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제64회 정기대의원 총회가 지연됨에 따라 지방 대의원들이 총회장을 대거 이탈한 가운데, 문재빈 의장, 조찬휘 회장을 비롯한 의장단이 긴급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약사회 제64회 정기총회가 의결정족수에 발목을 잡히며 '용두사미'의 총회가 됐다.

대한약사회는 9일 대한약사회관 4층 동아홀에서 '제64회 정기대의원총회'를 진행했다.

1부 시상식 순은 대의원-집행부-의장단간 화합 속에 진행됐다. 극적 타결된 총회인 만큼 '원만하게 진행하자'는 의지가 엿보였다.

그러나 2부 '본회'는 시작부터 잡음이 발생했다. 총회를 주도하는 문재빈 총회의장의 자격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 문재빈 총회의장 자격 박탈로 생긴 집행부-의장단 간 논쟁에서 문재빈 의장의 '총회에서 대의원 판단에 맡기자'는 말이 단초가 됐다. 여기에 대한약사회 신성숙 윤리위원장 해임에 관한 긴급동의안도 제기됐다.

'문재빈 의장 신임'건은 상정되지 못했다. 문재빈 의장의 거취가 이미 법적 판단을 받고 있는 상황이므로 법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 컸기 때문이다.

한편 '신성숙 윤리위원장 해임'안건은 상정됐다. '긴급동의안 우선'인 총회 특성상 표결에 부쳐질 뻔한 이 사안은 지방 대의원들의 강력한 '효율적 진행' 요구와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의 설득으로 '2017, 2018년 세입·세출에 관한 건'을 통과 시킨 후 상정하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그러나 본회의 과정이 순탄치는 못했다. '감사보고'에서 PharmIT3000 감사 주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의원들은 'PharmIT3000은 시스템 특성상 연간 10억 여 원의 이익이 발생하는데, 이 이익금 사용에 대한 감사를 식약처에서 주도할 것이냐, 약사회에서 주도할 것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결국 'PharmIT3000' 감사에 관한 건은 '약사회 주도로 진행한다'고 결정됐다. 다소 갈등이 있었으나, '2018년 예산 승인'과 '안전상비약 품목 조정 계획'등 중요한 안건이 상당수 남아있어 시간을 절약하자는 취지로 찬반 측이 한 수씩 양보한 것.

그럼에도 잡음은 계속됐다. '2018 예산안 승인'에서도 마찰은 발생했다.

'대한약사회 예산 중 2017년 이월금이 6억 여 원 가량 남았음에도, '약바로쓰기운동본부'와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의 예산을 위해 특별 회비 징수는 부당하다'는 의견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모 대의원은 "특별회비는 말 그대로 특수한 경우, 회비 외 지출이 발생 할 때 징수해야 하는 회비"라며 "그러나 최근에는 특별회비가 마치 회비 항목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안건 역시 다소 찜찜한 가운데 통과됐다. '약바로쓰기운동본부'와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가 정관상 합의된 단체가 아니라는 것을 이유로 부결될 위기를 맞았으나, 회비집행 관련 정관 중 '기타 사항'에 해당한다고 판단. 예산을 승인 한 후 서문을 통해 정관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총회는 길어졌고 지방 대의원들이 대거 이탈, 결국 문재빈 의장은 처음 약속했던 '신성숙 윤리위원장 해임'건을 상정치 못했다.

문재빈 의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이후 문 의장은 "최초 참석자 224명 중 과반수인 112명이 좌석해야 의결 가능한 데, 현재 73명의 대의원이 남아있다"며 "'신성숙 윤리위원장 해임'에 관한 건은 정족수 미달로 부결한다"고 선언했다.

의결정족수로 인해 '편의점 상비약 품목 조정 전략 수립'과 '선거관리규정 개정'은 집행부-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거친 후 결국 최종이사회로 넘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