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퇴행성 뇌질환은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17년 노인 인구가 국민의 14%를 넘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였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되고 있다. 이에 따른 치매, 파킨슨병, 뇌졸중을 비롯한 각종 뇌 질환의 증가로 인해 사회적 비용과 부담도 많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뇌질환이나 뇌기능 이상의 원인을 밝히고 예방, 진단, 치료법 등을 연구하는데 사후 뇌기증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 때 대구의 한 신경과 원장이 아버지의 뇌를 기증한 사례가 전해지면서 감동이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인 대구의 두신경과 전문의 한병인 원장(사진)이다.

한 원장은 사후 뇌 기증에 대한 평소 생각에 대한 질문에 "의과대학생 시절 해부학 실습을 하면서 장기기증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이후 의사로 살아오는 동안 장기를 기증받아 생명을 연장하는 사람들을 직접 보게 되면서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버지가 뇌를 기증하게 된 동기에 대한 물음에는 "아버지께 사후 뇌 기증에 참여하시길 권하니 흔쾌히 허락했다. 2006년 2월, 영문판으로 된 ‘사전의료의향서’에 서명하셨고 그 증서를 아직도 보관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 이후 시간이 흘러 아버지께서 치매에 걸리신 지 7년쯤 되었을 때 임종에 대비하여 제가 기증 신청을 했다. 어머니께서도 사체 기증을 원하셨기 때문에 아버지의 사후 뇌 기증에 당연히 동의하셨고, 자녀들도 모두 동의하였기에 다른 어려움은 없었다"며 아버지를 비롯해 가족들도 사후 뇌 기증을 적극 찬성했다고 밝혔다.

아버지의 뇌 기증을 진행해본 느낌에 대한 질문에는 "아버지는 새벽 4시에 사망하셨고, 장례사에게 연락하여 영안실을 구하고 시신을 영안실 냉동실에 모셨다. 오전 7시쯤 되어 뇌센터의 뇌 기증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니 뇌센터에서 차를 보내줬다"며 기증자 사망시 뇌센터의 대응을 설명했다.

또 "뇌은행에서 반나절 정도 시간이 걸렸고, 다시 영안실로 모셔서 이후 일반적인 장례절차와 같이 진행됐다. 뇌 기증을 하였는지는 외부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었고, 아버지는 편안한 모습으로 이 세상과 이별을 하셨다"며 뇌센터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나아가 "뇌 기증으로 치매 연구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니 아버지께서 큰일을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심정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 원장은 "뇌 기증을 하기 까지는 기관에서 진행해야 하는 여러 가지 절차가 있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일찍 신청하는 것이 좋다. 뇌 기증자가 사망하면, 즉시 뇌 기증 담당자에게 연락해야 한다. 뇌 기증을 하는 것은, 죽은 후에도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