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연구팀이 치과에서 흔히 촬영하는 파노라마 X-ray와 환자의 임상 정보를 바탕으로 턱관절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정밀검사를 줄이고 환자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진단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구강내과 박연정 교수와 치과대학 구강과학연구소 정효정 교수, 인공지능융합대학 황성재 교수, 인공지능융합대학원 주다윤 연구원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턱관절 MRI에서 확인되는 이상 여부를 사전에 예측하는 AI 모델 구축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pj 디지털 메디신(npj Digit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턱관절 질환은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할 때 사용하는 턱관절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구강악안면 질환이다. 주로 턱관절 통증, 개구장애, 관절 잡음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게 되지만, 관절 내부의 염증이나 디스크 위치 이상, 관절액 과다 축적 등 정확한 내부 구조의 문제는 MRI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가의 검사 비용과 낮은 접근성으로 인해 모든 환자에게 MRI를 시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의료진의 경험에 의존해 검사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 불필요한 검사가 진행되거나 정작 필요한 검사가 지연되는 문제가 존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임상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21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턱관절 이상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 중 파노라마 X-ray와 MRI를 모두 촬영한 1355명(총 2710개 턱관절)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MRI 판독 결과를 기준으로 입을 다문 상태와 벌린 상태의 파노라마 영상을 함께 활용해 턱관절 움직임에 따른 위치 변화를 AI가 학습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진단에 핵심적인 관절두 영역에 AI가 집중하도록 유도하고, 개구장애 및 관절 소리 등의 임상 정보를 융합 분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개발된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을 검증한 결과, 교차 검증에서 정확도 지표인 곡선하면적(AUC) 0.86, 독립 테스트에서는 AUC 0.84의 우수한 예측력을 기록했다. AUC는 1에 가까울수록 예측이 정확함을 의미한다. 이는 3차원 영상 없이 기본 검사만으로도 턱관절의 구조적 이상 가능성을 유의미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결과다. 또한, AI 모델이 영상의 어느 부위를 근거로 판단을 내렸는지 시각적으로 제공하여 의료진의 직관적인 이해와 활용을 돕는다는 장점도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박연정 교수는 이번 연구가 기존 MRI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정밀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환자를 우선적으로 선별하는 새로운 진료 체계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공동 제1저자인 정효정 교수 역시 대부분의 치과에서 시행되는 기본 촬영을 활용하므로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본 연구팀은 해당 성과를 바탕으로 2024년 미국 구강안면통증학회(AAOP) 학술대회에서 최우수 구연발표상을 수상했으며, 2025년 유럽 통증학회(EFIC) 학술대회에서도 관련 내용을 발표하며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