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에 직접 전달해 최대 48시간 유지…‘흡입형 폐암 나노치료제’ 개발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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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항암치료의 폐 전달 한계 보완… 약물 폐에 오래 머물고 다른 장기로의 노출 줄여 폐암세포와 암 성장 돕는 면역세포 동시에 겨냥… 동물실험서 종양 성장 억제 확인

고려대학교 구로병원(병원장 민병욱)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현구 교수와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지호 교수 공동 연구팀(KIST 김경수 박사,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전은비 연구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이준희 교수)이 항암제를 폐에 직접 전달해 폐암세포를 공격하는 동시에 암의 성장을 돕는 면역세포까지 조절하는 흡입형 나노치료제를 개발했다. 

사진 : 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현구 교수와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지호 교수 공동 연구팀.jpg 뷰어 배경색 흰색으로 전환
사진 : 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현구 교수와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지호 교수 공동 연구팀.jpg 뷰어 배경색 흰색으로 전환

항암제를 폐에 직접 전달하는 흡입형 치료는 약물을 병변 부위에 집중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새로운 치료법으로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약물을 흡입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과정에서 입자가 불안정해질 수 있고, 폐에 도달한 뒤에도 면역세포에 의해 빠르게 제거될 수 있어 약물을 폐에 충분한 시간 동안 머물게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약물이 폐에 오래 머물면서 암세포에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치료 전략이 요구돼 왔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폐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폐 계면활성제’를 활용해 흡입형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나노입자 안에는 항암제인 파클리탁셀을 넣고, 표면에는 엽산수용체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도록 페메트렉시드를 결합했다. 이번 연구에서 페메트렉시드는 주로 항암제 역할이 아니라, 엽산수용체를 많이 발현하는 폐암세포와 특정 종양연관 대식세포를 찾아가는 표적 물질로 활용됐다. 이후 폐암세포와 면역세포를 대상으로 나노치료제의 전달 효과와 항암 효과를 분석했다. 

실험 결과, 개발한 나노치료제는 폐암세포에 효과적으로 흡수돼 암세포의 생존율을 낮췄다. 주목할 점은 암세포뿐 아니라 암의 성장을 돕는 면역세포까지 함께 겨냥했다는 것이다. 암 주변에는 암세포의 성장을 돕고, 암세포가 면역 공격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M2형 대식세포’가 존재하는데, 나노치료제는 이 세포에도 효과적으로 전달됐다. 

더 나아가 치료 후에는 암을 돕는 M2형 대식세포의 특성이 줄고, 암에 대항하는 면역반응을 돕는 ‘M1형 대식세포’와 유사한 특성이 증가했다. 즉, 폐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암의 성장을 돕던 주변 면역환경까지 암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효과가 실제 생체 내에서도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폐암 생쥐를 ▲항암제를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 ▲일반 파클리탁셀 투여군 ▲비교용 나노입자(PLGA 나노입자) 투여군 ▲개발한 나노치료제 투여군으로 나눠 종양의 변화와 약물의 체내 분포, 전신 독성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개발한 나노입자는 폐에 최대 48시간 머물렀으며 다른 장기로 퍼지는 양은 적었다. 3주간 치료한 결과 일반 파클리탁셀과 비교용 나노입자를 투여한 경우보다 종양 성장이 억제됐다. 관찰 기간 중 사망한 개체도 대조군은 8마리 중 5마리, 일반 파클리탁셀 투여군은 8마리 중 4마리, 비교용 나노입자 투여군은 8마리 중 3마리였던 반면, 개발한 나노치료제 투여군에서는 8마리 중 1마리로 가장 적었다. 

또한 종양 주변에서는 암의 성장을 돕는 면역반응은 줄고 암에 대항하는 면역반응은 증가했으며, 종양 조직에서도 앞선 세포실험과 같은 방향의 대식세포 변화가 확인됐다. 간·심장·신장 등 주요 장기와 혈액검사에서는 뚜렷한 전신 독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항암제를 폐에 오래 머물게 함으로써 치료 효과는 높이고 다른 장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현구 교수는 “폐암 치료에서는 항암제를 종양 부위에 충분히 전달하면서 정상 장기의 노출과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폐의 생리적 환경을 활용한 흡입형 플랫폼을 통해 폐암세포와 종양 면역미세환경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임상 단계에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폐암의 엽산 수용체 표적 약물전달 및 대식세포 재프로그래밍을 위한 폐 계면활성제 기반 흡입형 나노입자’(Pulmonary surfactant-based inhalable nanoparticles for folate receptor-targeted delivery and macrophage reprogramming in lung cancer)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Journal of Nanobiotechn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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