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김근주·남명현 교수 연구팀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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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류감염 치료 결정 41.3시간 앞당기는 신속 분자진단 효과 규명

혈류감염은 폐렴, 요로감염, 복강 내 감염이나 정맥관 감염 등에서 세균이나 진균이 혈액으로 퍼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중증 감염으로, 원인균을 빠르게 확인하고 적절한 항균제를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혈액배양검사는 원인균 확인과 항균제 감수성 검사 결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초기 치료는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 : 진단검사의학과 김근주 교수 . 남명현 교수, 감염내과 윤영경 교수 . 손장욱 교수(왼쪽부터)
사진 : 진단검사의학과 김근주 교수 . 남명현 교수, 감염내과 윤영경 교수 . 손장욱 교수(왼쪽부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근주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은 혈액배양 양성 환자에게 신속 다중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를 적용하면 효과적인 항균제 치료 조정 시점을 크게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을 무작위 대조시험을 통해 규명했다. 김근주 교수와 감염내과 윤영경 교수는 공동 제1저자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진단검사의학과 남명현 교수와 감염내과 손장욱 교수는 공동 교신저자로 연구를 총괄했다. 

연구팀은 2025년 6월부터 10월까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혈액배양 양성이 확인된 성인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전향적 무작위 대조시험을 시행했다. 총 418명을 기존 표준검사군 208명과 표준검사에 신속 다중 PCR 검사를 추가한 210명으로 나눠 비교했다. 

분석 결과, 첫 효과적 항균제 치료 조정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은 기존 표준검사군 64.5시간에서 신속 다중 PCR군 23.2시간으로 41.3시간 단축됐다. 이러한 효과는 그람음성균과 그람양성균, 진균 감염에서 모두 확인됐다. 특히 중환자실 환자에서는 치료 조정까지 걸린 시간이 84.8시간에서 20.5시간으로 64.3시간 줄었다. 

치료의 신속성뿐 아니라 감염이 지속되는 비율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일정 기간이 지나도 혈액에서 같은 원인균이 계속 검출되는 지속성 혈류감염은 기존 표준검사군에서 11.5% 발생한 반면 신속 다중 PCR군에서는 5.7%로 감소했다. 다만 30일 사망률과 입원기간에서는 두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신속 분자진단의 가치가 단순한 검사시간 단축에 그치지 않고 실제 치료 결정의 속도를 높이는 데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중환자와 검사실 비정규 운영시간에서도 치료 조정 시간이 유의하게 단축돼 실제 진료환경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한 지속성 혈류감염 발생률이 감소해 신속 진단과 항균제 적정사용 관리체계를 연계하는 것이 혈류감염 치료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근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속 분자진단이 단순히 검사 결과를 빨리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환자에서 효과적인 항균제 치료 결정을 크게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무작위 대조시험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신속한 진단과 항균제 적정사용 관리체계를 긴밀하게 연계한다면 혈류감염 환자에게 보다 빠르고 정확한 치료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명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신속 분자진단 기술이 혈류감염 환자의 치료 과정에서 실질적인 임상적 가치를 가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관련 진료과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감염병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임상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Clinical Impact of Rapid Molecular Diagnosis of Bloodstream Infection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은 미국감염병학회(IDSA)의 공식 학술지인 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2026년 8월 20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저널 편집진이 선정하는 ‘Editor’s Choice’로 특별 선정됐다. Clinical Infectious Diseases​의 Editor’s Choice는 해당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학술적 가치 또는 중요한 기여를 한 연구를 편집진이 선정해 소개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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