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주요 혈관 ‘좌주간부’ 질환, 스텐트 시술과 수술 10년 사망률 차이 없어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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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이 장기생존에 유리하다는 서구권 연구와 다른 결과…아시아 환자 특성 고려한 맞춤 치료 필요” 서울아산병원 박덕우·박승정 교수팀, 환자 5,379명 분석 결과 세계적 의학 학술지 ‘란셋’ 게재 1998년 좌주간부 스텐트 시술 세계 첫 성공, 아시아 5개국 46개 기관 장기 치료 성적 분석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중 막히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핵심 부위인 좌주간부에 질환이 발생한 경우, 스텐트 시술과 수술 치료의 장기 사망률에 차이가 없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 :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박승정 강도윤 위성봉 교수
사진 :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박승정 강도윤 위성봉 교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박승정·강도윤·위성봉 교수팀이 아시아 5개국 46개 의료기관에서 지난 20년간 좌주간부 관상동맥질환으로 치료받은 환자 5,379명을 장기간 추적 관찰한 결과, 스텐트 시술과 관상동맥우회술의 10년 사망률이 각 24.0%, 22.9%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관상동맥우회술이 장기 생존에 유리하다고 보고한 일부 서구권 연구와 다른 결과를 제시하고, 아시아 환자의 장기 치료 성적을 대규모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최근 게재됐다.

란셋은 1823년 창간된 세계적인 종합의학 학술지로, 최근 기준 피인용지수(Impact Factor) 109.0을 기록하며 종합의학분야 학술지 중 세계 1위에 올랐다.

좌주간부는 좌측 관상동맥의 시작 부분으로, 두 갈래의 주요 혈관으로 나뉘어져 심장근육의 넓은 부위에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 부위가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장근육에 원활한 혈액공급이 되지 않아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법 선택이 중요하다.

좌주간부 관상동맥질환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관상동맥 우회술이나 스텐트 시술이다. 지난 30년 이상 표준치료였던 관상동맥우회술은 환자의 가슴이나 다리 등에서 채취한 혈관을 이용해 좁아지거나 막힌 관상동맥을 우회하는 새로운 혈류 통로를 만드는 개흉수술로, 혈관이 복잡하게 좁아져 있거나 여러 관상동맥에 질환이 생긴 경우 주요 치료법으로 시행되고 있다.

반면 스텐트 시술은 허벅지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삽입한 뒤 좁아진 관상동맥에 금속망 형태의 스텐트를 넣어 혈관을 넓히는 치료법으로,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 교수가 1998년 세계 처음으로 좌주간부 스텐트 시술을 성공하며 이 분야를 선도해 왔다. 가슴을 열지 않고 치료할 수 있어 전신마취나 절개로 인한 환자의 신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스텐트 시술 기술이 발전하면서 좌주간부 관상동맥질환에도 널리 시행되고 있지만, 장기 치료 효과 비교 연구는 주로 서구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에 환자 특성과 시술 환경이 다른 아시아 환자의 장기 치료 성적을 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박덕우 교수팀은 2003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대한민국, 인도,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5개국 46개 의료기관에서 좌주간부 관상동맥질환으로 약물방출스텐트를 이용한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 3,836명,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환자 1,543명 등 총 5,379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스텐트 시술군과 관상동맥우회술군의 사망률은 ▲치료 후 1년 이내 각각 3.2%, 3.4%, ▲치료 후 1~5년 사이 각각 9.2%, 8.4%, ▲치료 후 5~10년 사이 각각 14.3%, 12.5%로 나타났다. 치료 시작부터 10년까지의 누적 사망률 역시 스텐트 시술군 24.0%, 관상동맥우회술군 22.9%로, 두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합병증 발생률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두 치료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치료 직후에 발생하는 시술 관련 심근경색은 스텐트 시술군 1.8%, 관상동맥우회술군 0.4%, ▲이후에 발생하는 자발성 심근경색은 스텐트 시술군 4.6%, 관상동맥우회술군 1.9%, ▲표적혈관 재시술 및 수술 발생률은 스텐트 시술군 11.8%, 관상동맥우회술군 4.6%로 스텐트 시술군에서 높게 관찰됐다.

반면, ▲뇌졸중 발생률은 스텐트 시술군 3.0%, 관상동맥우회술군 6.2%로 스텐트 시술군에서 낮게 발생했다.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좌주간부 스텐트 시술은 지난 30년간 대한민국이 전세계적으로 선도해온 분야”라며 “이번 연구는 그동안 축적해 온 임상 경험과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좌주간부 관상동맥질환의 치료 발전을 이끌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주책임자인 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그동안 좌주간부 관상동맥질환에서 어떤 치료가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인지를 두고 세계적으로 논의가 지속되어 왔지만, 이번 대규모 국제 공동연구로 두 치료법의 10년 사망률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좌주간부 질환의 치료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현지시간 3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심혈관 중재시술 국제학술대회 ‘TCT(Transcatheter Cardiovascular Therapeutics) 2026’에서 주요 임상연구 성과를 집중 조명하는 ‘최신 주요임상연구’ 세션에 선정돼 발표됐으며, 발표와 동시에 세계적 의학학술지 ‘란셋’에 게재됐다.

[참고그림] 심장 관상동맥과 좌주간부의 모습. 좌주간부는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왼쪽 관상동맥의 시작 부분으로, 고속도로의 진입관문에 비유할 수 있다. 이 부위에 동맥경화반이 쌓여 혈관이 심하게 좁아졌을 때 관상동맥 우회수술과 스텐트 시술 중 어떤 치료가 더 적합한지는 오랫동안 심장학계의 주요 논쟁 주제였다.
[참고그림] 심장 관상동맥과 좌주간부의 모습. 좌주간부는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왼쪽 관상동맥의 시작 부분으로, 고속도로의 진입관문에 비유할 수 있다. 이 부위에 동맥경화반이 쌓여 혈관이 심하게 좁아졌을 때 관상동맥 우회수술과 스텐트 시술 중 어떤 치료가 더 적합한지는 오랫동안 심장학계의 주요 논쟁 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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