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검진, 초음파만으로 충분할까?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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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백병원 유신애 교수, 혈액검사 보완 근거 제시

간암 고위험군 검진에서 초음파 검사와 함께 시행하는 AFP(알파태아단백) 혈액검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 진단검사의학과 유신애 교수
사진 : 진단검사의학과 유신애 교수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유신애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김솔잎 교수, 건국대학교 김형수 교수 등 공동 연구팀과 함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간암 국가암검진 자료를 분석했다. 유 교수는 제1저자, 김솔잎·김형수 교수는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간암은 조기 발견이 치료 성적과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내에서는 만 40세 이상 간경변증, B형간염, C형간염 등 간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6개월마다 간 초음파 검사와 AFP 혈액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AFP는 간암 진단과 추적 관찰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혈액검사 지표다. 그러나 현재 국가암검진에서는 AFP 수치가 높더라도 초음파에서 뚜렷한 이상이 없으면 바로 검진 양성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주로 초음파에서 1cm 이하의 애매한 병변이 보일 때 AFP 결과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준이 간암을 조기에 찾아내는 데 충분한지 확인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암검진 자료를 분석했다. 최종 분석 대상은 82만 380명이었으며, 이 중 4,141명이 검진 후 1년 이내 간세포암으로 진단됐다.

분석 결과, 현재 기준은 초음파 검사만 시행했을 때와 간암 발견 능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초음파 검사만으로는 실제 간암 환자 100명 중 약 44명을 찾아내는 수준이었고, 현행 국가암검진 기준을 적용해도 약 45~47명을 찾아내는 데 그쳤다.

이에 연구팀은 초음파에서 이상이 보이는 경우뿐 아니라, 초음파에서 뚜렷한 이상이 없더라도 AFP 혈액검사 수치가 높으면 추가 확인이 필요한 대상으로 보는 수정 기준을 제안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자 간암을 찾아내는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AFP 기준값을 7ng/mL로 설정했을 때는 실제 간암 환자 100명 중 약 77명을 찾아낼 수 있었고, 20ng/mL로 적용해도 약 63명을 찾아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AFP 수치가 높다고 모두 간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간염이나 간경변 등 다른 간질환에서도 AFP 수치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AFP를 단독으로 판단하기보다, 초음파 검사와 함께 더 적극적으로 해석할 경우 현행 검진 기준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신애 교수는 “국내 간암 국가암검진에서는 이미 초음파와 AFP 혈액검사를 함께 시행하고 있지만, 실제 판정 과정에서 AFP의 활용 범위는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연구는 대규모 국가검진 자료를 바탕으로 AFP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간암 발견 민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AFP 기준값을 낮추면 간암이 아닌 경우에도 추가 검사가 필요한 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어, 실제 검진 현장에서는 간암을 더 잘 찾아내는 효과와 불필요한 추가 검사를 줄이는 균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Proposal for Modified Alpha Fetoprotein Use in Hepatocellular Carcinoma Surveillance: Analysis of the 2018–2020 National Cancer Screening Program”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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