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대한의사협회 입장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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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심사·하위법령 제정 시 현장 전문가 의견 반영 필수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9월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다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 법안에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의협 마크
의협 마크

가장 큰 문제는 이송 전에 병원의 수용 능력을 확인하도록 한 절차가 법률에서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병원이 그 전화를 받기 위해 전용회선과 담당 인력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는 그대로 두었습니다. 거는 쪽의 의무는 없애고 받는 쪽의 의무만 남긴 것으로 법률 안에서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대한응급의학회가 이 조항의 존치를 요구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확인 절차는 되살려야 합니다. 

환자의 중증도 판단을 현장 구급대원에게 맡긴 것도 문제입니다. 경증인지 중증인지를 가리는 일은 의사에게도 쉽지 않습니다. 의식이 있어 경증으로 보이던 환자가 뇌출혈로 밝혀지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판단은 구급대원이 하고 잘못된 결과의 책임은 환자를 받은 응급실이 지는 구조입니다. 이를 대신할 실시간 정보체계도 현장에서 믿고 쓸 수준이 아니며 짧은 기간 일부 지역에서 시행한 시범사업 결과만으로 전국에 적용할 일이 아닙니다. 

수용을 강제하는 범위는 넓은데 보호하는 범위는 좁습니다. 개정안은 상황실이나 119가 지정해 강제로 수용하게 한 경우에만 형사상 책임을 면제하고 평소의 응급의료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하는 데 그쳤습니다.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의 범위는 동일해야 합니다. 

면책의 요건도 현장을 담지 못했습니다. 정당한 사유가 법률에 적혔다고 하여 현장에서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용 가능 여부는 시설과 인력, 배후 진료과의 사정에 따라 매 순간 달라집니다. 기준이 모호한 채로 책임만 무거워지면 남는 것은 방어적 진료뿐이라는 대한응급의학의사회의 지적을 국회와 정부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대한의사협회는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등 관련 전문단체와 함께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국회와 정부는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부터 하위법령 제정에 이르는 남은 과정에서 응급의료 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응급실에 환자를 데려다 놓는 것만으로 환자가 살아나지는 않습니다.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응급환자의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2026. 9. 21. 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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