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탈모·흉터 없는 피부 재생 실마리, 태아 피부에서 찾았다”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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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 오믹스 분석으로 탈모 극복 핵심 표적인 ‘입모근’의 잠재적 전구 세포 규명...쥐-사람 피부 발달 시계 일치 확인

흉터 없는 온전한 피부 재생과 탈모 극복을 위한 중요한 실마리를 국내 연구팀이 태아 피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찾아냈다. 연구팀은 피부 세포가 형성되는 과정을 포괄적으로 분석해 정밀한 ‘피부 발달 지도’를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그림1] 다중 오믹스 기반 피부 발달 지도 및 종 간 비교 모식도. 쥐의 피부 발달 과정을 정밀 추적한 뒤 사람 태아 데이터와 교차 검증해, 두 종 간에 매우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공통 피부 발달 타임라인이 존재함을 확인한 전체 연구 흐름도
[그림1] 다중 오믹스 기반 피부 발달 지도 및 종 간 비교 모식도. 쥐의 피부 발달 과정을 정밀 추적한 뒤 사람 태아 데이터와 교차 검증해, 두 종 간에 매우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공통 피부 발달 타임라인이 존재함을 확인한 전체 연구 흐름도

흉터 없는 온전한 피부 재생과 탈모 극복을 위한 중요한 실마리를 국내 연구팀이 태아 피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찾아냈다. 연구팀은 피부 세포가 형성되는 과정을 포괄적으로 분석해 정밀한 ‘피부 발달 지도’를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연구팀은 이 지도를 활용해 탈모 치료의 핵심 표적인 입모근(털세움근, APM)의 ‘잠재적 전구 세포’를 새롭게 확인했다. 나아가, 입모근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임신 17주차 무렵부터 사람 피부의 유연한 재생 능력도 상실되기 시작할 수 있다는 중요한 단서를 확보했다. 이는 결국 탈모와 흉터 극복의 실질적인 해결책이 다 자란 성인이 아닌, 재생 능력이 온전히 보존된 ‘임신 17주 이전의 아주 이른 초기 태아’ 피부에 있다는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팀(이한재 임상강사)과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김종일 교수 공동 연구팀은 발달 중인 쥐 피부의 분화 과정을 추적하고, 이를 사람 태아 피부 자료와 비교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어른의 피부나 모낭이 재생될 때는 태아 시절의 발달 과정이 비슷하게 재현된다. 따라서 온전한 피부 재생이라는 난제를 풀려면 태아의 발달 과정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단순 유전자 발현 확인에 그쳐, 유전자가 작동하도록 DNA 구조가 개방되는 핵심 기전인 ‘염색질 접근성(Chromatin accessibility)’ 연구가 미흡했다. 

연구팀은 단일 세포 수준의 전사체·염색질 통합 분석인 ‘다중 오믹스’ 기법으로 이 한계를 극복했다. 피부 세포 분화가 결정되는 쥐의 태아 시기(임신 13.5일차)부터 출생 직후(생후 4일차)까지를 정밀 추적해 ‘피부 발달 지도’를 구축한 것이다. 

가장 큰 성과는 탈모 치료의 핵심 열쇠인 ‘입모근’의 기원 세포를 발견했다는 점이다. 입모근은 모낭에 부착되어 잠든 모발 줄기세포를 깨우는 중추적 역할을 하며, 임상에서 탈모 환자의 모발 재생 여부는 이 근육의 보존 상태에 크게 좌우된다. 그동안 명확한 발생 기전을 알지 못했으나, 연구팀은 다중 오믹스 분석을 통해 피부 상층부의 특정 세포인 ‘상부 섬유아세포’가 입모근의 잠재적 전구 세포임을 새롭게 규명했다. 특히 이 세포 내에서 상위 유전자인 Mef2c가 활성화되면 하위 유전자인 Myocd가 연쇄 촉진되며 입모근으로 분화한다는 핵심 기전을 입증했다.

[그림2] 입모근 분화의 핵심 유전자 경로 및 종 간 발달 상응 시점. 상부 섬유아세포의 잠재적 입모근 분화 경로(Mef2c-Myocd)와 두 종 간 발달 상응 시기(사람 임신 17주=쥐 생후 0~2일차)
[그림2] 입모근 분화의 핵심 유전자 경로 및 종 간 발달 상응 시점. 상부 섬유아세포의 잠재적 입모근 분화 경로(Mef2c-Myocd)와 두 종 간 발달 상응 시기(사람 임신 17주=쥐 생후 0~2일차)

또한,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쥐의 상부 섬유아세포가 특정 조직으로 ‘성숙(분화)’하는 생후 2일차 무렵, 재생 능력을 상실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세포가 입모근 등 자신이 맡을 고유한 역할을 위해 고도로 성숙해지면, 역설적으로 상처를 흉터 없이 복구하던 초기 태아 시절의 유연한 재생 잠재력은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결정적 시기가 사람의 발달 단계에서는 언제인지 확인하기 위해 두 종의 피부 발달 지도를 대조 분석했다. 

그 결과, 두 종의 피부 발달 단계는 매우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특히 입모근이 본격 형성되는 갓 태어난 쥐(생후 0~2일차)와 임신 17주차 사람 태아의 피부가 세포 성숙도 측면에서 밀접하게 일치했다. 사람 태아 피부에서도 쥐와 동일한 입모근의 기원인 ‘MEF2C 발현 상부 섬유아세포’군이 발견되는 등 핵심 피부 조직이 형성되는 시기와 흐름이 두 종 간에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향후 흉터 없는 상처 치유와 탈모 극복을 위해서는 재생 능력을 잃기 전인 ‘임신 17주 이전’의 초기 태아 단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권오상 교수(피부과)는 “다중 오믹스 분석으로 탈모 치료의 핵심인 입모근의 기원을 규명하고, 쥐와 사람의 피부 발달 궤적이 일치함을 입증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이번에 구축된 종 간 ‘피부 발달 지도’는 향후 온전한 모낭 재생 및 흉터 없는 상처 치유 등 재생 의학을 사람에게 직접 적용하는 탄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과제 및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실험 및 분자 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IF: 12.9)’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이한재 임상강사,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김종일 교수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이한재 임상강사,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김종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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