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 심전도 한 장, AI가 사망 위험·정밀검사 대상까지 분석한다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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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AI 심전도 솔루션으로 비심장수술 4만6천건 분석…수술 30일 사망예측력 0.909

수술을 앞둔 환자의 심전도 한 장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수술 후 사망 위험이 높은 환자를 찾아내고, 정밀 심장검사의 필요성이 낮은 환자를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홍미 교수, 김예린 전공의, 조영진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송인애 교수.
[사진]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홍미 교수, 김예린 전공의, 조영진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송인애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홍미 교수·김예린 전공의·조영진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송인애 교수 연구팀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시행된 비심장(non-cardiac) 수술 4만6천 건의 자료를 분석해 AI 심전도의 위험 예측력과 정밀검사 대상 선별 능력을 평가했다. 

심전도는 심장이 뛸 때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파형으로 기록한 검사로, 미세한 차이와 복합적인 패턴을 사람의 눈으로 모두 해석하기는 어렵다.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김중희 교수와 순환기내과 조영진 교수는 AI를 활용하면 기존 판독으로는 알기 어려웠던 위험까지 수치화할 수 있다는 데 착안, 현재 전국 응급실에서 심전도 분석에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AI 솔루션 ECG Buddy를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솔루션에서 제공되는 여러 심장질환 관련 지표들을 수술 전 환자 평가에 적용했다. 모든 수술은 마취 및 수술 과정에서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시행 전 이에 대한 위험성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연구팀은 AI 심전도를 기반으로 중증 질환 발생 위험을 나타내는 ‘AI 중증도 점수(QCG-Critical score)’ 를 이용해 수술 후 30일 이내 사망 위험 예측 정확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AI가 평가한 위험 점수가 10점 미만인 군에서는 0.1%였던 사망률이 40점을 넘은 군에서는 11.7%에 달하며 AI 예측과 사망률이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실제 수술 후 30일 사망 예측력(AUROC)은 0.909로, 이는 유럽심장학회 평가법(0.728)이나 심장위험지수 RCRI(0.725) 등 국제 표준 평가법보다 높은 수치이며, 환자의 전신 상태를 평가하는 ‘ASA 분류’(0.886)보다도 소폭 앞서는 수준이었다. 

이어 연구팀은 수술 전 심전도를 AI로 평가해 심장초음파 또는 관상동맥 CT와 같은 정밀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효율적으로 가려낼 수 있는지도 분석했다. 심장 기능·질환과 관련된 8가지 AI 심전도 바이오마커를 종합해 지표가 모두 정상 범위인 '저위험군', 하나 이상에서 비정상 소견을 보이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전체 수술의 92.3%가 AI 심전도 상 저위험군이었고, 이 경우 수술 후 30일 이내 사망하거나 응급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비율은 0.2%에 불과했다. 이들의 수술 전 정밀검사 결과는 실제로 91%가 정상으로 나타났으며, 여기에 쓰인 비용은 전체 수술 전 심장혈관 정밀검사의 62.8%를 차지했다. 솔루션 도입으로 수술 전 검사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주목할 만한 점은 모든 결과가 검사 수치 등 복잡한 자료 입력 없이 수술 전에 촬영한 심전도 한 장의 분석으로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심전도 검사의 낮은 비용과 간편함을 고려하면 임상현장에서의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은 AI 심전도를 통해 기존의 수술 전 정밀검사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관문으로서 전체적인 검사 부담을 줄이는 보조적 역할에 무게를 뒀다. 

분당서울대병원 조영진 교수는 “인공지능 기반 심전도 분석 기술은 이미 응급현장에서는 정밀 검사 전 선별도구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며 “빠르고 간편하고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인데, 일반적인 수술 과정에서도 검사 부담을 낮추고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AI 심전도 분석 기술의 정확도와 임상적 가치를 다룬 이번 연구결과는 각각 저명한 국제학술지 ‘European Heart Journal–Digital Health’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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