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부·공단의 불통 수가협상 강력 규탄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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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형식적 협상은 무의미하다... 수가결정체계 전면 개혁 촉구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5월 29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밤샘 협상 끝에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2027년도 의원유형 요양급여비용 계약 결과에 대해 깊은 분노와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일차의료의 절박한 현실을 철저히 외면한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오만하고 일방적인 협상 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

사진 : 의협 마크
사진 : 의협 마크

이번 협상 결렬은 단순한 협상 실패가 아니다. 정부와 공단이 무너져가는 일차의료를 더 이상 살릴 의지도, 책임질 의사도 없음을 스스로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급격한 물가 상승과 인건비 폭등, 임대료 및 운영비 증가로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려 있음에도 정부와 공단은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한 채 물가상승률에도 못미치는 수치를 제시하며 협상을 사실상 파행으로 몰아갔다. 

의원 유형은 지난해에도 불합리한 협상 구조와 부족한 재정 규모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의료체계의 안정을 위해 고통을 감내하며 계약을 수용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존중도, 신뢰도 아닌 배신이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 위기는 더욱 심화되었음에도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인상률을 고집하며 의료현장의 희생만을 강요했다. 객관적 자료와 합리적 근거, 그리고 현장의 절박한 호소는 협상 과정에서 철저히 묵살됐다. 

상호 존중이 결여된 지금과 같은 협상은 협상을 형식으로 한 일방적 통보이고 갑의 횡포에 불과하다. 필수·일차의료를 살리겠다고 수차례 공언해 온 정부가 수가협상에서는 정작 필수의료의 토대인 일차의료를 외면하고 방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부정책이 공허한 메아리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현행 수가협상 제도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협상이 성립될 수 없는 구조를 비롯해 협상 직전에 결정되는 제한적인 재정 규모, 협상 이후에도 불투명하게 남아있는 의사결정 과정 등은 오랜 기간 신뢰성을 훼손해 왔다. 협상이 사실상 정해진 범위 안에서만 논의되는 구조라면 공급자가 매년 막대한 시간과 역량을 투입해 협상에 참여해야 할 실질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 

우리협회는 더 이상 의료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채 반복되는 형식적 협상에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정부와 공단은 이번 협상 결렬의 책임을 의료계에 전가하려 해서는 안 된다. 협상 결렬의 진짜 원인은 일차의료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재정 논리만을 앞세운 불통 행정, 그리고 공급자의 목소리가 구조적으로 배제된 왜곡된 수가결정체계에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건정심에서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수가결정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 논의이다. 의료기관의 실제 진료비용과 의료물가 상승, 의료인력 유지비용을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 마련, 협상 과정의 투명성 강화, 일차의료 가치에 대한 적정 보상체계 확립 없이는 현재의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우리협회는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책무를 끝까지 다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금처럼 일차의료의 붕괴를 방관하고 의료현장의 희생만을 강요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정부와 공단은 무너져가는 일차의료를 외면한 책임을 통감하고, 수가결정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 개혁 논의에 즉각 착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지금과 같은 왜곡된 구조를 방치한다면 일차의료의 붕괴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그 책임을 결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2026. 6. 1. 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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