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이 신발 속에 삽입하는 '스마트 인솔(깔창)'을 활용해 노인의 다양한 보행 질환을 구분하고 환자의 재활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 기술을 개발했다.

급격한 고령화로 파킨슨병, 무릎 관절염, 정상압 수두증 등 다양한 퇴행성 질환으로 인한 노인 보행 장애가 중요한 건강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보행 장애는 낙상 위험을 높이고 활동성을 저해하는 등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보행 변화는 다양한 신경계 및 근골격계 질환의 진행 상태나 재활 효과를 평가하는 중요한 임상 지표로 활용된다.
기존의 보행 속도나 보폭 같은 지표는 초기 인지 및 운동 기능 저하를 구분하기 어렵고, 현재 임상에서 활용되는 보행 평가는 일상 환경에서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실제 생활 환경에서 환자의 보행 데이터를 수집해 질환을 구분하고 재활 경과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연구팀은 우선 압력 센서가 내장된 스마트 인솔로 측정한 보행 속도와 보폭 등 데이터의 정확도를 검증했으며, 그 결과 3차원 보행 분석 장비의 결과와 높은 일치율을 보였다. 이어 파킨슨병 환자가 보행 중 인지 과제를 수행할 때 발뒤꿈치 압력의 변동성이 정상 대조군과 비교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을 밝혀내며, 스마트 인솔 기반의 보행 데이터가 초기 인지 및 운동 기능 저하를 반영하는 새로운 디지털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연구팀은 스마트 인솔을 활용해 노인의 보행 패턴을 분석하고, 인공지능을 이용해 다양한 질환군의 보행을 자동으로 구분하는 딥러닝 모델을 구축했다. 이 모델은 일어서서 걷기 검사로 얻은 발바닥 압력 데이터를 분석해 정상 노인과 무릎 관절염, 정상압 수두증, 편마비, 파킨슨병 등에서 나타나는 5가지 보행 패턴을 동시에 분류한다. 특히 검사 과정을 세 구간으로 나누어 데이터를 조합하는 방법을 개발함으로써, 환자군별 30명 정도의 적은 임상 데이터로도 딥러닝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관련 기술은 국내 특허로도 등록을 마쳤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스마트 인솔을 포함한 여러 웨어러블 센서를 병원 시스템과 연동해 재활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멀티모달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병원이 구축한 스마트 인프라를 기반으로 스마트 인솔, 스마트 밴드, 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 등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통합 수집하고, 병원정보시스템 및 전자의무기록과 연결한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환자의 이동 거리, 보행 속도, 발 디딤 패턴뿐만 아니라 환자가 스마트폰 앱으로 입력한 수면, 통증, 기분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여 맞춤형 재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번 연구 성과들은 국제학술지 'IEEE 의학 및 생물학 변환 공학 저널(IEEE Journal of Translational Engineering in Health and Medicine)'과 'IEEE 생명의학 및 건강 정보학 저널(IEEE Journal of Biomedical and Health Informatics)'에 각각 게재됐다.
김나영 교수는 "웨어러블 센서를 이용하면 병원 검사실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환자의 보행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노인 보행 질환의 진단과 재활 관리에서 디지털 헬스 기술의 유용성을 검증한 이번 연구들을 통해 향후 다양한 신경계 및 근골격계 질환 환자의 맞춤형 재활 치료에 디지털 기술 적용이 확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