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한국형 주치의’라면서 한의사는 왜 빠졌나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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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이원화 현실 반영한 진정한 한국형 주치의제 마련해야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는 보건복지부가 28일 발표한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과 관련해, 정부가 이번 사업을 ‘한국형 주치의 모델’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한 한국형 모델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한의의료가 포함된 실질적인 주치의제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 : 한의협 전경
사진 : 한의협 전경

보건복지부는 오는 29일부터 50세 이상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전국 120개 의원에서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약 3년간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질병 치료뿐만 아니라 건강검진 결과 상담, 운동·식이·복약 교육, 방문진료·간호, 지역사회 돌봄 연계 등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한국형 주치의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사업은 양의사를 중심으로 간호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이 참여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을 뿐 한의사는 참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지역사회 주민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치료와 예방, 돌봄을 연계한다는 사업의 취지와 달리, 우리나라에서 제도적으로 독립된 의료인력 체계로 운영되고 있는 한의의료가 처음부터 배제된 것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우리나라에서 ‘한국형 주치의제’를 이야기하면서 정작 한국의 의료체계가 갖고 있는 중요한 특징인 의과와 한의과의 의료이원화 구조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양의사 중심의 주치의 모델을 만들어 놓고 이를 한국형 주치의제라고 부르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한국형 모델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사회 일차의료의 핵심이 ‘사는 곳 중심의 포괄적·지속적 건강관리’라면, 이미 지역사회 곳곳에서 국민의 건강을 담당하고 있는 한의의료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대한한의사협회의 입장이다. 실제로 2024년 건강보험 진료 통계에서 한의원을 이용한 국민은 약 1,074만 명으로 전체 진료 환자의 22.1%에 달한다. 한의의료는 이미 국민의 일상적인 의료 이용에서 상당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과정에서도 그 역할을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 스스로 한의약의 일차의료 참여 필요성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정부 123대 국정과제에는 ‘일차의료 기반의 건강·돌봄으로 국민 건강 증진’의 구체적인 과제로 ‘한의계 강점 질환을 중심으로 어르신 한의주치의 시범사업 도입(’26.下) 및 단계적 확대’가 명시되어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2026~2030)」에도 어르신 한의주치의를 신규 도입하고, 장애인 대상 한의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도입방안을 검토하며, 한의 방문진료와 재택의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특히 어르신 한의주치의는 2026년 상반기 사업모형을 마련하고, 2026년 하반기부터 2029년 상반기까지 시범사업을 운영한 뒤 2029년 하반기 본사업을 시행한다는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돼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어르신 한의주치의제를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별도의 시범사업 추진 일정까지 제시한 만큼, 이제는 계획에 머물 것이 아니라 실제 사업으로 신속하게 시행해야 한다”며 “양의사 중심으로 설계된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한의계의 강점을 활용한 어르신 한의주치의 시범사업도 동일한 수준의 속도와 예산을 가지고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이 우리나라의 주치의제 발전을 위한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지만, 한의사가 없는 한국형 주치의제는 완전한 한국형 주치의제가 될 수 없다”면서 “우리나라의 의료이원화 제도와 국민의 실제 의료이용 현실을 반영해 의과와 한의과가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주치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가 말하는 ‘사는 곳 중심의 일차의료’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국민이 생활권에서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의료서비스가 주치의 체계 안에서 함께 작동해야 하며, 한의사는 오랜 기간 지역사회 곳곳에서 국민의 건강을 살피고 치료와 건강관리를 담당해 온 만큼, 그동안 축적해 온 한의의료의 경험과 역할을 주치의제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정부가 국정과제로 약속한 어르신 한의주치의 시범사업을 조속히 시행하고, 향후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체계에서도 이러한 한의사의 역할과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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