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1일부터 새 약가 산정 패러다임인 '약가유연계약제'가 전면 도입된다.
15일 약가당국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개정된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보건복지부령 제1171호)'에 따라 신약 등 고가 의약품의 환자 접근성을 높이고, 국내 개발 약제의 대외 경쟁력을 강화하는 제도가 전면 시행된다.
기존의 약가환급(위험분담제) 에서는 환자가 약제비를 전액 또는 일부 선결제한 뒤 본인부담금을 사후에 환급받아야 했다. 약가유연계약제는 원천 해결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가 약제 가격을 두 가지로 분리해 계약토록 하고 있다.
이는 대외 공식 명목상 가격인 '상한금액표 금액'과는 별개로, 실제 요양기관이 약제비를 산정하고 심사·지급받는 기준인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이중으로 설정한다.
이에 따라 일선 병·의원과 약국은 환자에게 약제를 처방할 때 반드시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기준으로 단가를 수납하고 급여를 청구하며, 환자 역시 처음부터 인하된 기준 금액으로 본인부담금을 결제하게 되어 사후 환급 신청 절차도 사라진다.
제도 적용 대상은 '약사법'에 따른 신약 및 자료보호의약품, 재심사기간 부여 의약품 등을 비롯해 희귀의약품,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 등으로 폭넓다.
그러나 기존 규정에 따라 이미 제조업자가 이행할 조건(위험분담제)이 부과된 약제는 중복 적용을 피하기 위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새 제도는 제약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사들은 그동안 건강보험 등재 과정에서 약가를 인하할 경우, 해외 진출 시 타국이 이를 근거로 수입 단가를 깎는 '글로벌 참조가격제'의 함정에 빠져 신약 출시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새 규정으로 대외 고시가('상한금액표 금액')를 높게 방어하면서도 국내에는 이면의 합의 가격으로 유연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되어, 글로벌 시장 수출 경쟁력 확보와 국내 R&D 생태계 유지라는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게된 것 이다.
약업계는 "이번 약가유연계약제로 명목상 고시가를 대외적으로 방어할 수 있게 돼, 글로벌 시장 진출과 R&D 재투자라는 선순환 구조를 자신 있게 그릴 수 있게 됐다"고 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약품 유통업계는 요양기관 납품 시 향후 약제비 청구 기준이 되는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유념해 유통 단가를 관리해야 한다.
요양기관도 분기별 구입 가중평균가격이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초과하더라도, 최대 상한선인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최종 구입 약가로 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약제관리 당국은 이달 18일부터 요양기관 및 청구 S/W 업체들이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변경된 방식의 약가파일 사전 제공한다. 필수 관계자들은 요양기관 업무포털에서 공동인증서 로그인을 거쳐 고시가('상한금액표 금액')를 확인할 수 있다.
이후 21일 오전에는 실질적인 처방 및 청구 기준 가격이 전면 반영된 실제 약가파일이 요양기관 업무포털에 공식 배포돼 본격 가동을 돕는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요양기관이 대외적으로 환자나 국민에게 약가 정보를 안내할 때에는 심사평가원 누리집에 공개된 명목상 기준만을 활용해야 한다"면서 "인가자에게만 한정 제공된 '별도합의 상한금액'이 약제비 산정 외의 용도로 쓰이거나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