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와 보건복지부 임상 3상 특화펀드, K바이오·백신펀드 등이 잇따라 가동되면서 후기 임상과 백신, 생산 인프라 기업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위원회는 최근 SK그룹 바이오 계열사 SK바이오사이언스를 국민성장펀드 바이오 분야 두 번째 투자기업으로 선정했다.
지원 총액은 3000억원으로 정부 첨단전략산업기금 2500억원과 산업은행 자금 500억원이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차세대 백신 개발과 글로벌 상업화 가능성, 국내 백신 생산 인프라 확충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재원을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 'GBP410' 연구개발과 상업화 준비, 생산 역량 고도화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GBP410은 폐렴과 급성 중이염, 침습성 질환의 폐렴구균 피막 다당체에 특정 단백질을 접합해 만든 단백접합 백신 후보이다. 단백접합은 기존 폐렴구균 백신 중 가장 높은 예방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발자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2027년 까지 다국가 3상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정부가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백신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마련한 150조원 규모 민관합동 정책금융 프로그램이다.
전체 재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과 민간·연기금·금융회사·국민 자금 75조원 이다.
바이오·백신 분야엔 총 11조6000억원이 배정됐다. 백신 개발사와 위탁개발생산(CDMO), 바이오시밀러 생산 기업, 글로벌 임상·상업화 단계 신약개발사 등에 지원된다.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 선정은 국민성장펀드의 바이오 분야 두 번째 지원이다.
앞서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4월 동아쏘시오그룹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열사 비티젠에 대한 850억원 규모 장기·저리 대출을 승인, 비티젠을 바이오 분야 1호 투자처로 선정한 바 있다. 이 자금은 8년 장기대출 형태로 정부 첨단전략산업기금 650억원과 산업은행 자금 20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비티젠은 확보한 자금을 인천 송도 첨단산업 클러스터에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 설비 증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전체 사업 규모는 1100억원 이다.
비티젠은 국민성장펀드 대출 850억원과 자체 조달 250억원을 더해 생산설비 증설에 나서게 된다.
증설이 완료되면 비티젠 원료의약품(DS) 최대 생산능력은 44%, 완제의약품(DP) 최대 생산능력은 170% 증가된다.
3상 임상 특화펀드 1500억 추진…임상 후기 자금절벽 대비인 듯
복지부 주도의 임상 3상 특화펀드도 최근 운용사 선정에 들어갔다.
임상 3상 특화펀드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자금 부담이 발생하는 임상 3상 구간에 총 900억원이 지원된다.
출자는 정부 700억원, IBK기업은행 100억원, 한국수출입은행 100억원 등으로 정부 출자 700억원은 정부 예산 600억원과 기존 펀드 회수재원 100억원이다.
정부는 출자금 전액을 결성 규모와 관계없이 출자하게되는데 목표 결성액 1500억원의 80%인 1200억원 이상이 조성되면 우선 결성을 허용한다.
투자는 한국벤처투자가 모태펀드를 통해 운용사를 선정, 운용사가 민간 출자금을 추가로 모집해 펀드를 결성한 뒤 임상 3상 추진 기업에 투자하는 구조 이다.
제약·바이오 분야 임상 3상 추진 기업에 총 약정액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것으로, 혁신신약과 바이오베터 파이프라인 보유 기업이 주 대상이다.
국가신약개발재단의 2025년 국내 신약 파이프라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임상 3상 중인 파이프라인은 57개(국가신약개발재단 2025년 조사)로, 유형별로는 합성신약 34종, 바이오신약 20종, 천연물신약 1종, 비공개 2종이다. 질환별로는 대사질환 12종, 암 표적치료제 8종, 중추신경계질환 7종, 근골격계질환 5종, 소화기질환 5종 등 이다.
성격별로 보면 백신, 세포치료제, 방사성의약품, 항체약물접합체(ADC), 합성의약품 등 다양한 모달리티 기업이 우선 지원 대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수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을 임상 3상 단계 이다. 골관절염 영역에서는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처셀은 자가 지방유래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 메디포스트는 동종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을 임상 3상 단계에서 개발 중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유전자 변형 세포치료제 'TG-C'로 골관절염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셀비온-퓨쳐켐은 전립선암 대상 방사성 치료제를, 리가켐바이오는 유방암 ADC 후보물질 'LCB14로 후기을 한다.
합성의약품은 메지온이 폰탄 순환 기능 이상 치료제 후보물질 '유데나필', 아리바이오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 일동제약이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파도프라잔'을 임상 3상 단계에서 개발하고 있다.
또 한올바이오파마는 안구건조증 대상 융합단백질 치료제 후보물질 '탄파너셉트' 3상 중 이다.
K바이오-백신펀드 목표 1조원 규모
정책 당국은 K바이오·백신펀드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는 복지부가 2023년부터 조성해온 바이오헬스 투자 펀드. 블록버스터급 신약 창출과 백신·바이오헬스 투자 활성화를 위한 것 이다. 혁신 신약 임상 2~3상, 혁신 제약 기술 플랫폼,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 인수합병(M&A) 등이 주 투자 분야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9월 K바이오·백신 5호와 6호 펀드 운용사를 선정 했다. 총 목표 규모는 1천억원이다.
5호(500억원)는 씨케이디창업투자-메디톡스벤처투자, 6호(600억원) 키움인베스트먼트-디에스투자파트너스가 공동 운용하게 된다.
앞서의 3호와 4호 펀드는 각각 800억원 규모로 우선 결성됐다. 이에 따라 K바이오·백신펀드 1~4호 누적 결성액은 4666억원 이다.
K바이오-백신펀드는 지난해 9월 기준 25개 기업에 1208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펀드 조성 취지에 맞는 혁신 신약 임상 2~3상, 제약 기술 플랫폼, 글로벌 진출 등 핵심 바이오헬스 분야에는 23건, 1158억원이 집행됐다.
복지부는 2027년까지 K바이오·백신펀드를 1조원 으로 확대 할 계획이다. 이로써 국민성장펀드 바이오·백신 11조6000억원, 임상 3상 특화펀드 1500억원, K바이오·백신펀드 1조원 목표액을 합산, 바이오 정책금융 규모는 12조7500억원에 달한다.
관련 업계는 이 같은 지원은 바이오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을 덜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약개발사와 백신 기업은 글로벌 임상 3상과 생산시설 구축에 수천억원 단위 자금이 필요하지만 임상 실패와 회수기간 장기화 부담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국민성장펀드와 임상 3상 특화펀드, K바이오·백신펀드 등이 후기 임상과 생산 인프라, 글로벌 진출 단계에 정책자금을 공급, 기업의 개발 지속성과 상업화 준비력을 높일 수 있으로 것으로 보인다.
정책자금 유입은 코스닥 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는 여러 의견들이 있다.
최근 6개월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각각 117%, 10%로 큰 격차를 보였다. 같은 기간 KRX반도체 지수가 186% 급등한 반면 KRX헬스케어 지수는 오히려 14%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로 외국인과 기관 수급이 쏠리면서 코스닥 바이오 업종이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상황이다.
정책펀드가 업종 전반의 주가 상승-실적 개선 보장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실제 수혜는 투자 대상 선정이나 운용사 결성, 민간 출자 매칭, 개별 기업의 파이프라인 경쟁력과 재무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성과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다국가 3상에는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이 필요한데 1500억원 규모 펀드만으로는 후기 임상 모두를 지원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전임상·임상 1~2상 단계 초기 바이오벤처에 대한 지원 병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