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를 키우는 벅찬 기쁨 속에서도, 혹여 둘째에게 같은 질환이 이어질까 봐 임신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죠.”
![[사진] 서울대병원 ‘착상전 유전검사(PGT) 25주년 기념 심포지엄’ 단체사진](https://cdn.www.sciencemd.com/w900/q75/article-images/2026-07-15/dab95480-843b-45a4-836e-48b02e8a0534.png)
가족력으로 인한 희귀유전질환의 고민을 안고 있던 30대 A씨 부부는 정확한 병명을 알기까지 오랜 시간을 보낸 끝에 서울대병원을 찾았고, 특정 유전질환의 대물림을 막는 맞춤형 검사인 ‘착상전 단일유전자질환 검사(PGT-M)’를 통해 최근 건강한 둘째 아이를 무사히 품에 안았다. 이처럼 다음 자녀의 유전질환 발생 가능성에 대한 큰 부담을 안고 살아가는 가족들에게 안전한 출산의 기회를 제공해 온 지난 25년간의 임상 성과가 공개됐다.
서울대병원(병원장 백남종)은 지난 13일 의생명연구원 윤덕병홀에서 ‘착상전 유전검사(PGT)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산부인과, 진단검사의학과, 임상유전체의학과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희귀유전질환 대물림으로 고민하는 가족의 건강한 임신을 지원해 온 성과를 돌아보고, 차세대 정밀의료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착상전 유전검사(PGT)는 배아의 유전학적 이상을 확인하는 검사다. 이 중 A씨 부부가 받은 ‘착상전 단일유전자질환 검사(PGT-M)’는 희귀유전질환 가계를 대상으로 유전질환의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건강한 배아만을 선별해 이식하는 생식의학 분야에서 활용되는 검사다. 이 기술은 최근 저출산 위기 속에서 단순히 출산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희귀유전질환 가족이 안심하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도록 돕는 정밀의료 기술로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희귀유전질환의 진단과 예방의 새 지평’을 주제로 진행된 심포지엄에서는 이러한 다학제적 노력과 방대한 임상 데이터가 공유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PGT-M이 기성품 방식이 아닌 대상 환자 가족마다 새롭게 검사를 설계하고 유효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하는 ‘개인화된 정밀 검사’임을 강조하며, 검사실 구축과 실제 운영 과정의 실무적 과제를 조명했다.
이어진 두 번째 세션에서는 단일 기관으로서 이례적인 규모인 378건의 PGT-M 임상 데이터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참석자들은 실질적인 배아 선별 전략을 논의하는 한편, 소수 세포 분석이 지닌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임신에 성공한 후에도 융모막 생검이나 양수검사 등 확진을 위한 산전 진단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부모에게 없던 변이가 자녀에게 나타나는 ‘신규 돌연변이(de novo 변이)’ 검사 시 발생하는 기존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긴 DNA 분자를 그대로 읽어내는 차세대 신기술 ‘롱리드 시퀀싱(long-read sequencing)’을 임상에 적용하여 돌연변이의 유전자 배열(phase)을 정확히 파악하는 새로운 접근법이 소개됐다.
서울대병원은 임상유전체의학과의 유전진단을 시작으로 진단검사의학과의 맞춤형 검사 설계, 산부인과의 배아 생성 및 꼼꼼한 산전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가 하나 되어 움직이는 ‘다학제 진료 체계’를 앞으로도 더욱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밀의료 기반을 강화하여 희귀유전질환 가족의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돕고 미충족 의료 수요 해소에 기여하고, 국내 PGT-M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제 경쟁력 향상을 이끌어간다는 방침이다.
백남종 병원장은 “착상전 유전검사는 희귀유전질환 가족에게 건강한 다음 세대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정밀의료 기술”이라며 “서울대병원은 지난 25년간 축적한 다학제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희귀유전질환의 진단과 예방을 선도하며 국가중앙병원의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채종희 임상유전체의학과 과장은 “정확한 유전진단을 시작으로 유전상담, 착상전 유전검사를 거쳐 건강한 출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환자 가족과 함께해 왔다”며 “앞으로도 희귀유전질환 예방의 새로운 길을 열고, 그간의 값진 경험을 권역의료와 널리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