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벌금형...2심, 보령-유한-광동-SK-GC 등 면탈
▲서울 고등법원 청사.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 ), 보령바이오파마, 유한양행, 광동제약, SK디스커버리, GC녹십자 등이 그동안의 백신입찰 담합 의혹에서 벗어났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는 그제(23일)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국GSK 등 6개사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6개 제약사는 2020년 9월 정부의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인 인플루엔자, 자궁경부암, 간염 백신 등 입찰에 참여, 일부 의약품유통업체를 들러리로 세우는 등 담합을 통해 폭리를 취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이들 제약사가 재판에 회부된 건 2020년 공정위의 한국백신에 대한 고발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5월 "한국백신 등 결핵(BCG)백신 수입업체의 의도적 물량 취소로 2016년부터 2년간 영·유아 BCG 백신 물량 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수사에서 검찰은 GC녹십자 등 6개 제약사와 의약품유통업체들이 NIP 사업에서의 추가 담합 의혹을 확인했다면서,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했다.
이에 공정위는 6개 제약사를 고발했고, 작년 7월 과징금 409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담합 의혹 백신은 모두 정부 예산의 NIP로 인플루엔자, 간염, 결핵, 파상풍, 자궁경부암(서바릭스, 가다실), 폐렴구균(신플로릭스, 프리베나) 등 24개 품목에 달한다.
이에 검찰은 공정위 고발 사건-조달청 이첩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 광동제약, GC녹십자 등 제약사와 우인메디텍, 팜월드 등 관련 의약품유통업체를 압수수색 했다.
이의 1심에서는 제약사들과 각사 임원에게 벌금형이 선고된 바 있다.
벌금은 GC녹십자-GSK는 각 7000만원, 보령바이오파마와 유한양행은 5000만원, SK디스커버리와 광동제약 30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해당 제약사 임원 7명에 대해서도 최대 5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부당하다"는 제약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백신 입찰에서 질병관리청 담당자들의 낙찰 압박이 있었다고 봤다.
2심은 "업체들이 들러리를 내세운 것은 경쟁 배제하는 것이 아닌, 백신 적시 공급 필요성에 따른 정부기관 담당자의 압박이 있었다”면서 “신속 입찰을 위해 들러리를 세운 것"으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사전 낙찰가 공모 의혹에 대해서도 “애초부터 가격 형성을 전제하기 어렵다. 이미 수요자의 가격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다, 결국 피고인들의 행위가 각 입찰에서 가격 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한국백신의 대법원 무죄 선고 영향도 2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백신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BCG 백신 담합 의혹을 받아 공정위로부터 고발당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백신은 1심과 2심 모두 무죄 선고를 받은 데 이어 올해 3월 대법원의 판결에서도 '무죄'가 유지됐다.
2심 재판부는 "해당 백신이 공동판매 계약을 맺은 국내 제약사 외에는 낙찰을 받아도 수입할 곳이 없고, 낙찰액은 사실상 정부가 정한 추정 단가에 근접한 금액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공정성 저해 요소가 없다"고 봤다.
유통업체에 대해서는 일부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업체들에 유죄 판결이 난 만큼 공정위의 추가 형사고발 조치는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의약품유통업체 한 대표자는 군부대와 보건소에 공급하는 국가 조달 백신 납품사업을 입찰받는 과정에서 5000억원대 정부 입찰을 방해한 혐의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받았다.
한국백신 한 임원은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보건소와 군 부대 등 국가조달 백신 입찰 과정에서 도매업체의 약품 공급을 돕고 그 대가로 3억8900여만원 상당의 재물 및 재산상 이익을 챙긴 혐의로 지난 2019년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2심)는 집행유예 3년 선고- 3억8900여만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형사소송 2심이 '무죄'로 판단함에 따라 제약사와 유통업체에 부과된 공정위 과징금에 대한 판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사자는 보령바이오파마, 유한양행, 광동제약, GC녹십자, 한국백신판매 등 제약사와 의약품유통업체는 과징금 부과에 불복해 공정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32개 사업자에 대해 시정령과 과징금 총 409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그런데 의약품유통업체의 과징금이 제약사보다 많았다. 25개 의약품유통업체가 부과받은 과징금은 약 300억원으로 전체의 무려 75%를 차지했다.
공정위는 에이치원메디에 115억5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정동코퍼레이션은 43억원,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는 41억원을 각각 부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