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가 보디빌더? 을지대병원 수련환경 개선의 결과

봉예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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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24시간 병원 붙박이던 전공의는 옛말, 이제 자기개발에도 힘써요!”

 

대학병원 전공의가 보디빌더로 활약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인 을지대학교병원 내과 안호찬(사진) 전공의는 보디빌더로 벌써 두 번의 대회를 치렀다.

 

대학 시절부터 취미로 운동을 즐겨했던 안호찬 전공의는 지난해 인턴 과정 중 체중조절에 완벽히 실패해 20kg 증량을 경험했다. 거울 속 달라진 안 전공의의 모습은 내분비질환 전공을 꿈꾸던 의사로서의 모습마저 위협하기에 이르렀다는 후문이다.

 

안호찬 전공의는 “비만이 당뇨나 고혈압 등 각종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의사로서 환자에게 떳떳하게 ‘체중감량’ 혹은 ‘식단조절’ 등의 치료법을 제시할 수 없을 것 같아 내가 먼저 실천해보고자 몸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몸을 혹사시키거나 해치지 않는 선에서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해 그야말로 ‘건강하게’ 살을 뺐다. 그리고 2019년 새해 무렵, 그의 열정을 눈여겨본 트레이너의 추천으로 안 전공의는 본격적으로 ‘보디빌더 의사’의 길을 걷게 됐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공의에게 개인시간이란 언감생심 꿈조차 꿀 수 없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잠깐의 휴식시간이 생겨도 의국이나 기숙사, 혹은 병원 근처에서 긴장 속에 보내야 했고, 그마저도 취미활동을 하기 보다는 피곤을 쫓고 밀린 잠을 청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 특별법)에 따라 주당 근무시간이 80시간으로 제한됐으며, 16시간 이상 연속 근무할 경우 10시간 이상 휴식시간을 부여하게 됐다. 덕분에 안호찬 전공의에게도 도전할 수 있는 기회와 여유가 생겼다.

 

안 전공의는 “전공의 특별법이 잘 지켜지고 있기 때문에 퇴근 후 운동할 시간이 충분히 있다. 병원 내 운동의학센터에서도 짬 날 때마다 운동을 했고, 일정이 여의치 않은 날에는 도시락을 챙겨 다니며 몸 관리를 해왔다”고 말했다.

 

또 안 전공의는 “퇴근 후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다 보니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전공의로서의 역할에도 더 충실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안호찬 전공의는 지난 3월 ‘피트니스스타 아마추어리그’와 4월 ‘2019 머슬마니아’ 대회에 출전한데 이어 현재는 오는 7월에 있을 대회를 준비하는 등 점차 도전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안 전공의는 “이제는 단순히 체중감량이 아닌 대회 입상, 더 크게는 삶의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을지대학교병원 신종호 교육수련부장은 “여느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전공의들에게도 ‘워라벨(Work-life balance)’ 중시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병원 차원에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평소 환자진료와 의학공부에 있어서도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안호찬 전공의의 멋진 도전을 응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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