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양성인데 누구는 안심, 누구는 위험?”뇌종양, 위치와 크기가 위험도 가른다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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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병원, 환자 70%가 두통 호소… 발생 부위 따라 시야장애·마비까지

몸에 생긴 종양이 ‘양성’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누구나 안도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뇌종양은 양성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 종양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증상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양성 종양이라도 주요 신경이나 혈관을 압박하면 심각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어, 단순히 양성·악성 여부만으로 치료 필요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임승훈 교수와 함께 뇌종양의 특징과 증상,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사진 : 신경외과 임승훈 교수
사진 : 신경외과 임승훈 교수

뇌에 생기는 다양한 종양, 발생 원인 불명확

뇌종양은 뇌 조직이나 뇌를 싸고 있는 막에서 발생한 종양, 또는 신체 다른 부위에서 뇌로 전이된 종양을 통칭한다. 발생 부위에 따라 뇌 자체에서 생긴 원발성 뇌종양과 다른 장기의 암이 혈관을 타고 뇌로 옮겨간 전이성 뇌종양으로 나뉜다. 뇌종양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세포의 유전자 변화가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는 유전질환과 관련되기도 하지만 가족력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생활습관이나 스트레스와의 직접적인 연관성 역시 뚜렷하지 않다. 

양성·악성 진단명 아닌 위치와 크기가 관건

양성 뇌종양은 일반적으로 성장 속도가 느리고 주변 조직과의 경계가 비교적 뚜렷하다. 그러나 양성이더라도 발생 위치와 크기에 따라 주요 신경이나 혈관을 압박한다면 신경학적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반면 악성 뇌종양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주변 조직으로의 침투 능력이 강해 경계가 불분명하고 치료가 까다롭다. 다만 악성 종양도 어디에, 얼마나 크게 자리 잡았는지에 따라 치료 방법과 예후가 달라진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임승훈 교수는 “양성·악성이라는 진단명보다 종양의 위치와 크기가 실제 위험도와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두통이 가장 흔한 증상, 위치 따라 시야장애·마비 나타날 수 있어

뇌종양 환자의 약 70%가 두통을 호소할 만큼, 두통은 가장 흔한 증상이다. 종양이 자라면서 뇌압이 상승하면 두통이 심해지고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긴장성 두통과 달리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은 새벽이나 아침에 심해지고, 자고 일어난 후에도 가시지 않는 특징이 있다.

두통 외에도 종양의 발생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시야를 담당하는 부위에 생기면 시야장애가, 언어를 담당하는 부위에 생기면 언어장애가, 운동을 담당하는 부위에 생기면 팔다리 마비가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 기억력 저하나 성격 변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성인에게 처음 나타나는 경련 발작 역시 뇌종양을 의심할 수 있는 신호다. 반면 뚜렷한 증상 없이 지내다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조직검사로 확진, 수술부터 방사선까지 맞춤 치료

뇌종양이 의심되면 CT와 MRI로 위치와 크기, 주변 구조물과의 관계를 먼저 확인한다. 뇌는 다른 장기와 달리 간단한 생검이 어려운 부위여서, 최종 확진은 대부분 수술을 통한 조직검사로 이뤄진다. 뇌종양으로 진단되면 종양의 특성과 환자의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일반적으로는 수술로 종양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종양의 크기가 작거나 수술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감마나이프·사이버나이프 등 방사선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양성 종양은 수술만으로 치료가 끝나는 경우가 많으며, 필요에 따라 방사선치료를 추가하기도 한다. 악성 종양은 수술 후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병행한다. 

내시경 최소침습수술로 개두술 없이 정밀하게 접근

뇌종양 수술이라고 하면 흔히 두개골을 여는 개두술을 떠올리기 쉽다. 뇌는 두개골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과 신경이 촘촘하게 밀집해 있어, 다른 장기보다 수술 부담이 크다. 특히 뇌기저부에 자리한 종양은 주변에 중요한 신경과 혈관이 밀집해 있어 위치와 특성에 맞는 수술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이처럼 뇌종양은 발생 위치와 주변 구조물과의 관계를 고려해 수술 방법을 결정하며, 접근이 가능한 경우 내시경을 활용해 정상 뇌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뇌하수체 종양 등 코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병변의 경우, 두개골을 여는 대신 코 안으로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삽입해 종양을 제거한다. 내시경을 통해 수술 부위를 확대해 볼 수 있어 주변 신경과 혈관을 살피면서 정밀하게 종양을 제거할 수 있으며, 개두술에 비해 수술 부담과 회복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적극적인 치료 시 5년 생존율, 양성 최대 97%·악성도 38%

뇌종양은 발생 원인 자체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만큼, 뚜렷한 예방법이 알려져 있지 않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양성 뇌종양인 뇌수막종·뇌하수체선종·신경초종의 5년 생존율은 각각 95%, 97%, 94%에 달하며, 악성으로 분류되는 신경교종도 38%에 이른다. 이런 이유로 조기발견과 적극적인 치료가 예후를 가르는 핵심으로 꼽힌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임승훈 교수는 “두통이나 어지럼증처럼 흔한 증상이더라도 평소와 다른 양상으로 반복되거나, 시야장애·언어장애·운동마비 등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조기발견에 도움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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