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 추출물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효과 확인

김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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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순 순천향대병원 신경과 교수팀 "PET 검사로 '은행잎 추출물'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효과확인 보고 김희진 교수 “은행잎 추출물은 단순히 기억력 증상 관찰을 넘어 아밀로이드 축적.인지 저하 진행 늦추는 약물 접근 대안이 될 것”

은행잎 추출물이 알츠하이머성 치매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가능성이 또 보고됐다.

18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회장 민태원)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서울)에서 개최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양영순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는 은행잎 추출물의 올리고머화 억제 효과를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통해 입증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논문 [Ginkgo biloba and Longitudinal Changes in Amyloid PET and Plasma Amyloid-β Oligomerization in Amyloid-Positive Mild Cognitive Impairment: A Retrospective Analysis]는 최근 발행된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정식 게재됐다.

양영순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선행 연구에서 바이오마커를 활용, 은행잎 추출물 올리고머화 억제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는데, 현시점 가장 정확한 검사 기법인 PET 영상으로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가 확인보고는 양영순 교수가 처음이다.

양영순 교수팀은 아밀로이드 PET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경도인지장애(MCI) 환자 대상 연구군에는 은행잎 추출물 1일 240mg를, 대조군에는 오메가-3, 콜린전구체 등 기존 인지보조제를 18개월간 투여한 임상을 비교했다.

은행잎 추출물 투여군, 치매 원인 베타아밀로이드 침착 억제

연구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변화 양상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베타아밀로이드는 1906년 알츠하이머 박사가 사망 환자 뇌 조직을 부검, 조직 내 비정상적으로 뭉쳐 있는 플라크를 발견해 알려졌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정상적인 세포에서도 자연적으로 발생하며, 신경세포 성장과 회복에 관여하지만 손상되면 이들은 뇌 조직에서 뭉쳐 덩어리를 형성하며 독성을 유발한다.

작은 덩어리 형태인 올리고머(oligomer), 섬유 형태 아밀로이드 피브릴(fibril), 큰 덩어리인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 단계로 응집되는데, 플라크 형태에 이르면 뇌신경 세포가 손상되며 뇌 위축 등으로 치매와 같은 인지 및 뇌 기능 장애가 나타난다.

양 교수는 바이오 마커 MDS-Oaβ를 활용한 선행 연구와 달리 이번 연구에서 아밀로이드 PET 영상을 기반으로 SUVR(Standardized Uptake Value Ratio) 값을 산출해나갔다.

MDS-Oaβ는 혈액 기반으로 올리고머화를 측정하지만, 아밀로이드 PET 검사는 "뇌를 직접 촬영해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얼마나 침착됐는지를 영상으로 확인, 정확도와 신뢰도가 높아 치매를 확인하는 검증된 표준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양 교수가 지표로 활용한 SUVR은 PET 영상으로 확인되는 임상적 변화를 수치화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뇌에 아밀로이드가 더 많이 응집된 것이다.

연구 결과 대조군에서는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 등 뇌 전반에서 SUVR 값이 18개월 경과한 시점에서 유의미한 증가가 확인됐다. 그러나 은행잎 추출물은 최초 측정치와 연구 종료 시점 측정치 차이가 없었다.

MDS-Oaβ 검사에서는 단백질이 뭉치는 올리고머화 경향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은행잎 추출물 투약군에서 MDS-Oaβ는 최초 0.87±0.14에서 종료 시점 0.79±0.13으로 유의미한 감소가 확인됐다. 대조군에서는 MDS-Oaβ가 0.86±0.11에서 0.95±0.21로 늘어나 투약이 이뤄졌음에도 시간 경과에 따라 뭉치는 경향성이 높아졌다.

양 교수는 “아밀로이드가 응집에 대한 바이오 마커 수치가 낮아지고, 그 결과 베타아밀로이드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현상이 PET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됨에 따라 은행잎의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이 더욱 정교하게 검증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 전환율 0%, 인지기능 척도 개선 확인

이 같은 은행잎 추출물의 기전은 복용 환자 실제 증상과 인지 기능과도 직결됐다. 연구에 참여한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에서는 18개월 후 알츠하이머병으로 전환된 환자가 확인되지 않아 전환율은 0%로 추산됐다.

그러나 대조군에서는 같은 기간 경과 후 28.6%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것과 대조적 이었다.

양영순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연간 10~15%가 치매로 전환되는 것을 감안하면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알츠하이머로 전개된 환자가 없었다는 것은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가 실제 질환 전개와 밀접히 이어져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인지 기능의 안정적 유지 효과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기억력, 주의력, 일상생활 지표 등 인지 능력을 측정하는 K-MMSE(한국판 간이정신상태검사), CDR-SB(Clinical Dementia Rating – Sum of Boxes·임상치매평가척도)를 통해 인지 안정을 확인했다.

그 결과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에서는 기간 중 K-MMSE, CDR-SB 두 수치 모두에서 유의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아 연구 참여 환자 전원이 ‘인지 안정’ 판정을 받았으나, 대조군에서는 환자의 57.1%가 연구 기간 중 ‘인지 저하’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됐다.

원인에 직접 작용 기전으로 초기 환자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

양 교수 연구는 은행잎 추출물에 대한 기존 증상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형태의 경도인지장애 환자 치료를 치매가 악화되는 원인을 직접 제어하는 형태의 치료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영순 교수는 “인지 기능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보충하는 형태 치료제 경우 깜빡하는 증상을 일시적으로 억제해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성격의 기전이기 때문에 발병 자체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그러나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이라는 질환 원인 요소에 직접 작용하는 형태의 약물은 치매 치료 패러다임을 증상 억제에서 원인 제거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도 실제 진료 사례를 통해 연구 결과 의미를 설명했다.

김희진 교수가 보고한 환자는 70대 초반 경도인지장애 외래 환자로 반복적인 질문과 약속을 잊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아밀로이드 PET 양성 소견이 확인된 사례이다.

아직 일상생활은 유지되고 있었지만, 이미 알츠하이머병 핵심 병리 변화가 시작된 상태, 통상적으로 이 단계 환자에게는 꾸준한 관찰과 생활 습관 개선 유도, 인지 기능을 보조하는 약제를 투여하는 치료를 한다.

김 교수는 “은행잎 추출물은 이러한 환자에게는 단순히 기억력 증상을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밀로이드 축적과 인지 저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약물적 접근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아밀로이드를 제거할 수 있는 항체 치료와 제거했음에도 다시 축적되는 경향이 있는 환자가 아밀로이드 응집을 느리게 하는 은행잎제제를 같이 복용한다면 그 효과성을 좀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김 교수는 독일에서 발표한 리얼월드 데이터에서 실제 은행잎 추출물 처방 횟수가 많을수록 치매 발병률이 낮아진 문헌을 소개하면서 “이번 연구가 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초기 경도인지장애 환자 치료 전략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치매 초기 단계 의료진 개입과 적극적 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김 교수는 “베타아밀로이드가 플라크 단계까지 가면 손상된 뇌세포 회복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아밀로이드 응집이 이뤄지기 전, 치료를 더 일찍 시작해야 치치매 발병을 더 오래 늦출 수 있다”고 보고 했다.

김희진 교수는 “베타아밀로이드 관리는 약물 뿐만 아니라 흡연, 생활 습관,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인자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영역으로, 병원 등 전문 기관을 내원해 베타아밀로이드에 관여하는 약물적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치료를 받아야 실질적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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