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발의한 불가항력 의료사고 피해자를 위한 보상 재원을 100% 정부가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사고 피해 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을 적극 지지한다. 현행법은 보건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에도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분만 의료사고에 대해 분만 의료기관이 30%를 보상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재정 당국은 분만 의료사고의 분담금 30%를 0%가 아닌 10%로 줄이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다시 과실이 없음에도 분만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의사를 죄인시하고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분만이란 불가항력적 의료사고가 대동될 수밖에 없는 의료 행위이다. 아무리 의료가 잘 발달한 보건 선진국이라 하더라고 분만 10만 건당 15명의 산모가 사망한다.
산부인과는 기피과목이 되어버린 지 오래이다. 지난 10년 동안 인구 1000명당 전문의 증가율은 산부인과과 가장 낮다(12.2%). 이는 성형외과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이다. 신규 인력이 제대로 확충되지 못하면서 ‘산부인과 의사 고령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의 평균 연령이 53세로 가장 높다. 이와 달리 인기 과목 전문의 평균 연령은 이보다 다섯 살 낮은 48.1세이다.
저 출산과 저 수가, 빈번한 의료사고와 분쟁으로 인한 민형사상의 부담으로 인해 분만이 가능한 전국 의료기관 숫자는 10년간 1/3이나 감소했으며 산부인과 병의원이 없는 시군은 50여 곳에 달한다. 분만 인프라는 이미 붕괴되고 있고 이는 방치되고 있다. 정부의 신속한 재정 투입 및 확실한 제도 개선책이 필시 필요한 이 마당에 의료기관 분담금을 30%에서 0%가 아닌 10%로 줄인다는 방안은 아직도 현실 파악을 못하며 어물쩍 넘어가려는 정부의 태도이며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액 (3000만 원 제한) 또한 증가되어야 한다. 분만 의료사고 관련 민사소송 액수는 10억 원대에 이르고, 병원의 과실이 입증되지 않은 경우에도 환자 및 그 보호자들이 병원에 요구하는 합의 금액은 이미 수억에 달하고 있다. 일본과 대만은 이미 신생아 사망과 뇌성마비 등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의료사고 보상액 전부를 국가에서 부담하고 있으며 배상 보험금 또한 뇌성마비의 경우 약 2.8억 원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고, 뇌성마비 아이가 태어나면 보험금 약 2.8억 원을 20년간 분할해 지급한다.
오랜 세월 겹겹이 쌓여있는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드러난 분만 인프라의 붕괴를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방치하는 것은 죄이다.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 보상을 100% 국가가 책임지고 그 보상 금액 또한 3억 이상으로 증가시켜 붕괴되는 분만 인프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길 고대한다.
2022년 10월 14일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