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는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를 명분으로 이른바 ‘저가치의료’ 관리체계 구축을 추진하면서도, 정작 과학적 근거와 비용효과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첩약급여화 등 한방 정책은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모순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최근 정부는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활용하여 저가치의료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일부 영상검사, 진단검사, 심혈관 검사 및 시술, 암 선별검사 등을 저가치의료 후보군으로 제시하였다. 과잉검사와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의료현장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위축시켜 국민이 받아야 할 적절한 의료서비스마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정부가 과연 동일한 기준과 잣대를 모든 의료행위에 적용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의과 분야에 대해서는 엄격한 비용효과성과 근거를 강조하며 진료행위를 통제하고 평가하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한방 분야에 대해서는 안전성·유효성·비용효과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의 2024~2025년 급여비 지급액은 약 1,914억 원으로 정부의 당초 추계액을 크게 초과하였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기능성 소화불량 등 경증 질환에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사업의 임상적 유효성과 비용효과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과 효율성을 우려한다면, 가장 먼저 검증되어야 할 대상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첩약급여화 사업과 지난 10년간 막대한 재정이 투입된 의·한 협진 시범사업일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한 철저한 재정평가와 효과 검증에는 소극적인 반면, 의과 분야에 대한 규제와 통제 강화에만 집중하고 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관리급여 및 저가치의료 정책과 관련하여 국민에게 필요한 의료의 종류와 횟수를 정부가 정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의료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정책이 우리나라 의료 현실을 외면한 채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기관들은 수십 년간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 체계 속에서 운영되어 왔으며, 필수의료를 제공할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왜곡된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의료현장의 구조적 문제는 외면한 채 일부 검사와 시술을 ‘저가치의료’로 규정하고 일방적인 통제와 규제 정책을 추진한다면 의료기관의 경영 악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는 필요한 검사와 치료마저 위축시키는 방어진료를 초래하고, 필수의료 붕괴를 가속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도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분야는 낮은 수가와 과도한 법적 책임 등으로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 응급·외상·분만·소아 등 필수의료 분야는 지속적인 재정 지원과 수가 정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과학적 검증이 충분하지 않은 한방 급여 확대 사업에는 수천억 원의 건보재정을 투입하면서, 의과 분야에 대해서는 저가치의료라는 이름으로 규제와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잣대이다.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이 납부한 소중한 보험료로 조성된 공적 재원이다. 그러므로 재정 투입은 정치적 이해관계나 직역 간 형평성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 유효성, 비용효과성, 국민 건강에 대한 기여도를 기준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의료기관 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는 저가치의료 관리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우선적으로 과학적 검증이 미흡한 한방 급여 확대 정책부터 전면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의과와 한방에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이중적 정책 기조를 바로잡고, 건강보험 재정 운용의 원칙과 우선순위를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한특위는 국민 건강과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 2026. 6. 24.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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