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엠디뉴스 창간 17주년 2집 특별기고]
■ 이범진 아주대학교 직전 약학대학장. AASP 아시아약학연합 회장
〈※사이언스엠디뉴스 / 6월 21일자 3, 4, 5면 게재〉
글로벌 신약창출 연구개발비 4,300만$→29억$ 투자 필요
민.관 불문 “신약개발 투자 전략 새 패러다임으로 접근을”
고액 투자면 “성공?”...‘후보’ 임상에만 1000~2000억 소요
〈전문〉
국가의 미래는 많은 과학 기술이 집적-융합되어 ‘가치’를 창출, 성장한다. 이런 점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연구개발(R&D) 투자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다행히도 우리 정부는 GDP 대비 약5%를 목표로 지속적인 R&D 투자를 촉진한바 있으며, 심지어 과학기술부의 위상을 ‘부총리격’으로까지 격상시킨바 있다. 올해 정부와 민간 투자액을 합친 총 R&D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64%(89조원)로, 이스라엘(4.94%)에 이어 세계 2위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5위 이다. 물론 총연구개발비 투자 중 77%인 68조 5000억원이 기업 등 민간에서 이뤄졌으며, 이는 민간 투자액 비중에서 일본(79%)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며, 또한 R&D 종사자(풀타임 연구원) 수는 43만 690명으로 세계 5위로 정부의 연구개발비 투자 정책은 매우 성공적이라 자부할 만하다.
〈본문〉
우리나라 민간 연구개발비 투자는 대부분 기업이고, 대기업 중심(약50%), 제조업(약88%)이 차지하며, 신약개발에 대한 질적 R&D 투자는 상대적으로 낮다.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팬데믹 환경에서 자체 백신을 만들지 못함은 미래 거대 시장인 헬스케어 및 바이오산업에 대한 연구개발비 투자가 매우 취약함을 알수 있다.
그 이유는 신약개발과 바이오산업에 대한 연구투자 현황을 보면 알 수 있다. 최근 9년(2011~2019년)간 정부의 신약 개발에 정부 예산은 총 2조 8140억 투입되었으며, 연평균 3127억원 수준으로 신약개발 연구 단계별로는 인프라, 후보물질도출 및 최적화, 비임상 순으로 집중 투자됐다.
질환별로는 ▶종양질환(혈액암 포함), ▶감염증, ▶면역계질환, ▶퇴행성뇌질환, ▶혈관질환, ▶내분비, ▶희귀병, ▶호흡기, ▶근골격계, ▶소화기계, ▶정신질환과 ▶비만으로 약 30%가 압도적으로 종양-암 관련 질환에 집중 투자되었다.
그러나 약 33개의 국산신약의 연매출은 초라하기 그지없고, 글로벌신약으로 가는 길은 아직은 요원하다. 사상 최초로 법부처정주기신약개발 사업이 정부 3개부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출범 당시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가 부처 경계를 허물고 R&D 투자를 통해 10년간 1조600억원(정부 5300억원, 민간 53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신약 10개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상업화 단계까지 신약 개발 전주기를 지원하는 최초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바 있다.
9년간의 이 활동은 종료됐지만 ‘글로벌 신약 10개 배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지원 예산도 당초 계획에 못 미쳤음은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다시 올 1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출범, 2030년까지 10년간 국비 1조4천747억, 민간 7천11억원 등 총 2조 1천758억원을 투입, 유효·선도물질과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비임상, 임상1·2상, 사업화 등 신약 개발 사업을 지원하여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신약을 창출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의 신약 승인 4건과 글로벌 기술이전 60건 등을 목표로 후보물질 발굴과 임상 연구과제 기획·평가·관리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보다 공격적인 신약개발 전략과 연구개발비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제는 4차산업 혁명시대와 빅데이터 AI등이 집중 연구되고 투자되는 환경에서, 미래 헬스케어 산업과 글로벌 신약 개발을 놓치면 미래가 없다.
특히 약 1경의 글로벌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신약개발 연구에 대한 기존의 전통적 방식의 연구개발 투자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효용성에 의구심이 든다. 특히 연간 3000억 규모의 투자비로 글로벌 신약으로 가고자하는 것은 미래에의 작은 울림에 불과하다.
한국, GDP서 R&D 4.64%... 이스라엘(4.94%)이어 세계 2위
정부.민간 투자불문 신약창출 성패는 자금력-지속성에 달려
2011~2019년 정부 총 2조 8140억 분산지원 뚜렷한 "성과無"
보통 신약 개발에 드는 비용은 실패 시 비용, 승인 후 발생되는 추가 연구비용 그리고 투자에 따른 기회비용 등을 모두를 포함시켜 계산할 때, 최저 4,300만$에서 최고 29억$의 연구개발비가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대부분 신약 개발 과정에서 성공할지 불확실한 하나의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에 최소 1000억~2000억원의 개발비가 투여되기 때문에 그만큼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신약 개발은 불가능하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하여 최근 연매출 1조원의 제약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글로벌신약의 ‘규모의 경제’의 한계로, 어느 정도 초기임상과 검증을 마친 뒤 수출한다.
신약후보물질이더라도 실제 신약 개발로 연결되는 확률은 20~30% 수준이고 기술수출된 신약후보물질의 70~80%는 임상 실패 등으로 중간에 반환될 수밖에 없다.
결국 신약개발의 전과정을 완주한 대한민국 글로벌신약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 이다. 작년(2020년) 경우 K바이오 신약후보 물질의 기술 수출이 계약 반환 및 파기로 8조원을 날아갔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연구개발비 투자 전략과 신약개발에 대한 미래 연구 방향에 대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신약개발 연구개발 투자 전략 정리]
1. Package deal (PD) 전략
신약 개발과정의 리스크는 개발 전체 단계에서 매우 다양하며 어느 한가지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결국 실패한다. 실례로 임상시험 단계에서 신약의 효능, 부작용 등에 대한 검증과 개발된 신약이 기존 약품보다 효능과 가격에서 우수한지 등 다양한 투자비용 대비 이익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또한 의약품의 불순물 검출이나 지정된 품질 기준을 벗어나면 곧바로 허가 취소의 핵심 요소가 되어 애써 개발한 신약이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어 의약품 품질의 고도화도 핵심이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신약개발 연구전략은 후보물질의 도출, 비임상 및 임상연구 순으로 집중 단계별로 진행하고 투자되고 있는 ‘직렬연결식’ 이다. 정부나 회사는 개발 기술이나 질환에 따라 매우 다양한 연구개발 요소들을 병렬식 PD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투자하면 성공확률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
2. 가상공조전력(Vitual Professional Networking/VPN)
신약개발은 수많은 연구개발 인자들이 연계되어 있는 복잡한 과정이며, 연구중간에 끊임없는 Go/No Go 결정이나 단계별 위험인자 관리등 많은 요소들을 고려하여야한다. 따라서 글로벌 수준의 신약개발 전주기 과정에서 실타래같이 얽혀있는 신약개발 전주기 요소들을 국내 제약회사 단독으로 진행하거나 연구개발을 이끌 수 있는 전문적 인재의 확보에도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신약개발연구에서 특정 분야 최고의 전문연구자와 인허가 담당 규제기관에 최고의 심사풀이 없다면 글로벌 신약으로 가는 길은 험할 것이다.
이는 개발비의 증가와 허가 기간이 늘어나 성공해도 ‘성공한 글로벌 신약’이 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국내제약사가 흡입제 개발연구 과정에서 GLP기관이 1개밖에 없고 규제기관의 인허가 담당 심사자도 매우 취약하여 수년간 연구 진행에 난항을 겪은일이 있다. 따라서 신약개발 전문기관들과 정부가 상호 연계하는 가상적통합인재풀(Virtually integrated human resources pool) 모델을 구축에 연구개발비를 일정부분 투자할 필요가 있다.
3. 미국과의 공조 활용
상대적으로 영세한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신약으로 성공하려면 소요되는 비용과 기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하지 않으면 안된다. 상대적으로 미국은 전세계 신약 매출의 50%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고 글로벌 스탠다드 신약개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들과 FDA라는 최고의 규제기관이 있다.
신약이 미국 FDA 허가를 통하여 시장 진출의 물꼬를 트면 계속하여 중남미 아세안 등 다른 해외 지역으로의 수출 교두보 역할도 수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글로벌 수준의 신약 허가 규제와 법제의 조화를 리드하고 있는 미국과의 공조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글로벌신약으로 가는 중요한 K 바이오 산업의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의 한 ‘축’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4. 집중 투자 연구 분야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십년의 성공 사례를 볼 때 정부가 미래 산업의 발전과 먹거리 창출을 위하여 인프라와 재정 투자로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거대 시장의 바이오와 제약산업이 상대적으로 영세하고 글로벌 신약이 취약한 이유는 정부 연구개발비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낮고 우선 순위없는 나눠주기식 연구개발비 투자라 생각한다.
정부 예산의 연구개발비 투자 규모는 세계 수준이지만 바이오헬스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핵심기술 및 미래기술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어느 정도 자생력이 확보되면 다음 순위의 연구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바야흐로 차세대 바이오헬스 기반 기술에 대한 국가적 연구개발을 통하여 K바이오가 향후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연구개발 투자를 기대해 본다. 아래 내용은 본 집필자가 향후 집중 투자 연구개발 우선 순위를 제안한 것이다.
5. 백신바이오 연구 허브 구축
먼저 속도와 효율성 면에서 우수한 mRNA 관련 백신 개발에 대한 투자이다. 유일하게 국내에 ‘유엔국제백신연구소’를 보유한 대한민국. 조금 늦었지만 국내산 첨단 백신 보유는 필수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려도 끝까지 연구 개발을 완주할 필요가 있다. mRNA 백신 플랫폼은 코로나19등 감염병 분야에만 적용 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 암이나 다른 만성질환 영역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기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또한 비영리 범용백신이나 독감백신/코로나 백신 등 Dual백신 연구도 매우 의미있는 연구개발 투자 분야가 될 것이다.
6. AI와 빅데이터 기반 신약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개발비 투자도 중요하다. 신약 개발은 성공확률도 중요하지만 개발속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AI와 빅데이터 기반 신약연구개발 투자는 새로운 약물과 재료 발굴 가속화 및 시간 및 비용 절감의 핵심이 될 것이다. 그러나 양질의 데이터가 AI의 핵심이기 때문에 데이터의 활용 규제의 벽을 낮추어야 하며 특히 오랫동안 쌓인 EMR 진료기록이나 건강보험 공공데이터의 편향을 걸러내고, 과거의 모든 실험 결과 분석을 통한 새로운 약물 분자 및 소재 발굴 기술에 활용되는 AI 기반 기계 학습알고리즘과 양질의 데이터의 표준화와 분석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을 양성하여 다양한 미충족 요구사항들을 발굴하고 신약개발의 전략으로 활용하여야한다.
신약개발에서 AI의 할용은 새로운 신약의 타겟발굴과 임상 시험 기간 단축을 포함한 경비 절감과 다양한 연구 개발 Risk 인자를 감소하는데 활용될 것이다.
4차산업 혁명시대, 빅데이터-AI 등 활용중시 투자 바람직
헬스케어 산업-글로벌 신약 개발 놓치면 우리에게 미래없다
글로벌 시장 규모 ‘1경’ 전통방식 연구-개발로는 탈락 못면해
7. 희귀의약품 연구 개발 투자
희귀질환은 국내기준 유병인구(환자 수)가 2만명 이하인 질환으로 기존 대체의약품보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개선돼야 지정될 수 있으며 주로 급성골수성백혈병, 비호지킨성림프종, 낭포성섬유증 등을 치료하는 데 국산 희귀의약품이 제2의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희귀난치성 질환을 공공보건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 희귀의약품은 ‘블루오션’으로 5년내 시장이 2배 확대 될 것으로 기대되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
8. 디지털 의약품
디지털치료제란 질병의 예방∙관리∙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고품질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게임을 약처럼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입이 아닌, ‘머리로 먹는 약’이거나 아빌리파이 Mycite 알약처럼 기존 약물제형에 디지털 기술이 탑재되어 있는 의약품을 말한다.
기존의 먹는 알약이나 주사제와 같은 인체에 흡수되는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미충족 의료영역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미래 노인시대와 개인맞춤형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의약품과 IT의 융합을 통해 표적 부위에 약물을 정확하게 전달하거나 질병의 상태, 환자의 복약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함으로써, 질병의 진단 및 치료 효과를 재고한 신약개발연구의 투자는 매우 중요하다.
9.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필요성.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의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그동안 해결하지 못한 질병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개인의 몸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군의 정보 및 이들의 유전정보를 분석하여 다양한 질병의 기전을 파악하고 이를 활용하여 새로운 신약의 모티브로 개발하고 연구하여야 한다.
10. 오가노이드 기반 생체모사기술
신약개발 과정중 전임상단계에서 동물을 이용한 약효 및 독성 평가는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그러나 동물실험 데이터가 임상실험과 직접적인 관련성 여부 그리고 동물에 대한 생명존중의 사회적 환경이 반영되면서 동물실험 대체 기술이 신약개발연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커지게 되었다.
줄기세포, 3D 프린팅기술 융합 등을 통해 제작된 오가노이드를 이용하여 복잡한 생체시스템(순환계, 신경계, 소화계, 개체전체 등)을 모사하며, 기초연구, 신약개발, 장기대체 치료법에 이르기까지 인간화 모델 시스템에서의 효과적인 연구로 신약개발의 속도와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지금까지 기술한 연구개발외에 향후 추가 연구개발 투자 분야를 기술하면 뇌질환 치료기술, 세포유전자 치료기술, 이미징신약, 개인맞춤형 신약을 들 수 있다. 우리는 신약이라고하면 새로운 물질 후보에 주력한다. 그러나 글리백이나 비아그라와 같은 혁신신약 개발은 십수년만에 한번씩 나오는 것으로 그리 쉬운일은 아니다.
다양한 인프라 투자와 연구 및 인허가 심사 전문인력과 학문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많은 임상적 유용성과 치료 안전에 대한 피어리뷰논문이 많이 밑받침되어야 대한민국을 넘어 진정한 글로벌 신약이 될수 있다.
이게 어렵다면 mRNA라는 기존 물질을 새로운 개념의 백신 개발을 위한 POC(Proof-of-concept)로 정립하고 LNP(Lipid nanoparticle) 제제 기술을 접목하여 수억의 생명을 구하고 기술료를 수십조를 실현한 mRNA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있으며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함께 이 연구를 리드하고 결혼식 당일에도 일에 몰두했던 터키계 이민 2세 과학자 부부, 우구르 사힌(55)과 외즐렘 튀레지(53) 바이오엔테크 창업자의 신약배라연구에 대한 오랜 집념을 상기하였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