정을 통해 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국민들에게 전했다.

국립암센터(원장 이은숙)은 4일 정오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국립암센터 개원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암 생존자의 새로운 시대를 선포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중앙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센터장 정소연)로 지정받은 국립암센터는 암 생존자에 대한 인식 증진과 지역사회 내 암생존자통합지지사업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6월 첫 주를 '암생존자 주간'으로 정했다.

국립암센터는 '암 너머 새로운 시작'이라는 슬로건 아래 캠페인과 행사를 전국 12개의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와 함께 개최한다.

미국에서 1988년부터 시작된 '암 생존자의 날'은 캐나다, 이탈리아,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등 세계 각지에서 6월 초에 진행하는 행사다.

국립암센터에 의하면 암 생존자는 '암 진단을 받고 나서, 초기에 수술,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를 마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김영애 중앙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 책임연구원은 "암 경험자 혹은 암 완치자라는 말도 있지만, 암 생존자라는 말이 가장 적합하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사고 생존자'에 대한 대우처럼 암 생존자도 단순히 암을 극복한 것에 그치지 않고, 추후에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암 생존자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며 암 생존자에 대해 언급했다.

▲국립암센터가 암종별 생존자를 위해 마련한 팸플릿.

국립암센터가 준비한 이번 캠페인의 핵심 목적은 암생존자에 대한 인식 변화다. 국립암센터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암 생존자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암 생존자'라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응답한 이가 전체의 36%에 달했고, 암 생존자의 직업 능력이 정상인보다 낮다고 응답한 이는 전체의 57%였다. 가족 중 암 생존자가 있는 사람과 결혼을 피하고 싶다는 물음에 긍정적으로 답한 이도 전체의 63%나 됐다.

정소연(◀사진) 국립암센터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장은 "암 생존자들은 본인 스스로 사회 복귀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 타인의 편견 때문에 사회 복귀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을 가진다"며 "실제로 캠페인이나 심포지엄을 진행하면 참가한 암 생존자가 '얼굴이 나가나요?'라고 물을 정도로 사회적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명백한 암 생존자를 향한 불편한 시선을 개선하기 위해 국립암센터는 여러 가지 방안을 고심했다. 이번 암 생존자 주간에 ▶생존자 및 가족 대상 개인 상담과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 ▶일반인 대상 암생존자에 대한 인식 제고 프로그램 운영 ▶지역의 기관과 함께 암생존자통합지지사업을 알리기 위한 암생존자통합지지서비스 리플렛·교육자료 제공 등 홍보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암 생존자는 더이상 소수의 문제가 아니다. 2016년 국내 암 생존자의 수는 174만 명에 달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모든 암에 대한 치료 후 5년 상대생존율은 54.0%에 불과했지만, 최근년인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상대생존율은 70.6%까지 치솟았다. 완전히 극복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암은 서서히 정복되고 있는 질환이다.

암 생존자들은 보통 치료 후 신체·정신·사회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 정소연 센터장은 "암 때문에 실직을 하거나 암이 완치된 후에도 원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암은 자살의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일반인구 대비 암 환자의 자살률은 2배나 높고, 암 진단 직후는 3.45배나 될 정도다.

또한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추세이기에, 많은 이가 생산연령인구인 암 생존자들의 사회로의 복귀는 국가의 미래에 있어 중대한 사항이다. 암 생존자의 관리를 통하여 학교 및 직장 등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통합적 지원체계가 필요한 이유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통합지지 서비스를 통해 암 생존자 관리에 나선다. 통합지지 서비스를 통해 암 생존자는 자신의 어려움을 종합적으로 평가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진료와 상담 및 프로그램 참여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보건당국은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암 생존자와 그 가족의 사회적 부담을 경감시키고, 한국형 암 생존자 통합적지지 모델 확립 및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국립암센터의 '국가 암 지식정보 중심의 인공지능 기반 상담형 챗봇 서비스 구축’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9년도 ICT기반 공공서비스 촉진사업'의 과제로 선정됐다.

총 14억 5천만 원이 투입되는 이번 과제는 국민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정확한 암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됐다. 올해 10종의 암에 대한 상세 정보와 89종의 암에 대한 요약 정보가 선제적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또한 국립암센터는 '헬스케어플랫폼센터' 조직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대한 적극 대응과 차세대 암연구 및 기술 선도를 위한 목적을 담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헬스케어플랫폼센터'가 의료 빅데이터 개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은숙(▶사진) 국립암센터 원장은 "조직의 유연화, 전직원의 간부화 등을 통해 국립암센터의 일원 개개인의 역량 최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거부할 수 없는 빅데이터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미래를 미래 대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국립암센터의 새로운 사업과 도전과제에 방향에 대해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