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는 국내에서 시행 기관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자궁경부암 근접치료(Brachytherapy)를 개원 이후 25년간 중단 없이 이어오며, 국내 표준치료를 지켜오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방사선종양학과를 운영하는 기관은 109곳이지만, 근접치료 장비를 갖추고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기관은 25곳에 불과하다. 방사선원을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높은 유지비용과 방사선 안전관리, 숙련된 방사선종양학 전문의, 전문 의학물리학자·방사선사·간호사 등 근접치료에 특화된 인력 확보가 필수적이어서 많은 의료기관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국립암센터는 지난 25년 동안 근접치료를 중단하지 않았다. 특히 2008년 국내 최초로 MRI 기반 영상유도 근접치료(MRI-guided brachytherapy)를 도입해 보다 정밀한 치료를 시작했으며, 2025년 12월 기준 영상유도 근접치료 환자 1,058명을 치료했다. 이 가운데 734명은 MRI 기반 치료를 받았으며, 324명은 CT 기반 영상유도 근접치료를 시행 받았다. 국립암센터는 개원 이래 지금까지 자궁경부암 환자 1,950명을 치료했으며 매년 약 60명의 환자에게 근접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근접치료는 방사선원을 종양 내부 또는 종양 바로 옆에 위치시켜 암 조직에는 매우 높은 방사선량을 집중시키고 주변 정상조직은 최대한 보호하는 방사선치료법이다. 유방암, 전립선암, 담도암, 직장암 등 여러 암종에도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지만, 특히 자궁경부암에서는 완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치료이다.
1990년대 이후 세기조절방사선치료(IMRT) 등 외부 방사선치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근접치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이후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근접치료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치료 성적이 유의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현재는 국제 진료지침에서도 자궁경부암 치료의 필수 요소로 권고하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치료뿐 아니라 국내 근접치료 기술 확산과 전문인력 양성에도 앞장서 왔다. 2010년 국내 최초로 MRI 기반 근접치료 교육을 개최한 데 이어 2019년, 2025년 전국 여러 기관의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와 의학물리학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운영하며 국내 근접치료 역량 향상에 기여했다.
국립암센터가 오랜 기간 높은 수준의 근접치료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다학제 협력이 있다. 의학물리팀은 정밀 치료계획 수립과 품질관리를 담당하며 전문 의학물리학자를 양성해 왔다. 전담 방사선사와 간호사는 환자가 신체적·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 전 과정을 함께했고, 산부인과 의료진은 해부학적으로 기구 삽입이 어려운 경우 복강경을 이용해 즉각 협진을 시행하며 치료의 완성도를 높여 왔다.
국립암센터에서 25년간 근접치료를 담당해 온 방사선종양학과 김주영 교수는 “근접치료는 장비 하나만으로 이루어지는 치료가 아니라 병원의 철학과 여러 직종의 협력이 함께 만들어 내는 치료”라며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지난 25년을 지켜올 수 있었고, 치료를 마친 환자들이 다시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 아내와 어머니, 딸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직장과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회복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의 노력은 환자들의 삶에서도 확인된다.
65세 A씨는 1994년 타 병원에서 자궁경부암으로 방사선치료를 받은 뒤 국소 재발이 발생해 추가 방사선치료와 수술이 모두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2018년 국립암센터에서 MRI 기반 근접치료를 받은 후 현재까지 7년 이상 재발 없이 건강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30대 두 아이의 어머니인 B씨 역시 종양이 자궁 주변 조직까지 넓게 침범한 상태였지만, 기존 자궁강 내 근접치료에 더해 조직내 근접치료를 함께 시행한 결과 현재 3년 이상 암의 재발 없이 건강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근접치료는 자궁경부암 환자의 완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표준치료이지만, 높은 유지비용과 전문인력 확보의 어려움으로 시행 기관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립암센터는 국가암관리 중앙기관으로서 지난 25년간 축적한 치료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민이 어디에서나 수준 높은 근접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기술 발전과 전문인력 양성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 근접치료(Brachytherapy): 방사선원을 종양 내부 또는 종양 가까이에 직접 위치시켜 암에는 높은 방사선량을 전달하고 주변 정상조직의 손상은 최소화하는 방사선치료법. 일반적인 외부 방사선치료(External beam radiotherapy)가 치료 장비에서 발생한 방사선을 환자 몸 밖에서 종양 부위로 조사하는 방식이라면, 근접치료는 방사선원을 암 조직 가까이에 직접 위치시켜 보다 집중적인 치료가 가능한 방법이다.
* MRI 기반 영상유도 근접치료: 종양과 주변 장기를 정확히 그려낸후 그 부위에 방사선을 집중시키는 방법으로 종양제어율을 높이면서도 치료 후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 세기조절방사선치료(IMRT): 방사선의 세기와 방향을 정밀하게 조절해 종양에는 충분한 방사선을 조사하고 정상조직의 손상을 줄이는 외부 방사선치료 기법이다.
* 조직 내(interstitial) 근접치료: 종양 조직 안에 치료용 바늘이나 기구를 삽입해 방사선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종양 범위가 넓거나 일반적인 근접치료가 어려운 경우 시행한다. MRI 기반 영상유도 근접치료를 활용해 종양 위치와 주변 장기를 정밀하게 확인하며 치료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