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 앞둔 의대생, 이 ‘AI’로 실기시험 준비했다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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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대 졸업반 중 테스트 참여한 학생 42명, 전원 합격

환자 역할을 맡은 연기자를 통해 치르는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준비를 위한 AI가 개발됐다. 

사진 : 왼쪽부터 응급의학교실 박채령 교수,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유승찬 교수·김민성 연구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송지우 학생.
사진 : 왼쪽부터 응급의학교실 박채령 교수,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유승찬 교수·김민성 연구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송지우 학생.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응급의학교실 박채령 교수,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유승찬 교수·김민성 연구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송지우 학생은 음성 기반 AI 모의 진료 플랫폼을 개발해 실제 국가고시를 준비 중인 졸업생들에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결과 대부분의 학생이 자발적으로 플랫폼을 사용하며 시험을 준비한 것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npj Digital Medicine(IF18)’ 최근 호에 실렸다. 

의과대학이나 의학전문대학원 졸업을 앞둔 학생은 필기와 실기로 이뤄진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면허를 받아 의사가 될 수 있다. 실기시험에서는 ‘임상수행능력평가(CPX)’를 통해 실제 임상에서 맞닥뜨릴 55개의 증상을 가진 환자를 제한된 시간 내에 진료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실제 환자를 대신해 일정한 증상과 상황을 재현하도록 훈련받은 ‘표준화 환자’가 활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 방식에는 표준화 환자를 섭외하고, 교수가 현장에서 학생을 감독해야 한다는 점 등에 따른 비용과 인력 문제가 있다. 또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싶을 때 충분한 피드백을 받을 수 없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돼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세의대 연구팀은 음성 기반 AI 플랫폼 ‘CPX-MATE(씨피엑스-메이트)’를 자체 개발했다. CPX-MATE는 ▲연습 상대가 없어도 학생이 AI를 대상으로 직접 대화하며 혼자 연습할 수 있는 가상 표준화 환자 기능과 ▲학생들끼리 역할극을 할 때 대화를 실시간으로 청취해 이를 채점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실시간 평가자 기능에 중점을 뒀다. 

이어 이달 졸업을 앞두고 91차 의사 국가시험을 준비 중이던 연세의대 학생 중 연구 참여 학생 43명에게 AI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결과 97.7%에 해당하는 42명의 학생이 자발적으로 시험 준비에 CPX-MATE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시험 준비 2개월 동안 총 3042회, 누적 745.1시간 동안 CPX-MATE를 사용했다. 1인당 사용 평균은 66.5회, 16시간에 이른다.

CPX-MATE를 활용한 반복 학습의 효과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증상의 환자 케이스를 대상으로 두 차례 모의시험 본 학생들은 첫 번째 성적보다 두 번째 성적이 평균 1.67점 높았다. 특히 환자의 증상과 병력을 묻는 병력 청취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그 결과 CPX-MATE를 사용한 42명의 학생은 전원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학생의 모의 진료 연습을 두고 CPX-MATE가 채점한 결과와 실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채점한 결과는 거의 같게 나타나 AI 플랫폼의 평가 신뢰성도 확인했다. 

박채령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학생들이 교육용 AI 도구를 유용하게 쓰는가에 대한 답을 국내이자 세계 최초로 규명함으로써 AI 시대 글로벌 의학 교육과 평가 방법론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며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유승찬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AI 플랫폼 CPX-MATE를 2026년 92차 의사 국가고시를 앞둔 전국의 모든 수험생에게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동 1저자 송지우 학생은 “CPX-MATE의 기획자이면서 동시에 실기시험 수험생으로 CPX-MATE를 활용했기에 실제 학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향후 후배들을 위해 더 나은 서비스로 고도화하고자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공동 1저자 김민성 연구원은 “실제 유저인 의대생들을 직접 대면하며 받은 피드백을 계속 반영한 만큼 수험생이 최대 효용을 얻을 수 있는 AI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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