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머리·목 동맥 벽 찢어져 생긴 뇌경색...재발은 증상 발생 후 첫 1주에 집중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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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7개 병원 환자 711명 분석... 누적 뇌경색 재발률 첫날 8.7%, 1주일 이내 17.4% 두개경부동맥박리, 머리나 목 부위 동맥 안쪽 벽 찢어지는 질환... 50세 이하 젊은 층 뇌경색의 주원인

두개경부동맥박리 환자의 뇌경색 재발은 최초 뇌경색 증상이 나타난 이후 첫 일주일에 집중되며, 재발 위험은 박리가 생긴 위치보다 박리된 혈관의 모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왼쪽부터) 분당서울 신경과 배희준 교수,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홍정호 교수,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장성화 교수.
[사진] (왼쪽부터) 분당서울 신경과 배희준 교수,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홍정호 교수,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장성화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 연구팀(공동 교신저자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홍정호 교수, 제1저자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장성화 교수)은 국내 17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다기관 뇌졸중 코호트(CRCS-K-NIH)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두개경부동맥박리는 뇌로 혈액을 보내는 머리 또는 목 부위의 동맥 안쪽 벽이 찢어지며 혈관 안을 흐르던 혈액이 혈관 벽 사이로 파고드는 질환이다. 혈관 벽 사이에 혈액이 고여 벽이 두꺼워지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는데, 이때 뇌로 가는 혈류가 줄면서 뇌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두개경부동맥박리는 50세 이하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뇌경색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두개경부동맥박리로 인한 뇌경색 재발이 최초 증상 발생 직후에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증상 발생 후 약 1주일이 지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돼 재발 위험이 높은 초기 양상을 포착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시적인 증상 변화와 실제 재발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았다는 한계도 있었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급성 뇌경색 또는 ‘미니 뇌경색’이라 불리는 일과성 허혈발작(TIA)으로 입원한 환자 7만5903명 가운데, 최초 증상 발생 후 7일 이내에 두개경부동맥박리를 진단받은 711명에 대해 뇌경색 재발 양상을 1년간 추적 분석했다. 이들 환자는 최초 뇌경색 증상 발생 후 중앙값 7.7시간 만에 병원에 도착해 기존 연구들보다 이른 시점부터 관찰이 이뤄졌으며, 초기 재발을 정확히 가려내기 위해 입원 중에는 MRI에서 새로운 뇌경색이나 기존 병변의 확대가 확인된 경우에만 재발로 판정됐다. 

분석 결과, 누적 뇌경색 재발률은 최초 증상 발생 첫날 8.7%, 1주일 이내 17.4%로 빠르게 증가했으나 이후 증가 폭은 크지 않아 1개월 이내 18.4%, 1년 이내 19.9%에 그쳤다. 이는 뇌경색 재발이 초기, 특히 첫 일주일에 집중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환자 1000명을 하루 동안 관찰했을 때를 기준으로 환산한 재발 발생률은 첫날 271.2건에서 2~3일째 44.9건, 4~7일째 13.8건으로 급격히 감소했으며, 1주일 이후에는 0.1건에 불과했다. 

주목할 점은 그간 임상에서는 박리가 머리 안쪽 혈관에 생겼는지 목 부위 혈관에 생겼는지를 중요하게 다뤄왔으나, 이번 연구에서 박리의 위치는 뇌경색 재발 위험과 유의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재발 위험과 뚜렷한 연관성을 보인 것은 박리된 혈관의 모양이었다. 혈관 벽 사이로 파고든 혈액이 벽을 혈관 안쪽으로 밀면 혈관이 좁아지고 바깥쪽으로 밀면 혈관이 늘어날 수 있는데, 혈관 영상에서 박리된 혈관이 늘어나지 않고 좁아지기만 한 환자는 좁아진 부분과 늘어난 부분이 함께 확인된 환자보다 1년 내 뇌경색 재발 위험이 1.69배 높았다. 

또한, 혈관 영상에서 박리된 혈관 안에 두 개의 혈류 통로가 관찰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1년 내 재발 위험이 1.87배 높았으며, 최초 증상 발생 후 2~3일째 재발 발생률은 3.84배에 달했다. 혈관 벽 사이에 혈액이 흐르는 새로운 공간이 생기면 원래의 통로와 나란히 놓여 두 개의 길처럼 보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계명대 동산병원 홍정호 교수는 “두개경부동맥박리 환자의 뇌경색 재발 위험을 평가할 때는 혈관 영상에서 보이는 형태적 특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박리된 혈관 모양에 따라 환자의 위험도를 세분화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 배희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급성 뇌졸중 환자를 입원 시점부터 전향적으로 등록해 온 전국 규모의 자료(CRCS-K-NIH)를 기반으로 기존 연구에서 놓치기 쉬웠던 초기 뇌경색 재발 양상을 살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재발이 최초 증상 발생 후 첫 일주일에 집중되는 만큼, 환자 상태가 안정돼 보이더라도 이 시기에는 세심한 관찰이 필수적이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및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신경학 분야 국제학술지 ‘Neurology’ 2026년 10월 13일자(107권 7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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