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제한 속 중견제약사 동구 등 7곳 약진 두드러져
전문의들 "플라시보, 치매 예방에 효과적" 판단우세

뇌기능 개선, 치매 치료에 처방되고 있는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 제제의 지난해 처방액이 5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약업계와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작년 콜린의 처방 총액은 역대 최다액인 502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2%나 늘어났다.

작년 5022억원은 5년전인 2016년의 1955억원 보다 157%가 늘어난 것으로, 지난 5년간은 2020년 3분기 1343억원에서 4분기엔 1165억원으로 감소한 이후, 연속적으로 늘고 있다.

콜린의 이 같은 처방액 증가는 식약처가 약효 재평가에 나서자, 다수의 제약사가 숫제 제품을 철수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다수의 처방전문의 들이 "치매 또는 뇌기능 개선은 예방에 우선을 두어야 한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가 허가한 콜린제제는 총 278 품목(철수제품 포함)으로, 이 가운데 134 품목은 당국의 '처방제한' 정책을 펴자 허가의 자진취하-취소 등으로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이다.

식약처는 작년 이들 134품목에 대해 임상재평가(약효재평가)를 지시하자, 77품목에서 재평가 포기-시장철수가 나오면서 57품목만 남았다.

식약처의 재평가에 대해 제조사들은 "콜린은 오래전 부터 미국-유럽 등에서 치매의 치료-예방 효과에 대한 각종 임상보고서가 이를 증명한다"면서 "재평가를 통한 급여처방 제한은 부당한 규제"라며 강력히 맞섰다.

이 상황에 대해 다수의 처방 전문의들도 "오랜 문헌 중심인 콜린의 약효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전문의 들은 하나같이 "플라시보를 약효로 보는 게 급속한 노령사회에서의 삶의 질 개선이 될 수 있고, 모두의 '고민'인 치매를 예방 할 수 있음을 가볍게 봐선 안된다"고 지적 한다.

콜린은 ▶뇌혈관 결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 ▶감정 및 행동변화, ▶노인성 가성우울증 등 3개의 적응증으로 허가된 약물이다.

콜린은 약효 재평가를 위한 급여당국과 식약처의 임상재평가, 급여축소, 환수 협상 등의 '혼란' 속에서도 콜린은 지난해는 4분기에만 1335억원이 처방됐다.

이같은 콜린의 처방액은 같은 분기의 아토르바스타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처방액수 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콜린은 현재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위한 재평가가 진행 중 이다.

식약처는 2020년 6월 콜린 보유 업체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 에서는 제약사 57곳이 재평가 임상계획을 승인받았다.

 

▲연간 5000억원 시장의 콜린알포세레이트 제품 가운데 2021년 1천억원 안팎의 원외처방 기록 제품. 왼쪽 부터 글리아타민(대웅), 글리아티린(종근당), 그리아(프라임).

하지만 기존 3개 적응증 가운데 임상 인정의 핵심이랄 수 있는 ▶뇌혈관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만을 재평가하고, ▷감정 및 행동변화,  ▷노인성 가성우울증 등 나머지 2개는 숫제 삭제됐다. 즉 플라시보 요소는 완전 배제된 것 이다.

콜린은 이 처럼 급여 축소가 확정된 상태이고, 이에 앞서 급여관리 당국인 복지부는 2020년 8월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에게 처방 할 경우 환자의 약값 부담률을 기존 30%에서 80%를 부담케하는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일부를 개정 고시(적용)했다.

이에 제약사들은 법원에 집행정지 소(訴)를 냈고, 인용돼 급여축소의 시행은 일단 보류된 '상태'이다.

콜린제제는 환수 협상은 2020년 복지부(건강공단)는 콜린 제약사에 "임상시험에서 약효를 입증하지 못하면 기 처방액을 반환하라"는 내용의 요양급여 계약과 이의 이행을 '명령'했다.

명령 8개월만에 제조사 다수가 손을 들었다. 이 과정서 제약사들 "콜린의 재평가 임상 실패로 적응증이 최종 삭제될 경우 임상시험 계획서를 승인받은 날부터, 삭제일까지의 처방액 20%를 건보공단에 돌려주겠다"고 합의했다.

이에 제약사들은 콜린제제의 환수협상이 부당하다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최근 1건의 1심에서는 패소했다. 환수협상 집행정지 청구는 모두 기각으로 상황이 정리되고 있다.

한편 작년 주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품의 처방액은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이 1102억원(전년比2.6%증가), ▶종근당 ‘종근당글리아티린’이 926억원(6.8%증가)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 대웅-종근당 2강 외에 작년 ▶한국프라임제약의 ‘그리아’(캡슐 등 4개제형)‘는 처방액 926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무려 36.3%가 늘어 3강을 확실히 했다.

이 밖에 작년 콜린처방은 유한양행, 제일약품, 동구바이오제약, 프라임제약, 대원제약, 알리코제약, 휴텍스제약 등이 처방액 100억원 이상을 기록했는데 이는, 다수의 위탁생산 제약사들이 품목을 포기한 영향을 시장은 분석되고 있다.

알리코의 ‘콜리아틴’은 지난해 128억원(2020년 104억원) 33.6% 증가, 휴텍스제약의 ‘실버세린’은 작년 처방액이 138억원으로 전년보다 27.4% 증가를 나타냈다.

동구바이오제약의 ‘글리포스’는 작년 109억원이 처방돼 2020년의 36억원 보다 크게 늘었다. 에이치엘비제약의 ‘글리티아’도 작년에 92억원이 처방된 전년 22억원 보다 4배나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