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오는 7일로 예정되어 있는 전공의들의 파업 결의에 대해 전공의 교육을 맡고 있는 교수들에게 호소문을 전달했다. 최 회장의 호수문은 아래와 같다.
안녕하십니까.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입니다.
전공의들이 파업을 결의하고 의협 역시 14일 총파업을 예고하자 보건복지부는 뒤늦게 의협과 병협, 대전협, 의학교육계 등을 만나 직접 설명을 하겠다며 일정을 잡고 있습니다. 이는 보건의료정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인 의사인력의 수급 계획에 대하여 그간 제대로 된 설명이나 의견 수렴이 없었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숙의를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공식 발표를 해 놓고 반발이 커지니 뒤늦게 만나겠다면서도 그 내용을 보면 결국 정책 추진의 "불가피성"에 대해서 설명을 하겠다고 합니다. 이견을 반영하거나 정책을 수정할 의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어떠한 공식적인 의견 수렴도 없이, 일부 학자의 주장과 정부의 정책과 맞는 일부 연구 결과만을 근거로 내세워 결론을 정해 놓고, 나중에서야 문제가 되면 형식적인 대화로 면피하려 하는, 이러한 후진적인 보건의료행정은 이미 우리가 오랫동안 경험하고 있는 구태입니다. 2000년 의약분업 때에도, 2000년대 초반 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할 때에도, 2014년 원격의료를 추진할 때에도 모두 같은 방식이었습니다.
복지부는 여기에 더하여, 8월 4일 갑작스럽게 수련교육 담당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복무 관리 철저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하였습니다. 전날 오후 급하게 공지하여 참여율이 절반에도 미치지도 못하는 설명회를 통해 "의료계와 소통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전공의 수련비용에 대한 국고지원과 같은 국가의 의무는 회피하면서도 전공의가 마치 국가에 소속된 군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복무' 점검을 운운하며 사실상 수련병원들로 하여금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을 저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련병원으로 하여금 8월 7일과 14일 당일, 전공의들의 휴가 승인 현황을 수련환경평가위원회로 보고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전공의법에 근거하여 전공의의 지위를 향상하고 보호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위원회를 사실상 전공의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한 것으로 매우 부당하고 부적절한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한의사협회의 회장으로서 간절하게 호소드립니다. 8월 7일이, 우리의 후배이자 제자이며 이 땅 의료의 미래인 젊은 의사들이 정부의 부당한 정책에 맞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는 하루가 될 수 있도록 수련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님들께서 배려하고 보호하여 주십시오. 의사 본연의 사명으로 그동안 묵묵히 참을 수밖에 없었던 젊은 의사들이 이제는 제발 우리의 이야기도 한번은 들어달라며 외치는 이 절박한 목소리에 힘을 보태주십시오.
환자와 국민께 불편을 드리고 해를 끼치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라도 말을 전하고 싶은 그 순수한 마음이 우리 사회에 알려질 수 있도록 선배의사들이 전공의의 공백을 채우고 전공의들이 부담 갖지 않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주십시오.
이 편지를 쓰고 있는 8월 5일 오전, 복지부는 브리핑을 통하여 의료계의 단체행동에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만나서 대화하고 의견을 수렴하겠다면서도 이미 발표한 정책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기만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입니까.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이러한 정부의 구태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앞으로 수십년 의사로서 살아갈 젊고 어린 전공의들이, 또 다시 이런 구태 앞에서 몇 번이고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자존심을 다치도록 보고만 있어야 하겠습니까. 부디 힘을 더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0. 8. 5.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 배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