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1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이송 전 수용능력 확인 절차와 의료진 보호체계 등의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중증응급환자 수용기관의 지정 및 조정체계에 관한 추가 의견을 밝힙니다.

지난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결된 개정안은 제48조의2 제6항에서 이송할 의료기관이 신속하게 정해지지 않는 경우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센터가 수용기관을 지정하고, 지정받은 의료기관은 환자를 수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 제1호 역시 양 기관이 중증응급환자의 이송 의료기관을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송 전 수용능력 확인 절차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채 두 기관 모두에 환자 수용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현장의 진료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조치입니다. 양 기관의 판단이 다르거나 지정이 중복될 때 누가 조정할 것인지, 지정된 병원에서 필요한 치료가 어려울 때 누가 후속 대응을 책임질 것인지도 불명확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신속한 이송을 돕기보다 현장의 혼선과 환자 안전에 대한 위험을 키울 수 있습니다.
중증응급환자의 수용 여부는 병상뿐 아니라 수술·시술 가능 여부, 전문인력과 배후진료 역량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이러한 여건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만큼, 일선 의료기관과 직접 소통하며 실제 진료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개정안도 의료기관의 수용 곤란 사유를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 고지하고, 이를 119구급상황센터에 실시간으로 제공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 공유가 적절한 이송으로 이어지려면, 의료기관이 알린 수용 곤란 사유를 실제 이송·수용 조정에 충실히 반영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환자 이송·수용 조정체계를 중앙·광역 응급의료상황실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의료기관과의 소통과 협의에 기반하여 운영할 것을 촉구합니다. 응급의료상황실은 의료기관의 실제 진료 역량과 의료진의 판단을 존중하여 수용을 협의하고, 필요한 이송과 전원을 조율해야 합니다. 강제 지정과 의무 수용을 규정한 개정안도 이러한 원칙에 맞게 수정돼야 합니다.
현장에서 헌신하는 119구급대의 역할도 이 과정에 긴밀히 연결되어야 합니다. 119가 파악한 환자 상태와 이송 여건을 응급의료상황실·의료기관과 공유하고, 수용 협의 결과를 구급대에 즉시 전달하는 협력체계가 필요합니다. 이를 뒷받침할 응급의료상황실의 전문인력과 신속한 조정 절차도 확보해야 합니다.
국회와 정부는 남은 법률 심사와 하위법령 제정 과정에서 수용능력 확인과 의료기관 협의에 기초한 조정체계가 마련되도록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등 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응급환자를 필요한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신속하게 연결하는 것이 이송체계의 목표입니다. 현장과의 소통, 의료적 판단에 기초한 조율,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응급환자의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2026. 9. 22. 대한의사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