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과학회, '자살 예방대책 실패' 지난 4년동안 자살률 감소안해

봉두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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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인구 10만 명 당 24.3명에서 2020년 24.6명, 중간에는 오히려 증가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공약 중 자살예방대책은 주요 정책이었다. 취임 초기부터 자살예방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였지만 지난 4년 동안 자살률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문대통령 취임 전 2016년 가을에 우울증과 자살예방에 관한 국회 토론회가 2회 열렸었다. 당시에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과장, 사무관, 자살예방-정신건강 관련 사무관 등이 참석했었다.
 

두 번 다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 규제의 폐지를 요구하는 정책토론회였다. 토론회에서 자살률을 줄이려면 안전한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을 폐지하여서 한국의 모든 의사들이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외국의 연구논문들을 보여주면서 간절하게 요청하였고, 게다가 일본과 홍콩의 정신과 의사 2명이 참석하여서 이 악성 규제의 폐지를 요구하였다. 당시 참여한 학회는 대한내과학회, 대한소아과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가정의학회, 대한신경과학회, 대한통증의학회. 대한뇌전증학회, 대한재활의학회 8개 전문과학회들이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4대 신경계 질환(치매, 뇌졸중, 뇌전증, 파킨슨병)에 대하여만 SSRI 처방 제한을 풀었고, 95% 이상의 대부분 질환들에는 계속 SSRI 항우울제의 처방을 제한하였다.

 

▲ 2016년 10월 12일 세계자살예방의 날에 열린 국회토론회.
심상정, 이종걸, 윤소하의원 주최로 8개 전문 학회들이 각 전문과 환자들의 우울증과 자살 현황에 대하여 발표하고, 공동으로 SSRI 항우울제 처방제한의 폐지를 강력하게 요청하였다. 오른쪽 사진의 가운데 여성이 보건복지부 사무관이다.


결국 문재인정부의 자살예방대책은 가장 중요한 SSRI 항우울제 처방제한의 폐지를 통한 우울증 치료율 향상 노력을 배제하였다. 아래 자살률의 추이는 그동안의 자살예방대책의 실패를 여실히 보여 준다.

 

▲ 한국의 자살률 추이

 
취임 초기 2017년의 자살률이 24.3명이었는데 2018, 2019년에는 오히려 증가하였고, 2020년에도 24.6명으로 전혀 변하지 않았다. 자살자 수는 지난 4년 동안 하루에 약 38명으로 총 52,950명에 달한다.
 

자살한 사람들 중 75%가 3달 이내에 여러 가지 신체 증상(두통, 어지럼증, 피로감, 불면증, 통증 등)으로 병의원을 방문하는데 이 때 의사가 우울감과 자살생각에 대하여 물어보았다면 예방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자살 원인의 90%를 차지하는 우울증의 치료율이 증가하지 않는데 어떻게 자살률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는가. 정부는 SSRI 항우울제 처방제한 규제는 그대로 두면서 밑 빠진 독에 물(세금)을 붓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하여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나. 현재 배제되어있는 10만 명의 비정신과 의사들을 포함하는 자살예방대책의 전면적인 수정이 꼭 필요하다.


미국, 호주,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여러 나라들에서 SSRI 항우울제 사용량의 증가에 반비례하여 자살률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보고가 줄을 이었다.

 

▲ 노르웨이에서 SSRI 항우울제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자살률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논문. SSRI 항우울제 사용량 증가는 바로 자살률을 감소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 호주에서 15세 이상을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살률 변화와 항우울제 사용량을 비교한 결과 SSRI 항우울제의 사용량이 높을수록 자살률이 유의하게 감소함을 보였다. *DDD: 인구 1000명당 항우울제 하루 사용량 (BMJ. 2003 May 10; 326(7397): 1008.)
 

한국 외에 전 세계 어느 나라도 SSRI 항우울제 처방을 제한하지 않는다. 더욱이 항우울제는 남용, 의존성 위험이 높아서 정부가 관리하는 마약성 진통제, 각성제, 안정제, 진정제 (남용/의존성 정도에 따라서 1, 2, 3, 4, 5등급으로 분류됨)에 속하지 않는 안전한 약이다.


한국의 모든 의사들은 2등급의 가장 위험한 마약성 진통제도 처방할 수 있는데 왜 매우 안전한 항우울제를 처방하지 못하게 하나. 더군다나 우울증 보다 치료가 훨씬 더 어려운 양극성장애(조울병), 조현병, 알코올중독 등에 사용하는 향정신성 약들에도 처방 제한이 없다. 


한국 정부만 전 세계적으로 자살예방의 효과가 확실하게 확인된 SSRI 항우울제에 눈과 귀를 닫아버렸다. 대한신경과학회와 대한가정의학회가 10여 년 전부터 여러 차례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의 폐지를 요구하였고, 더욱이 2013년 한국을 방문한 영국의 수잔 오코너 OECD 자문관(정신과 의사)은 한국의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에 크게 유감을 표하였고, 이런 잘못된 규제는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다고 지적하면서 신속한 폐지를 강력히 요구하였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무시하였으며, 그 후 지금까지 한국의 낮은 우울증 치료율과 높은 자살률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미국은 모든 의사들이 SSRI 항우울제를 자유롭게 처방하고, 이에 더하여 교육을 받은 간호사들도 처방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 의사는 처방할 수 없다. 비정신과 의사들의 SSRI 항우울제 처방 규제는 국민과 의사들의 치료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명백한 헌법 위반이다. 


한국의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이 빨리 폐지되어야 우울증 치료율이 증가하고, 자살률이 감소할 수 있다. 정부는 자살 예방의 효과가 없는 곳에 너무 많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은 지난 5년 동안 OECD 최저였고 작년까지 전혀 향상되지 않았다.

 

▲ OECD 항우울제 사용량 나라별 비교 (2015년, 2020년)
한국은 2015년에 20 DDD로 OECD 최저이었고, 2020년에도 23 DDD로 OECD 최저이다. 지난 5년간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X-축은 DDD(defined daily dose):   인구 1000명당에 하루 항우울제 사용량 (우울증 치료율을 반영함)


한국 정부가 전체 의사의 4%(정신건강의학과)만 우울증 치료를 할 수 있게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의사들이 모두 우울증 치료에 매진하는 미국, 유럽, 일본 등 타국과 같이 우울증 치료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자살률을 낮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국민들의 혈세를 쏟아 부어도 우울증 치료율의 향상 없이는 자살률을 낮추지 못한다. 대부분의 자살하려는 사람들은 스스로 자살예방센터를 찾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우울증, 절망감으로 인한 여러 가지 신체 증상(소화불량, 두통, 어지러움, 가슴답답, 가슴두근거림, 피로, 통증 등)으로 내과,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등 1차 의료기관을 찾는다. 이 때 우울증과 자살생각을 물어보고 우울증 치료 또는 자살예방 노력을 해야 한다. 자살생각을 물어보기만 해도 3명 중 한명이 자살을 포기하고, 이야기를 조금만 들어주면 50% 이상이 자살을 안 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SSRI 항우울제 처방제한 규제로 인하여 10만 비정신과 의사들은 대부분 환자들에게 우울감, 자살생각을 물어보지도 않는다.


한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단 한 번도 전체 의사,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우울증이나 자살예방에 관한 교육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일부 의사들은 우울증과 자살은 자기네만의 영역이라고 주장하면서 10만 비정신과 의사들을 배제하고 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복지부는 여기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 하루에 38명이 자살로 죽고 있는데 말이다. 자살은 10-30대 사망 원인의 1위이고, 40-50대 사망 원인의 2위이다. 잘못된 보건정책으로 국민들이 죽고, 나라가 무너지고 있다.


한국 국민은 정신건강 보건당국의 비정신과 의사들에 대한 배타적인 정책으로 우울증과 자살에 대하여 무지한 상태가 되었다. 우울증은 정신과 신체 활동, 의욕을 떨어뜨리고, 즐거움과 희망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당연히 결혼과 출산율에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 1억원을 주어도 우울하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게 된다.   


한국 정부가 진작에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의 폐지 요청에 귀를 기울였다면 지난 4년 동안 수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지금도 하루에 자살로 38명의 아까운 생명을 잃고 있다. 이를 계속 방치한다면 세월호 사건 보다 훨씬 더 나쁘다. 의사로서 속이 타들어가고 잠을 잘 수가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복지부는 일부 의사들의 비상식적인 주장에 휘둘리지 말고, 국민의 생명과 우울증 치료를 자유롭게 받을 수 있는 기본권을 지키기 위하여 SSRI 항우울제 처방제한을 빨리 폐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긴급명령권을 발동하여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란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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