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약품의 생산-공급-유통-구매 등 전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과제' 마련에 나선다.

14일 김용익 이사장(사진)은 "국민건강보험은 국내 의약품 산업에서 차지하는 '합리적구매자'로서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고, 이 같은 주제의 연구를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용익 이사장은 "2016년 기준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20조원 급여의약품이 80%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건보의 지속가능성과 제약·유통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용갑 건강보험정책연구원장을 통해 밝힌바에 따르면 "관련 작업이 마쳐지면 우리 연구원은 올해 안에 의약품 관련 연구 용역에 착수, 내년 하반기에는 연구 결과를 도출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련 연구자가 내정"이라는 말도 있으나 "공식적으로 연구 '공모'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이 연구원장은 "공단이 가입자들의 외래-입원 진료에서 의약품을 상대적으로 지불 가능한 가격으로, 질 좋은 의약품을 처방받아 복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생산-공급- 구매 등 전 과정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김용익 공단 이사장이 올 1월 취임 때 언급한 '보건의료서비스와 제약·바이오 분야의 제도, 인프라 개혁'의 시작점인 것으로 보인다.

이용갑 연구원장은 이번 접근과 관련, "도매상, 제네릭의 난립 등의 문제만으로 한정할 수 없다. 의약품 생산자가 직접 유통을 맡거나, 대규모 유통상이 맡거나, 유통시장 자체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 했다.

이어 "OTC와 ETC 등 모든 의약품이 급여 이전에 생산되고, 이후 유통, 공급, 처방 되는 전 과정을 보고 싶다는게 김용익 이 사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약업계는 "공단이 생산-유통 원가 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 이다.

A 제약사 대표는 "생산-유통에서 원가까지 들여다 보겠다는 건 경영간섭으로 아주 불쾌하다"고 반응했다.

그는 "급속한 노령화로 급여약 수요가 폭발 할 수 밖에 없고, 대책은 필요하지만, 질좋은 약을 저가로 공급해달라는 협조요청이 아닌, 원가까지 들여다 보겠다는 것은, 기업경영 간섭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B 제약사 대표는 "화이자 등 국내진출 외자 제약사에 같은 협조요구를 해보라, 모든 외자 제약사가 동의하면 우리도 하겠다"고 했다.

그는 "원가-유통 비용 등은 세무기관에 실시간 보고되고 있는데, 그도 모자라 공단이 나서겠다면 공단이 더 상위기관이 되는 셈이다. 잘해보자는데는 동의하지만, 이런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응 했다.

약업계는 "이 '사안' 결국 제약바이오협회가 나서 공단과 대립하는 양상으로 갈 것으로 보이며, 결국은 공단이 '한발양보'하는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날 것으로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