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경증질환 첩약에 소요 재정 폭증하고 검증 실종된 첩약 급여화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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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붕괴 위기인데, 검증되지 않은 첩약 급여화에 건보재정 2천억원 투입이 타당한가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는 최근 드러난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의 재정 폭증 사태와 관련하여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한방 첩약에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고 있는 현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정부에 무분별한 한방 건강보험 급여 확대 정책을 즉각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사진 : 의협 건물
사진 : 의협 건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을 통한 2024~2025년 급여비 지급액은 총 1,913억 9천만 원으로, 정부가 당초 추계했던 1,188억 원의 약 1.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실상 예산 통제 기능이 무너진 채 건강보험 재정이 눈덩이처럼 투입되고 있는 상황으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문제는 이러한 막대한 건보재정이 국민 생명과 직결된 중증·필수의료가 아니라, 알레르기 비염·기능성 소화불량 등 경증 질환 중심의 첩약 처방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급 현황을 보면 기능성 소화불량에만 600억 원 이상, 알레르기 비염에도 300억 원이 넘는 건강보험 재정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상·응급의료 등을 중심으로 심각한 필수의료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낮은 수가 구조와 과도한 법적 부담 등으로 인해 필수의료인력 이탈이 가속화되는 등 필수의료 분야 문제 해결을 위한 재정 투입이 시급한 상황임에도, 정부가 한정된 건보재정을 경증질환 중심의 첩약 급여화에 우선 투입하는 것은 정책 우선순위의 심각한 왜곡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첩약 자체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객관적·과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한방 보장성 강화라는 명목으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강행하고 있으나, 객관적 검증 체계가 미흡한 첩약을 건보재정으로 지원하는 것은 사실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과 다를 바 없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원외탕전실 등 한약 조제 및 관리 체계의 부실 문제 역시 심각하다. 보건복지부는 원외탕전실 평가인증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제조와 처방 간 괴리, 사전조제·대량생산, 한약재 안전성·품질 문제, 무자격자 불법조제 등 각종 문제가 복합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점은 의료계뿐 아니라 국회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며,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은 객관적 효용성과 비용효과성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검증도 충분치 않고, 경증질환 중심의 첩약 급여화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이 납부한 소중한 보험료로 조성되는 공적 재원이다. 따라서 그 사용은 국민 건강에 대한 실질적 기여도, 의학적 안전성과 유효성, 비용 대비 효과성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여전히 표준화·객관화·과학적 검증 체계가 미흡하며, 효과 검증과 재정 평가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채 재정 지출만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한특위는 정부에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의 안전성·유효성·효과성 전반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철저한 검증체계를 마련하라. 

둘째, 경증질환 중심의 무분별한 한방 급여 확대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중증·필수의료 분야의 수가 정상화를 비롯한 지원 정책에 건보재정을 우선 투입하라. 

셋째, 과학적 검증과 객관적 근거가 미흡한 한방행위에 대한 급여 확대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건강보험 재정 운용의 원칙과 우선순위를 바로 세워라. 

한특위는 국민 건강과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하는 무분별한 한방 급여 확대 정책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며, 과학적 근거와 국민 안전을 우선으로 한 의료정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26. 6. 1.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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