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가 대한민국 초저출산 시대의 새로운 인구 전략을 제시한 저서 『인구, 양보다 질(Population, Quality over Quantity)』을 출간했다.

이번 책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의 인구 문제를 단순히 출생아 수를 늘리는 관점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는 '인구의 질'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한정열 교수는 지난 30여 년간 산부인과 전문의로 수많은 신생아의 탄생을 함께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저출산 정책이 출산율이라는 단일 지표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약 20년간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초저출산이 지속되는 현실을 분석하며, 이제는 정책의 방향을 ‘양’에서 ‘질’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은 우리나라 인구 감소의 원인과 사회·경제적 영향을 다양한 통계와 국내외 연구를 바탕으로 분석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고령화, 지방소멸, 노동력 부족, 복지 재정 부담, 국가 경쟁력 약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미래를 진단하는 동시에, 기존의 출산 장려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설명한다.
특히 저자는 AI와 자동화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시대에는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가 단순한 인구 규모가 아니라 창의성과 생산성을 갖춘 인적 자원이라고 강조한다. AI를 적극 활용하는 사회일수록 '질 높은 인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책에서는 ‘질적 인구(Quality Population)’를 ▲신체적 건강 ▲인지·교육 역량 ▲정서적 안정과 애착 ▲사회성과 도덕성 등 네 가지 핵심 요소를 갖춘 인구로 정의했다. 이를 위해서는 임신 전 건강관리부터 태아기, 영유아기, 교육, 가족환경, 사회안전망까지 생애 전 주기에 걸친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또한 세계적인 역학자인 데이비드 바커(David Barker)의 ‘바커 가설(Barker Hypothesis)’을 소개하며 태아기의 건강과 환경이 성인기의 만성질환과 삶의 질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건강한 임신과 출산 환경 조성이 국가 경쟁력 향상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정열 교수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단순히 얼마나 많은 아이가 태어나느냐보다, 태어난 아이들이 얼마나 건강하고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과 함께 아이 한 명 한 명의 성장 환경과 삶의 질을 높이는 국가 전략이 병행돼야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정열 교수는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이자 임산부약물정보센터 이사장으로, 국내 모자보건과 임신·수유 안전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다. 한국마더세이프(MotherSafe) 프로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사업을 이끌며 임신 중 약물과 환경 노출이 태아와 후세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왔다. 한국모자보건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국가 모자보건 정책 발전에 기여했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보건의 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현재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