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교정치료는 시작 시점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와 청소년은 턱뼈와 얼굴뼈가 자라는 속도가 시기마다 다르기 때문에, 성장 단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알맞은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치과교정과 정석기 교수팀(공동교신저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치과교정과 정석기 & 안암병원 치과교정과 이유선, 제1저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치과교정과 이수영 교수)은 공동연구를 통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성장단계 판별 방법을 비교하고, 어떤 학습 방식이 더 효과적인지 확인했다. 연구팀은 교정 진단 시 사용하는 측모두부 방사선 사진 1,750장을 분석해 여러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을 비교했다.
이번 연구에서 본 경추성숙도는 목뼈 모양을 보고 몸의 성장 정도를 판단하는 방법이다. 이는 목뼈의 모양 변화를 통해 지금이 성장 전인지, 성장 중인지, 성장 후인지를 살펴보는 방법으로, 추가 촬영 없이 측모두부 방사선 사진상에서 확인할 수 있어 널리 사용되어 왔다. 다만 단계 사이 차이가 매우 미세해 의사마다 판독이 쉽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꼽혀 왔다.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이 경추 성숙도를 판별하는 경우 어떤 방식으로 학습시켜야 더 효율적인지를 비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이 방사선 사진 전체 특징을 스스로 익히도록 한 방식과, 목뼈의 특정 위치 정보를 먼저 익힌 뒤 성장 단계를 나누게 한 방식을 비교했다. 그 결과 사진 전체 특징을 직접 학습한 모델은 6단계 분류 정확도 67.3%를 기록해, 특정 위치 정보를 먼저 익힌 모델의 58.8%, 64.4%보다 더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또한 정답의 바로 앞뒤 단계까지 포함해 평가한 정확도는 94.3%로, 다른 두 모델의 92.9%, 92.8%보다 높았다. 이는 세부 단계에서 일부 오차가 있더라도 대부분 인접한 단계 안에서 판단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또 실제 진료에서는 성장단계를 세밀하게 나누는 것과 함께, 성장 전·성장 중·성장 후를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먼저 6단계로 자세히 학습한 뒤 이를 3단계로 묶어 판단하는 방식과, 처음부터 3단계만 학습하는 방식을 비교했다. 그 결과 전체 정확도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성장 중’ 구간에서는 6단계를 먼저 학습한 모델이 71.2%의 정확도를 보여, 처음부터 3단계만 학습한 모델의 66.8%보다 더 높았다.
아울러 인공지능도 더 자세히 학습하면 실제 의료진의 판단 방식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3단계로 학습한 모델은 진단과 관련이 적은 주변 부위까지 넓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성장단계를 6단계로 학습한 모델은 실제 의사들이 중요하게 보는 목뼈 아래쪽 경계선, 들어간 부분의 모양, 뼈의 높이와 너비 비율 등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치과교정과 정석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 모델에 어떤 방식으로 학습을 시키느냐에 따라 진단 성능과 판단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며 “앞으로 더 많은 기관의 자료를 바탕으로 검증이 이뤄진다면, 성장기 교정치료의 적절한 시기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치과교정과 이유선 교수는 “성장기 치과교정치료에서는 환자의 성장 상태를 보다 정확하고 일관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의 판단을 보조하고, 환자별 맞춤 치료 시점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Can classification strategies improve automated cervical vertebral maturation staging? A comparative study’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2026년 3월호에 게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