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이 의약품 사후평가제도의 기준 및 방법의 안(案)을 공개하자 학계-약업계서 "기존방식과 같은데 왜하나? 약가인하 목적인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3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서울 페럼타워에서 '의약품 사후평가 기준 및 방법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으며, 약업계 관계자가 다수 참석, 관심을 보였다.

▲ 왼쪽부터 심평원 박은영 약제평가제도개선팀장, 서울대학교 김진현 교수, 이화여대 안정훈 교수,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장우순 상무

심평원 박은영 팀장, 재평가는 필요..."방식은 수정 필요때 가능"  

이날 심평원의 박은영 약제평가제도개선팀장은 "고비용 의약품에 해당하는 항암제·희귀의약품 등을 비롯해 임상적 유용성이 불확실한 약제 등에 대해 사후평가를 실시 할 것"임을 밝혔다.

심평원은 사후평가 괸련 의약품의 대상을 급여 기등재 의약품 중 ▶고비용 의약품, ▶임상적 유용성이 불확실한 약제 중에 효과재평가를 통해 임상적 유용성 등을 확인 할 필요가 있는 약, ▶인구구조 및 사용량 증가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는 약제, ▶약제사후평가 소위원회에서 사회적 영향, ▶기타 보건의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한 평가가 필요한 약제라고 예를 들었다.

이를 위해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캐나다의 허가현황 및 급여현황을 검토한 다음, 국내에서 약제비 청구금액·증가율, 이밖에 의약학적 중요성과 사회적 관심의 정도 등을 고려할 예정임을 밝혔다.

아울러 관련 교과서 및 가이드라인과 HTA 보고서, 임상문헌 등의 문헌평가도 실시할 계획이다.

또 관련 학회 및 전문가 추천을 받아, 목록을 작성한 뒤, 수재 여부와 추천 정도를 확인, Cochran 자료 또는 HTA 평가 보고서 등 정부 관련 또는 비영리 기관의 수행 평가 보고서도 참고키로 했다.

또한 JADAD 3점 이상의 RCT 등 임상문헌에서의 수준 검토, 대체 가능성과 약제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평가를 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박은영 팀장은 "아직은 검토 중으로,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더 갖춰나갈 예정다, 이의신청 또는 재평가를 요청하면 다시 진행할 수 있다. 평가 결과의 활용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발표후 패널토의 에서는 "지나치게 구체적인 평가기준이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진현-안정훈 교수 "기존의 문헌재평가 다시 할 필요 있나?"

서울대학교 김진현 교수는 "평가기준이 구체적이면, 그 자체가 불공평을 가져올 때가 많다, 결과적으로 일관성도 없고, 공평하지 못한 평가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제도 시행 과정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공평·공정한 집행의 필요성을 지적한 것으로 보였다.

김진현 교수는 "평가기준은 단순해야 하고, 보편성 있는 기준이 돼야 한다"면서 "단순해야만 결과에 대한 수용성도 높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안정훈 교수도 같은 견해를 보였다.

안 교수는 "제시한 기준은 기등재평가 때 합의된 기준으로 보인다, 그때 아쉬웠던 것은 너무 세세한 기준이 되면 반드시 문제가 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예로 "RCT 위주의 근거수준을 높게 평가하는 건 당연하지만 희귀질환의 경우 RCT를 할 수 없는데, 이 같은 사례까지 근거가 없다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안 교수는 오히려 "임상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원칙 정도를 정하고, 실제 평가에서는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지적 했다.

"미리 예시를 만들어 단서조항을 만드는 등의 유연성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을 말했다.

제약협 장우순 상무, '문헌 재평가' 방식에 난색…"사회적 합의 필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장우순 상무는 문헌기반의 약제비 재평가는 필요치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장우순 상무는 사후평가 제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부 추진 정책이 결국 만성질환 약품비를 중증질환에 투입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고, 약품비 증가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장 상무는 "성과기반 사업평가 중 문헌 기반 약제비 재평가는 이미 지난 2007~2011년 재평가에서 평가가 이뤄졌음에도, 이를 다시 들고 나왔다"고 지적 했다.

장우순 상무는 "지금 이를 다시 하겠다는 게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인지, 이렇게 했을 때 문헌을 통한 기준이 질환의 특수성을 정말 반영할 수 있는지?"라고 되물었다.

장 상무는 "사후평가 기준 측면은 등재제도를 다원화하는 것이다, 선별등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경제성평가 면제나 위험분담제를 하다 보니 개별적으로 사후평가해야 할 것들이 생긴 것"이라고 상횡과 흐름을 설명했다.

특히 "문헌재평가는 일관된 기준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겠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고 지적하고 "재정기반 사후평가 중 외국과 비교하는 재평가는 어느 국가로 정하느냐에 따라 기준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를 정책으로 한다는 것은 정말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장우순 상무는 끝으로 "보험자가 가진 문제는 임상 현장에서 가격-급여기준-사용의 문제가 아우러진 것, 이는 전문가의 의견-협조-대국민-대의료계-산업계와 충분히 협의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가운데서 진행돼야 한다"고 정라했다.

장상무는 "그래서 문헌재평가로 얻을 것이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시한다는 것엔 반대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