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제약사 주총 영향력 너무 과하다"

김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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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미약품 경영권 대립에서 아들측-모녀측에 1승1패 행사

  "국민의 돈인 연금으로 '행사'하는게 맞나?" 비판도 

 다수 약업인 "월권인지 들여다 봐야 한다" 지적해

 작년 제약바이오 74개 주주총회서 64% 반대 행사

 

국민연금의 제약바이오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가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제약바이오사 주주총회서 대체로 중립적 이었는데, 최근엔 경영관련에서 반대 의사를 표명, 캐스팅보터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국민여금의 돈은 주로 직장 가입자의 돈이라는 측면에서 특히 지나친 권리행사는 부당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5일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권을 가진 제약바이오 기업 74개 주주총회서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가운데 47개 주총에서는 한 건 이상에서 경영주측에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한미약품-일동제약-동국제약-SK바이오팜-제이시스메디칼-셀트리온-지씨셀 대원제약-부광약품-한독-에스티팜-오스코텍-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등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건 이상의 안건에 대해 경영주측에 반대했다. 

 

한미약품, 에스티팜, 동아ST, 알테오젠 등 기업의 임시 주총에서도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제약바이오 주총서 반대표를 행사한 안건은 그동안 총 91개이다.

 

반대를 안건 성격별로 보면 ▶이사 선임(31건·34.01%) ▶보수한도 승인(31개·32.98%) ▶정관변경 승인(17개· 18.68%) ▶주식매수선택권부여 승인(6건·6.83%) 승인 ▶재무제표승인(4개·4.26%) ▶이사 해임(2개·2.13%) 순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은 일동, 동국, 부광,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휴메딕스, 덴티움, 대웅제약, 한미사이언스, 파미셀, 동아쏘시오홀딩스, 루닛, 보로노이,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동아ST 등DM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에 반대를 표명했다.

 

반대 이유로는 독립성 훼손, 직전 이사회 참석률 저조, 과다한 겸임 등을 거론했다. 

 

과거 회사재직 시 기업가치를 훼손하거나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한 경우도 이사 선임에서 반대했다.

 

국민연금의 선임반대 임원 중에엔 오너일가도 있다. 지난해 3월 개최한 동국제약 정기 주총서 창업주 2세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연금은 보유 주식 중 20.12%를 권기범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 했다.

 

3월 열린 휴메딕스 정기 주총서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회장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휴메딕스는 지난 2010년 윤성태 회장이 인수한 업체이다. 미용성형 필러를 포함해 관절염치료제 등 의약품 등을 개발이 주업이다. 

 

윤성태 회장은 2017년 휴메딕스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 후 등기임원으로만 보직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주총에서 창업주 2세 임종윤·종훈 형제 이사 선임도 반대했다. 

 

작년 11월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는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중립 입장이었다.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이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발발한 한미약품그룹은 지난해 3회의 주총에서 표대결을 했다.

 

국민연금은 이외 3월 부광약품 정기 주총에서 이제영 부광약품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이제영 대표가 과다한 겸임으로 충실한 의무를 수행카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검사 출신 이제영 대표는 OCI홀딩스 법무부, 감사실, 전략기획실 등을 거친 전문 경영인 이다. 이제영 대표는 작년에 부광약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리가켐바이오 주총에서는 이승호 데일리파트너스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을 일부에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리가켐바이오 보유 주식의 6.66%를 이승호 대표 선임 반대에 행사했다. 

 

데일리파트너스는 작년 오리온그룹이 리가켐바이오를 인수할 당시 양사의 가교 역할을 맡은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VC) 기업이다.

 

국민연금은 이사 보수한도 에서도 다수 반대표를 던졌다. 

 

한미약품, 종근당, 부광약품, 에스티팜, SK바이오팜, 셀트리온, 진시스템, 에스디바이오센서, 한올바이오파마, 녹십자홀딩스, 대웅, 종근당홀딩스, 마크로젠 등 보수한도 수준이 보수금액에 비춰 과다하다고 반대이유를 밝혔다.

 

국민연금은 동아쏘시오홀딩스, 부광약품, 한독, 제이시스메디칼, 오스코테그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진시스템, 원텍, 올릭스, 지아이이노베이션, 루닛, 보로노이, 알테오젠 등의 주총에서도 정관변경 안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냈다. 

 

이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사외이사 임기를 단축 또는 연장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재무제표 승인 주체를 변경하는 경우, 기존 주주의 권리를 희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말을 기준, 1171조원의 자산을 가진 자본시장의 큰손 이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 지침에 따라 권리을 행사한다. 

 

이 지침은 국민연금은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 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률 제고를 위해 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 등 책임투자 요소를 고려,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제약바이오 기업 주총에서 중립을 유지했다. 

 

이런 기조에서 변화를 보이게된 것은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서부터 이다. 

 

영향력 있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영 향방의 캐스팅보터가 된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이전까진 주총에서 경영진의 의중인 원안에 동의했다. 

 

그러나 최근엔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영 현안 결정에서 국민연금은 영향력을 대폭 확대됐다. 

 

작년 국민연금이 반대 또는 중립 입장을 표명한 94개 안건 중 부결된 안건은 총 10건. 제이시스메디컬과 오스코텍의 정관변경 안건 등에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작년 임총 표대결에서 결과를 갈랐다. 

 

작년 임시 주총의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각각 6.04%와 10.52%.

 

국민연금은 주총 안건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로 회부,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다. 

 

문위원회는 국민연금 주주권을 전담하기 위해 2018년 출범한 외부인사 9인의 자문기구 이다. 

 

국민연금은 작년 3월의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 임주현 부회장을 포함해 모녀 측이 추천한 이사진 6인 선임 안건을 찬성했다. 모녀 측이 추진한 한미약품그룹-OCI그룹 통합안에 찬성한 것이다.

 

그러나 같은 3개월 뒤인 6월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남병호 헤링스 대표 이사 선임에 반대 했다. 작년 11월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는 중립을 행사했다. 이어 지난달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는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제안한 4개 안건에 모두를 반대했다.

 

특히 국민연금은 지난해 8월 한미약품에 대한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기도 했다. 

 

일반투자 목적에서는 임원의 보수, 이사 선임 반대, 배당금 확대 제안 등 단순투자보다 더욱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할 수 있게 했다.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로 유지 중인 상황이다.

 

이 같은 주권행사에 대해 익명을 간곡히 당부한 다수의 상위권 제약사 경영진은 "국민연금이 주권을 행사하려면 적게는 가입자 수천명, 많게는 1만명 이상에 '사안'을 공개 설명하고 찬반의견을 모아 이를 해당 주총에서 설명한후 '주권'을 행사하는게 옳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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