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R&D 투자로 적자누적...수익원 없어 '매출' 미충족

올 바이오기업 2곳 상장폐지..."요건 강화' 우려는 확산될 듯"

■파멥신 시가총액 추이(단위:억원, 자료:한국거래소)

한 때 큰 주목을 받았던 바이오기업 파멥신이 코스닥 상장 7년 만에 상장이 폐지된다. 

바이오기업의 상장 폐지는 12년간 1건도 없었는데, 올 들어 셀리버리에 이어 두 번째로 주식 시장에서 퇴출된다. 

이 같은 현상은 특례 상장으로 주식 시장에 진입은 했지만, R&D(연구개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 이다.

■ 파멥샌, 상장 7년 만에 상장폐지...실적부진-공시 번복 등 악재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파멥신의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거래소는 "기업의 계속성-경영의 투명성 등을 심사한결과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7월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심의·의결로 파멥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파멥신은 이의를 제기했다. 

파멥신에 대해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작년 9월 심의-의결을 통해 올해 4월 6일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한 바 있다. 이에 파멥신은 개선 기간이 조금 지난 28일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파멥신은 파멥신은 29일부터 오는 6월 10일까지 상장폐지에 따른 정리매매가 진행된다.

파멥신은 항체치료제 개발기업으로 2008년 설립된 후 2018년 11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파멥신은 상장 5년후에도 뚜렷한 매출을 내지 못한 관리종목으로, 연 매출 30억원을 넘지 못해 폐지 사유에 해당됐다. 

기술특례 상장은 매출이 부진해도 사업 5개년 까지 관리대상 종목 지정이 유예된다. 파멥신은 지난해 매출이 39억원을 기록했지만 2022년엔 2억660만원, 2023년엔 7496만원에 불과했다.

파멥신은 작년 사업보고서에서 “최근 3년 기술이전 수익은 2020년의 경우 기술료 매출 1000만원"이라고 밝혔다.

파멥신은 “TTAC-0001의 임상개발 고도화로 기술이전 수익창출도 기대되나, 현재 MSD와의 협력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TTAC-0001의 기술권리를 분산시키는 것이 옳지 않다는 회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TTAC-0001의 기술이전 관련 논의를 의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파멥신의 작년 매출은 유통에서 발생했다. 타이어 유통과 의약품 유통이 각각 26억원, 13억원의 신규 매출을 기록했다. 

파멥신은 2022년 영업손실이 233억원에 달했고, 2023년은 121억원 적자, 2024년은 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파멥신은 2023년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등으로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했다.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차손이 자본의 50% 초과하면 거래소 관리종목 지정 사유에 포함된다. 

파멥신은 지난 2023년 12월 최대주주가 창업자 유진산 대표에서 타이어뱅크로 변경을 계기로 정상화를 기대했으나, 실패했다. 

파멥신은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을 추진했지만 증자 철회로 인한 공시 번복으로 벌점이 누적됐고 결국 상장폐지로 이어졌다.

파멥신의 시가총액은 2338억원.그러나 지난 2023년 11월 3일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으로 지정돼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파멥신은 코스닥 시장 상장 4개월이 지난 2019년 3월13일 시가총액이 6186억원까지 상승했지만 현재는 3분의 1로 감소했다.

■ 셀리버리, 바이오 12년 상장폐지...실적 부진 '바이오' 캄캄

올들어도 바이오기업 2곳이 상장 폐지된다. 셀리버리는 지난 2월 폐지가 결정됐다. 폐지 사유는 감사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가정 불확실성에 따른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2014년 설립된 셀리버리는 단백질 소재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약물을 세포에 전달하는 기술인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로 잠재력을 보증받아, 2018년 11월 성장성 특례상장 1호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셀리버리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치료제 개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셀리버리는 지난 2020년 1월 2일 시가총액 4848억원을 형성했다가 이로 부터 7개월 만인 8월 13일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2021년 1월 28일에는 시가총액이 3조1423억원 까지로 늘어났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2021년 9월 27일 셀리버리의 시가총액이 1조 아래로 떨어졌다. 2023년 3월 23일엔 시총 2443억원 기록 후 2년 가량 거래가 정지됐다. 셀리버리는 상장 후 최고점인 4년 전과 비교, 92.2%나 쪼그라들었다.

바이오기업의 상장폐지는 2013년 알앤엘바이오 이후 12년 만 이다.

알앤엘바이오는 2005년 상장 이후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매 예방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었다. 

창업주 라정찬 회장이 "난치병을 정복할 혁신적 과학자로 평가"받으면서 알앤엘바이오의 주가는 고공 행진했다. 2008년 말부터 1년 새 주가가 10배 이상 뛰었었다.

그러나 2012년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으로 관리종목에 편입돼 위기로 빠졌다. 

이후 외부 회계법인은 "줄기세포 추출배양 행위의 적법성, 관계기업과 종속기업에 대한 투자 적정성 의문 등을 이유로 감사의견을 거절, 상장 폐지가 굳어지고 있다.

알앤엘바이오는 라정찬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료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2013년 5월 3일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2023년엔 브릿지바이오가 주식 관리종목 지정, 임상 실패로 고전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2019년 12월 성장성 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었다. 지난 3월 법차손 비율 문제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2023년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중 200%를 초과한 데 이어, 지난핸 72%를 기록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전년보다 법차손 규모를 줄이고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으나, 여전히 관리종목 법차손 요건을 회복시키지 못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달 신약 임상 실패 소식에 주가 급락세가 계속됐다. 브릿지바이오는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 다국가 임상 2상 탑라인(주요 지표) 데이터 분석 결과 1차 평가지표인 24주차 강제 폐활량(FVC) 변화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임상 실패를 발표한 이튿날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29.9% 하락한 이후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28일 브릿지바이오의 1주당 종가는 724원으로 4월 14일 8960원의 10%에도 못 미친다. 같은기간 시가총액은 4674억원에서 378억원으로 무려 4296억원 증발됐다.

증시에서는 이 같은 상장 폐지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