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주사제 사용하다 ‘이런 증상’ 나타난다면 ‘급성 췌장염’ 의심해야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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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삼성병원, 한번 발생하면 치명적일 수 있는 ‘급성 췌장염’의 전조 증상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최근 체중 감량과 혈당 관리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GLP-1 유사체 주사제가 대중화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 관리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발생 빈도는 드물지만 한번 발생하면 치명적일 수 있는 ‘급성 췌장염’의 전조 증상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진 : 소화기내과 이시영 교수
사진 : 소화기내과 이시영 교수

실제로 6만 6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최신 대규모 메타분석에서 GLP-1 주사제 사용 군의 췌장염 발생 위험이 소폭 높게 나타났다. 또한 미국 FDA 이상 사례 보고 데이터를 분석한 약물감시 연구에서는 관련 보고의 약 30%가 투약 첫 한 달 이내, 절반가량이 3개월 이내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되어, 투약 초기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비만 치료제를 투약하면 초기에 가벼운 메스꺼움이나 소화불량을 겪는 경우가 흔해, 복부 불편감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하지만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명치 끝이나 왼쪽 윗배를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면 급성 췌장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그렇다면 왜 GLP-1 주사제 투약 중 췌장염이 생길 수 있는 것일까?

최신 연구들은 약물 자체의 직접적인 췌장 손상보다 ‘급격한 체중 감소’에 주목한다. 체중이 빠르게 빠지면(주당 1.5kg 이상) 간에서 콜레스테롤 분비가 늘어나는데, 동시에 식사량이 줄면서 담즙 분비와 담낭 운동이 함께 감소한다. 여기에 GLP-1 주사제가 담도 운동을 추가로 둔화시키면서 담즙 찌꺼기(슬러지)와 담석이 만들어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고, 이 담석이 췌관을 막으면 급성 췌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이시영 교수는 “췌장염은 똑바로 누웠을 때 배가 팽팽해지며 통증이 악화하고, 몸을 앞으로 웅크릴 때 통증이 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며 “특히 통증이 배에만 한정되지 않고 옆구리나 등으로 뻗어 나가는 방사통이 동반되거나 열과 심한 구토 등을 동반한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교수는 “급성 췌장염은 초기에 발견해 금식과 수액 치료를 병행하면 대부분 회복되지만, 방치할 경우 췌장 세포가 죽어가는 괴사성 췌장염이나 다발성 장기부전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만성 췌장염이나 당뇨병 같은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다만 최신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GLP-1 주사제가 약물군 전체로서 췌장염 위험을 뚜렷이 높인다는 근거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췌장염 병력이 있는 환자 161명을 추적한 연구에서도 약물 투약 후 재발률은 10% 수준으로 일반적인 재발률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재발 원인의 절반 이상이 고중성지방혈증이나 음주 등 약물 외 요인이었다. 따라서 췌장염 이력만으로 약물의 치료적 혜택을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투약 전 고중성지방혈증·담낭 질환·과음·흡연 등 개인별 위험 인자를 미리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투약 중에는 ▲주당 1.5kg 이상의 급격한 체중 감소 ▲지속적인 식욕 부진이나 거의 먹지 못하는 상태 ▲옅은 색(회백색) 변 ▲오른쪽 윗배 불편감이나 팽만감 등이 나타나면 담석이나 췌장염의 전조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며 “체중이 너무 빨리 빠질 때는 약물 용량을 낮추고, 소량이라도 적절한 지방이 포함된 식사를 규칙적으로 유지해 담즙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담석과 췌장염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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