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후 재건, 이제는 ‘맞춤형’ 보형물부터 자가조직·로봇수술까지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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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구로병원, 유방암 환자 늘면서 유방재건술도 증가… 재건 방법도 다양화

국내 유방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유방암 신규 발생자는 2만9,871명으로 전체 암 중 4위, 여성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2019년 2만4,933명과 비교하면 4년 만에 약 20%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유방암 수술 후 달라진 유방의 형태를 회복하는 유방재건술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국내 통계에 따르면, 유방전절제술(유방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 후 유방재건술 시행률은 2015년 19.4%에서 2020년 54.5%로 크게 늘었다.                                                          

사진 : 성형외과 남궁식 교수
사진 : 성형외과 남궁식 교수

이러한 유방재건술은 유방의 형태를 회복할 뿐 아니라 수술 후 환자의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재건 방법마다 장단점이 다른 만큼, 환자의 상태와 치료 계획을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성형외과 남궁식 교수와 함께 유방암과 유방재건술에 대해 알아보자. 

◇초기 증상 뚜렷하지 않은 유방암… 진행되면 멍울·유두 변화 나타나

유방암은 유방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지방·고칼로리 식습관과 비만 ▲늦은 출산 ▲수유 감소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진행되면 유방 멍울, 유두 분비물, 유두·유방 피부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유방암이 의심되면 유방촬영술과 유방초음파 등을 시행하며,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최종 진단한다. 

◇암 절제 범위 따라 재건 결정… 즉시재건과 지연재건으로 나뉘어

유방암은 수술을 중심으로 치료하며, 암의 진행 정도와 특성에 따라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항호르몬치료, 표적치료 등을 병행한다. 유방암 수술은 조직을 제거하는 범위에 따라 유방부분절제술(암과 주변 조직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과 유방전절제술(유방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로 나뉘며, 유방을 보존하기 어려워 전절제술을 시행한 경우 유방재건술을 통해 형태를 복원할 수 있다. 

유방재건은 암 수술과 동시에 시행하는 즉시재건과 암 치료가 끝난 뒤 시행하는 지연재건으로 나눌 수 있다. 재건 시기는 암의 상태와 향후 항암·방사선치료 계획,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재건 환자 절반이 40대… 자가조직 재건은 상급종합병원에 집중

국내 통계를 보면 유방재건술을 받는 환자는 40대가 가장 많다. 2020년 기준 40~49세가 전체의 46%를 차지했고, 이어 50~59세 29%, 30~39세 16% 순이었다. 사회활동과 가정 내 역할이 가장 활발한 시기에 수술을 받는 만큼, 재건이 수술 이후의 삶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재건 방법은 2020년 기준 보형물 재건이 73.8%(3,753건), 자가조직 재건이 26.2%(1,329건)였다. 자가조직 재건 중에서는 복부 조직을 이용하는 유리횡복직근피판과 심부하복벽동맥천공지피판(DIEP)이 59.3%로 가장 많았고, 광배근피판 25.5%, 유경횡복직근피판 15.2% 순이었다 

주목할 점은 의료기관 규모에 따른 차이다. 2020년 기준 전체 유방재건 중 자가조직 재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급종합병원 28%, 종합병원 17%, 병원급 6%로 규모가 클수록 높았다. 자가조직 재건이 혈관을 직접 잇는 미세수술을 필요로 하는 고난도 수술이고, 수술 후 피판의 혈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응급 상황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인력과 체계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성형외과 남궁식 교수는 “보형물 재건은 수술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빨라 널리 시행되고 있지만, 자가조직 재건은 여전히 상급종합병원에 집중돼 있다”며 “미세수술 술기와 문제가 생겼을 때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팀 체계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며, 환자 입장에서는 보형물과 자가조직 재건을 모두 충분히 시행하는 곳에서 상담을 받아야 실제로 두 방법을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형물부터 DIEP·PAP·LAP까지… 체형에 맞춰 자가조직 선택

보형물 재건은 유방을 절제한 자리에 인공 보형물을 삽입해 형태를 복원하는 방식으로, 비교적 수술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자가조직 재건은 환자 자신의 피부와 지방조직을 이용하기 때문에 보다 자연스러운 형태와 촉감을 구현할 수 있다. 

자가조직 재건에는 복부 조직을 이용하는 심부하복벽동맥천공지피판(DIEP flap)이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복부 조직이 충분한 것은 아니다. 특히 마른 체형이거나 이전 복부 수술 등으로 복부 조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허벅지 안쪽 조직을 이용하는 심부대퇴동맥천공지피판(PAP flap), 옆구리 조직을 이용하는 요추동맥천공지피판(LAP flap) 등 다른 부위의 자가조직을 이용한 재건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허벅지 안쪽을 이용하는 PAP 피판은 공여부 흉터가 속옷에 가려지는 둔부 주름선에 남아, 마른 체형 환자에서 복부 피판의 좋은 대안이 된다. 

이러한 자가조직 유방재건은 조직을 공급하는 미세혈관을 분리한 뒤 가슴 부위의 혈관과 연결하는 미세수술이 필요한 고난도 재건술이다. 환자의 체형과 사용 가능한 조직의 양, 원하는 유방의 크기와 형태, 공여부 흉터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피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궁식 교수는 “자가조직 유방재건은 복부 조직을 이용하는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서양 환자와 달리 국내 환자는 체형이 마른 경우가 많아 복부에서 얻을 수 있는 조직량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 이럴 때는 허벅지나 옆구리 등 다른 부위를 활용하거나 여러 부위를 조합할 수 있으며, 복부만 고집하지 않고 환자의 신체 조건에 맞는 대안을 갖추는 것이 결과를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유방재건 통계 분류는 복부와 광배근 피판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허벅지나 옆구리를 이용하는 피판은 아직 집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최근 새롭게 확장되고 있는 영역이다. 

◇방사선치료 여부도 중요한 변수… 조직 상태까지 고려해야

유방재건 방법을 결정할 때는 암의 병기뿐 아니라 방사선치료 여부도 중요한 고려 요소다. 방사선치료는 피부와 피하조직의 섬유화, 혈류 저하 등 조직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어 재건 방법과 시기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방사선치료가 예정돼 있거나 과거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는 보형물 재건 시 합병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자가조직 재건을 고려할 수 있다. 

남궁식 교수는 “방사선치료를 받은 유방은 피부와 지방조직의 섬유화, 혈류 변화 등 조직 환경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유방의 모양만 보고 재건 방법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며 ”방사선치료의 시기와 조직 손상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자가조직의 양 등을 함께 평가해 환자에게 적합한 재건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방재건술에도 로봇 활용… 작은 절개로 흉터와 조직 손상 줄여

최근에는 유방재건에도 로봇수술이 활용되고 있다. 로봇수술은 작은 절개창을 통해 카메라와 관절형 수술 기구를 삽입한 뒤 확대된 시야로 수술 부위를 확인하며 정교하게 수술하는 방식이다. 좁은 공간에서도 기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절개 범위를 줄이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위치를 통해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보형물 유방재건에서는 유방 앞쪽의 큰 절개 대신 겨드랑이 등 비교적 눈에 잘 띄지 않는 부위를 통해 접근할 수 있어 흉터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또한 정교한 박리를 통해 피부와 혈관 등 주변 조직의 불필요한 손상을 최소화하고, 남아 있는 유방 피부의 혈류를 최대한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할 수 있다. 

자가조직 재건에서도 로봇수술을 활용할 수 있다. 복부 조직을 이용하는 DIEP 피판 재건에서는 혈관을 따라 복직근막을 길게 절개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로봇을 이용해 근막 절개 범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복벽의 근력과 구조를 최대한 보존할 수 있어 복벽 팽윤이나 탈장 같은 공여부 합병증을 줄이고, 수술 후 통증과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한 만큼 피부와 혈관 등 주변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피부 괴사 등 수술 후 합병증 위험을 낮추고 회복을 앞당기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성형외과 남궁식 교수는 “로봇수술의 의미는 단순히 절개를 작게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확대된 시야와 정교한 기구를 이용해 보존해야 할 조직을 지키면서 수술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모양’ 넘어 ‘감각’까지… 삶의 질 고려하는 유방재건으로

최근 유방재건에서는 자연스러운 유방의 형태뿐 아니라 유방과 유두의 감각을 최대한 보존하거나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로 주목받고 있다. 

유방과 유두의 감각은 주로 늑간신경이 담당한다. 절개를 유두에서 먼 겨드랑이 쪽에 두고 조직의 불필요한 손상을 줄이면 이 신경이 지나는 경로를 덜 침범하게 돼, 수술 후 감각을 보존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연구(JAMA Surgery)에 따르면, 단일공 로봇을 이용한 유두보존 유방절제술과 즉시재건을 받은 여성 20명에서 수술 6개월 후 유방 피부의 감각은 대부분 유지됐고, 유두·유륜에서도 절반가량에서 측정 가능한 감각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기존 개방형 수술에서 유두 감각이 보존되는 비율이 30% 안팎으로 보고돼 온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결과다. 다만 20명을 대상으로 한 초기 연구인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자가조직 재건에서는 피판의 감각신경을 가슴 부위의 늑간신경에 직접 연결하는 감각신경 문합을 함께 시행해 감각 회복을 돕기도 한다. 

남궁식 교수는 “과거 유방재건이 유방의 형태를 복원하는 데 주로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자연스러운 모양과 촉감뿐 아니라 흉터를 줄이고 감각을 최대한 보존해 환자가 수술 이후의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감각 보존은 온도나 통증을 느끼지 못해 생길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수술 후 이질감과 불편을 줄여 삶의 질을 회복하는 데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좋은 한 가지 수술법은 없어”… 환자별 최적의 재건법 설계해야

이처럼 유방재건술에는 보형물과 자가조직 재건부터 로봇수술을 활용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다만 환자마다 체형과 유방의 상태, 암의 진행 정도와 치료 계획 등이 다른 만큼 특정 방법이 모든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각각의 장단점을 충분히 고려하고 의료진과 상담해 자신에게 적합한 재건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궁식 교수는 “유방재건에는 모든 환자에게 가장 좋은 하나의 수술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며 “환자의 체형과 원하는 유방의 크기, 방사선치료 여부, 사용할 수 있는 자가조직, 회복 기간과 흉터 위치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보형물부터 DIEP·PAP·LAP 등 다양한 자가조직 재건과 로봇수술까지 폭넓은 선택지를 갖추고, 각각의 장단점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개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현대 유방재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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