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이하 의협)는 9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대구지방법원이 의사에게 실형을 선고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2016년 5월 산부인과 전문의가 복통 등으로 내원한 산모 환자에게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태아가 사망했음을 확인하고, 사산된 태아를 질식 분만하기 위해 입원한 산모 환자의 양수파막 시술을 진행했다. 이후 산모 환자가 태반조기박리에 의한 과다출혈 등으로 사망하게 되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지난해 대구지방법원 1심에서는 해당 의사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허위 진료기록 작성 등 의료법 위반으로 인정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에 대한 경과 관찰을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1심 재판부는 산모에게 태반조기박리가 발생한 시각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응급상황이 발생하기 수 분 전에 시작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이상, 의사와 간호사가 산모의 생체활력징후를 확인했더라도 아무런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을 가능성이 인정된다며 의사 등 의료진에게 업무상과실치사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지난달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수술 이후 상당한 양의 출혈을 동반했으나 병원 측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과 상황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도 유죄로 판단하고, 금고 8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사건에 연루된 의사를 법정구속시켰다.
이에 대해 의협은 "태반조기박리에 따른 징후와 증상은 다양할뿐만 아니라, 해당 산모 환자의 경우 부검감정서 및 법정진술을 통해 은폐형 태반조기박리로 판단돼 이에 의한 과다출혈은 예견이나 진단 자체가 매우 힘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의협은 "이러한 의학적 판단에 기인하여 1심 재판부에서 인정했듯이 산모 환자가 내원할 당시에 이미 태반조기박리가 발생했다거나 그 증상이 발현돼 있었다고 단정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해당 의사를 판결확정 전에 법정 구속한 2심 판결은 형사사법의 대원칙인 무죄추정원칙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의협은 지적하며, 의료사고를 교통사고와 마찬가지로 취급하는 것은 "선한 의도로 이뤄지는 의료의 특수성을 외면하고 의료현실을 망각한 것이며, 나아가 의료계의 앞날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무지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의료의 특수성에 대한 인식전환과 각성,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하는 한편, 의료분쟁특례법의 즉각적인 제정을 보건당국에 요구하고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