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정례 브리핑 입장문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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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의료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으며, 그 변화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14만 의사 모두 하나되어 나아갈 것이다.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인 전공의와 학생들은 의사로서의 미래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향후 수 십 년간 대한민국 의료를 책임져야 할 소중한 인재들이 희망을 잃고 미래를 포기하고 있는 현 사태는 대한민국 전체적으로도 엄청난 위기입니다. 이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회복할 수 없는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대한민국 14만 의사들은 대한민국 의료가 파국으로 가는 길을 막기 위해 어제 여의도에 모였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대한민국 의사들은 의료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정부의 만행을 저지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정부의 무모함을 규탄하고, 우리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들에게 희망을 다시 보여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자 다짐했습니다.

 

그동안 의사들은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의료 전문가인 의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올바른 정책을 수립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결국 실패로 돌아갈 것이 자명한 포퓰리즘 정책을 강행하지 말아달라고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의사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하고 무시했습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들을 강압적으로 추진하면서, 의사들을 거리로 뛰쳐나가게 만든 것은 정부입니다.

 

지난 3.1절 아침, 정부는 의협 비대위 지도부에 대한 압수수색과 13명 전공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공시송달을 강행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과 사법처리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정부의 이러한 행태는 의사들과는 더 이상 대화와 타협할 생각이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고, 희망을 잃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더 이상 의사로서의 미래는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행동이었습니다.

 

정부의 의사들에 대한 자유와 인권 탄압이 점점 심해지자, 급기야는 세계의사회와 많은 외신들까지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다 정말 대한민국이 자유와 인권이 무시당하는 나라로 인식될까 두려울 지경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의사들은 절망에 빠져 있습니다. 정부는 의사들을 의료 전문가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온갖 거짓말을 만들어내고 국민 앞에 의사들을 마녀사냥의 제물로 내놓았습니다. 의협 비대위에서 분명히 수 차례 요청했음에도 일부 언론들은 출처도 불분명하고,거짓이 의심되는 인터넷 게시물들을 마치 사실인 것 마냥 기사로 만들어내어 국민들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확대 재생산하기 바빴습니다.

 

특히 최근 제약회사 직원을 집회에 동원하겠다고 말한 의사가 있는 것처럼 언론이 거짓 기사를 만들어내고, 이를 정부가 다시 언급하면서 의사의 도덕성을 땅에 떨어뜨려 국민적 인식을 나쁘게 하는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치졸한 행태입니다. 만약 이러한 의사 회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의협이 먼저 나서 회원을 징계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은 당사자께 사과할 것입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 다시 한 번 호소합니다. 지금 정부가 나아가는 길은 절대로 의료 개혁의 길이 아니며, 국민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길도 아닙니다. 의사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주시고, 불순한 의도로 잘못된 정책을 만들어낸 인물들의 책임을 물어주십시오. 그리고 대한민국 의료가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합당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대한민국 의료에 희망이 생겨날 수 있도록 만들고, 의료의 미래를 짊어질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다시 의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진료실에서, 병동에서, 응급실에서, 중환자실에서 국민 여러분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일하고 있는 11만명의 의사가 있다는 사실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났다고 해서 국민들의 의료 이용이 불편해지는 지금의 상황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의사들은 이 비정상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사들의 지금 행동은 국민을 위한 행동이며, 국가의 미래를 위한 행동임을 꼭 알아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이제부터 대한민국 의료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국민 건강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의료의 변화가 반드시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의사들의 신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제 14만 대한민국 의사들은 대한민국 의료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음을 자각했습니다. 앞으로 의사들은 하나되어 새로운 변화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입니다.

 

2024년 3월 4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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