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학칼럼, 인천세종병원 정성우 과장(외과)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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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항문에 걸린 느낌, 변비가 아닌 직장류일 수도 있습니다.”

“변이 항문에 걸려 있는 것 같아요.”

“엉덩이를 눌러야 변이 나옵니다.”

“질 쪽을 손가락으로 눌러야 변을 볼 수 있어요.”

“심할 때는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서 변을 꺼낸 적도 있습니다.”

사진 : 외과 정성우 과장
사진 : 외과 정성우 과장

외과 진료실을 찾은 여성 환자들이 배변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흔히 하는 얘기다. 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증상을 ‘심한 변비’라고 생각하고 오랫동안 변비약을 복용하거나 관장을 반복한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그러나 대변이 직장까지 내려왔는데도 마지막 배출이 잘되지 않는다면 ‘직장류 (Rectocele)’를 비롯한 배변 장애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인천세종병원 정성우 과장(외과)은 30일 “변비로 오해받기 쉬운 질환이 직장류”라며 “항문이 튀어나오지 않아도 생기는 배변 장애로, 여성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골반저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직장류는 직장과 질 사이의 지지 조직이 약해지면서 직장 앞쪽 벽이 질 안쪽으로 볼록하게 돌출되는 질환이다. 

임신과 출산, 노화, 만성 변비, 반복적인 배변 시 힘주기 등으로 골반저를 지지하는 조직이 약해지면서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직장류가 단순히 직장이 조금 튀어나온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장 안으로 내려온 대변이 직장과 질 사이의 돌출된 공간에 걸리면서 대변이 항문으로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는 배변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환자들은 “변이 항문까지 온 것 같은데 마지막에 안 나온다”라는 등 일반적인 변비와 조금 다른 증상을 호소한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단순히 변비약을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항문 밖으로 조직이 튀어나오는 증상이 없어 환자가 자신의 문제를 단순한 변비로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항문은 정상이기에 “치질이나 직장탈출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배변할 때마다 심한 불편을 느끼며 ‘질 쪽을 손으로 눌러 변이 나오게 한다’는 등의 특정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정 과장은 “직장류가 있는 경우 직장 앞쪽 벽이 질 쪽으로 돌출되면서 대변이 일시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일부 환자는 배변을 위해 질 쪽을 눌러 돌출된 직장 부위를 지지하거나, 회음부를 압박하는 등의 행동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변을 위해 손을 사용하는 행동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변비뿐 아니라 골반저의 구조적인 문제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직장류가 있다고 해서 모두 수술하는 건 아니다. 증상이 미약한 경우 약물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을 우선한다. 변비가 동반돼 있다면 적절한 약물치료와 함께 식이 및 배변 습관을 조절하면서 증상의 변화를 관찰한다. 

반면, 증상이 심하거나 치료에도 배변 장애가 지속되는 경우 보다 정확한 평가를 실시한 후 수술을 결정한다. 

평가에는 골반저와 직장의 구조, 배변 과정에서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자기공명배변조영술(MR defecography) 등이 활용된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직장류의 형태와 동반된 골반저질환에 따라 처진 직장이나 골반 장기를 정상적인 위치로 복원하고, 지지 구조에 고정하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러한 수술은 복강경이나 다빈치SP 단일공 로봇수술을 이용한 최소침습 방식으로도 시행할 수 있다. 

인천세종병원 정성우 과장(외과)은 “골반저질환 환자들은 부끄러움 때문에 증상을 오랫동안 숨기는 경우가 많다”며 “항문 밖으로 조직이 튀어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골반저질환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배변을 위해 손으로 특정 부위를 눌러야 하고, 평소 ‘밑이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 반복된다면 직장류를 비롯한 골반저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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