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총, 의료분쟁조정 강제개시 즉각 폐기 요구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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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는 환자의 사망이나 중상해시 의료분쟁조정을 강제 개시 할 수 있는 것을 골자로 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의료사고 피해자를 돕는다는 선의의 탈을 쓴 위헌적이고, 폭압적인 법안으로 이 법이 실현될 경우 일선 의료현장에서 벌어질 극심한 혼란과 과도한 재정적, 행정적 낭비가 발생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므로 법안 수용은 절대로 불가하다.

 

그리고 전국의사총연합(이하 본 회)은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의 표심 잡기에만 열중한 국회의원들의 졸속 입법 행태에 다시 한 번 큰 분노를 느끼는 바이다.

 

이 법안은 국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안이다. 우리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있어 법원 영장주의를 엄격히 시행하고 있다. 즉, 압수수색은 반드시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판사가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 없이는 집행할 수 없게 법이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개정될 의료분쟁조정법 28조 3항에는 ‘의사의 동의 없이 의료기관에 출입하여 의료기관의 문서, 물건을 강제로 조사, 열람 또는 복사’할 수 있는 의료기관 현지조사 강제개시 규정을 명시하고 있고, 53조 2항에서는 만약 강제현지조사를 거부, 방해, 기피한 사람은 3000만원 벌금형에 처하도록 명시하여 이를 거부할 권리조차 박탈하였다.

 

그리고 이 법안에서는 환자의 사망 및 중상해를 기준으로 의료분쟁조정 강제 개시를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중상해의 기준을 향후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하여 정부의 의료현장에 대한 폭압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특히 중상해의 경우 형사적인 기준과 의학적인 기준이 다르며, 향후 후유증의 정도나 재활 기간 등을 고려하면 개인차가 심하여 이를 구체화하고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현실을 의료계에서 지속적으로 말하고 실현 불가함을 주장하였으나 국민들의 표심 잡기에 급급한 국회의원들은 이를 외면하고 졸속 입법을 강행한 것이다.

 

이제 병원에서 환자가 사망하거나 병원 치료 이후 후유증을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이 소송이라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의료분쟁조정을 신청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의학적으로 전혀 과실이 없는 정당한 병원의 치료에 대해서도 환자나 보호자가 불만을 가지고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일이 비일비재 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병원은 의료분쟁조정원 직원들의 강제조사에 응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엄청난 행정적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이다. 결국 억울한 사람을 구제해주기 위해서 만든 법이 졸속 입법으로 인해 환자 및 보호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의료기관을 괴롭히거나 돈을 요구할 목적으로 악용되는 식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의료분쟁조정이 일상화 되면 의사들은 불가피하게 방어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사망 가능성이 높거나 중상해로 판명될 가능성이 높은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기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결국 환자와 의사 사이의 신뢰 관계는 깨지고, 전체 의료 비용 증가로 인해 국민들이 고통 받을 것이며 위급한 환자의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결과가 발생하여 대한민국 의료의 붕괴라는 파국적 상황만 가속화 시키는 꼴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선의의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국민들의 표를 의식한 졸속 입법들이 난립하여 왔고, 이로 인해 의료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인들은 현재까지도 고통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이 배제된 졸속 입법은 결국 실효성 없이 용도 폐기되거나 의료현장에 혼란만 가중시켜 의료를 망가뜨리는 악법으로 변질되어 왔기에 이번 의료분쟁조정 강제 개시 법안 역시 위의 앞선 졸속 입법 법안들과 같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말로만 국민들을 위한다고 하지 말고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기초적인 행동부터 실현에 옮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본과 원칙에 어긋나는 졸속 입법이나 선심성 입법은 발의해서도 안 되고, 이를 통과시켜서도 안 된다.

 

따라서 본 회는 이번 의료분쟁조정 강제 개시 법안의 철회를 국회에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며, 만약 본 회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회가 이 법안의 통과를 추진하려고 한다면 법안 주도 국회의원들의 낙선 운동을 포함한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임을 경고한다. 또한 법안 통과로 인해 발생할 국민 건강의 위해와 대한민국 의료 붕괴의 책임은 국회와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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