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암병원, 국내 항생제 내성 병원체 대응 우선순위 첫 체계적 제시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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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종 내성 병원체 위험도 평가…긴급 대응 대상 3종, 변화하는 내성 환경에 맞춰 지속 갱신 가능한 국가 우선순위 평가체계 구축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감염내과 김정연·윤영경 교수 연구팀(교신저자 윤영경 교수, 공동 제1저자 김정연 교수)이 국내 항생제 내성 병원체의 위험도를 체계적으로 평가해 국가 차원의 대응 우선순위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순위 산정에 그치지 않고, 향후 내성균 유행과 치료환경 변화에 따라 반복적으로 갱신 및 활용할 수 있는 평가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사진 : 왼쪽부터 김정연·윤영경 교수
사진 : 왼쪽부터 김정연·윤영경 교수

항생제 내성은 국가마다 발생 규모와 전파 양상, 치료 여건이 달라 해외 우선순위만으로 국내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국가 항생제 내성 감시자료와 5개 대학병원 임상자료, 문헌 근거,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17종의 내성 병원체를 선정하고 발생률, 원내 사망률, 질병부담, 내성 증가 추세, 전파 가능성, 예방 가능성, 치료 가능성, 신규 항생제 개발 전망 등 8개 항목을 평가했다. 

분석에는 여러 기준을 함께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다기준 의사결정분석(MCDA)이 활용됐다. 총 56명의 전문가가 평가에 참여했으며, 연구팀은 최종 위험점수에 따라 병원체를 ‘긴급 대응’, ‘우선 관리’, ‘모니터링’의 3개 단계로 구분했다. 

가장 높은 ‘긴급 대응’군에는 카바페넴 내성 폐렴막대균(Klebsiella pneumoniae, carbapenem- resistant), 카바페넴 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Acinetobacter baumannii, carbapenem- resistant),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Enterococcus faecium, vancomycin- resistant)이 포함됐다. 특히 WHO에서 2024년에 발표한 위급도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우선순위군에 포함됐던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이 이번 국내 평가에서는 긴급 대응군에 포함돼, 국내 발생과 전파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평가가 필요함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이번 평가체계가 일회성 순위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새로운 내성균이 등장하거나 특정 병원체의 발생이 늘고,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면 관련 자료를 다시 반영해 우선순위를 갱신하여 국가 항생제 내성 정책에서 자원을 어디에 먼저 투입할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김정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항생제 내성 병원체를 단순히 위험도 순으로 나열한 것이 아니라, 사망위험과 전파력, 질병부담, 치료 가능성 등 여러 요소를 함께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향후 새로운 내성균의 등장이나 유행 변화, 치료제 개발 상황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갱신할 수 있는 기반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영경 교수는 “항생제 내성 대응은 모든 병원체에 동일한 자원을 투입하기보다 국내 상황에서 위험도가 높은 병원체를 우선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가 감염관리와 감시, 항생제 적정사용, 치료제 연구개발 등 국가 항생제 내성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과학적 근거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감염내과·소아청소년과 임상 연구진과 약학·보건정책 분야 연구진이 함께한 다학제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공동 제1저자는 강원대학교 약학대학 유수연 교수가 맡았다. 연구 결과는 'Priority assessment of antimicrobial-resistant pathogens in the Republic of Korea: a multicriteria decision analysis'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The Lancet Regional Health – Western Pacific' 2026년 9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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